5화

내 이름은 아린. 마석으로 만들어진 아이. 내 첫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안즈' 라는 아이를 따라다니며 지켜주고 있다.

" 편하지 않냐? 룸메이트가 재학생인 덕분에, 강의실 찾아 헤맬 필요도 없고."

" 그러네요."

나는 안즈의 속마음을 읽었다. 보나마나 귀찮고 따라오지 말라고 하고 싶은데 말하지 않고 있는 거겠지.

" 그래도 마법 ll 강의실은 우리 둘이 가야겠죠? 특기생은 저와 아린 씨 두 명 뿐이니까요."

" 안즈도 특기생이잖아? 나도 축복이나 받았으면 좋았겠네."

" 무슨 소리야?"

"............특기생 아냐."

내가 황당해서 되물었고 안즈도 대답했다. 안즈가 특기생이라니? 어디서 그런 말을....?

잠만. 렌의 표정 어디서 많이 봤다. 아-. 그거다. 리즈 아들놈이 사고 치기 전에 짓던 표정이랑 똑같아. 저 표정으로 내 소중한 마석 조각을 부숴먹었지.

" 저기, 미림아. 아린. 우리-"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건 아니겠지? 오, 이름없는 신이여! 제발 그것만은 아니게 해주소서!

"-안즈랑 같이가자!!!"

"-예엣?!"

".........ㅡ_ㅡ"

이름없는 신은 존재하지 않는 게 분명해. 이름도 없는데 내 소원을 들어주기를 바란 게 잘못이지. 망했다. 이제 안즈가 피만 흘리지 않길 바라자.

" 잠시만요, 렌 씨! 그렇게 갑자기 달리시면.....다리가 꼬인....!"

"(ㅣ_ㅣ)"

애써 무표정을 지어보지만, 역시 어쩔 수 없나. 그나저나 너무 힘들어. 힘이 없어지고 있는 건가. 마석으로 너무 돌아가지 않아서 이런 걸 꺼야.

마석에서 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금씩 힘들다. 힘을 계속 쓰고 있는다는 건, 조금씩 피곤해진단 거니까.

" 미안, 우리 넘어진당☆"

아이코 이런. 현실로 돌아와, 이 멘트를 듣고 사고 발생 3초 전이란 것을 알았다. 와아아아-짝짝짝. 카운트다운 이라도 할까.

3.

2.

1.

☆사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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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야..."

"아이고야..."

"아하하하핳....."

신음소리를 내는 두 사람과 대조적으로 영혼없는 웃음을 낸 나는 안즈 위에 엎어진 렌을 쳐다봤다.

" ......당장 일어나. 머리털 전부 뽑아 버리기 전에."

이런, 선을 넘었다. 안즈 지금 빡쳤어. 이런 이런. 아무래도 친구가 되긴 이른 건가. 앞으로도 나만이 안즈를 챙겨주어야 해? 그건 싫어.

"아- 이게 뭐야? 웬....발 깔개가 누워 있네?"

어? 저 재수없는 똥색 머리는! 입학식 때 봤던 그 음식물쓰레기 자식이다!

" 너나 꺼져. 평민 새꺄."

그래. 우리가 니 눈앞에서 꺼져줄테니까 너는 우리 인생에서 꺼져줄래? 너 땜에 짜증나서 확 널 죽여버릴 것 같거든.

" 뭐냐 넌. 그 발 안 치우냐?"

"어....왜...왜 그러세요....."

" 당장 발 떼. 아님 가만있지 않아."

" 하이고- 웬 패거리래. 무서워서 어쩌나-. 너희 지금 내 뒤에 있는 분들이 누구신 줄은 아냐?"

몰라. 내가 알아야 할 의무는 없잖아? 그리고 누군지 안 물어봤고, 안 궁금해. 근데 왜 말해? 자문자답이냐?

" [로아] 의 1왕녀 비앙카 로즈코코 님과, 장차 그 나라를 수호하실 차기 8대 일리아님 이시다."

" 됐고~뭔데그래?"

"......"

다 알아! 너만 아는 거 아니야! 연설까지 했는데 왜 몰라! 일리아는 모를 수도 있는데 비앙카는 알거든?

" 제게 무례를 저지른 평민 놈입니다. 입학식 때문에 그 일을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지금 좀 손을 봐 줘도 되올런지요."

" .....글쎄요.....아무래도 학원 내에선 평등이 원칙이라.....하지만. 학원 밖은 그리 녹록치 않지요. 그러니 미리 계급의 무서움을 배우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그렇지 일리아?"

" 왕녀님 뜻대로."

너희들끼리 뭐하냐! 우릴 장난감 취급해? 누굴 바보로 알아? 장난치지 마라! 봐 줄 생각이 없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어!

" 들었지? 깔끔하게 딱 3대만 맞자. 뭐 견딜 수 있을지는......모르겠지만."

철컥!

어?? 금속음? 장갑에 뭔가 있다! 큰일인데...피라도 나면! 안돼! 막아야 해! 나는 안즈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안즈를 때리려고 하면 자리를 바꾸려고.

" 레..렌씨...아린 씨...어쩌죠? 장갑안에 뭔가 들은 것 같은데...이러다 다치시겠어요...."

" 걱정 마. 때리려고 하면 자리 바꾸고 피하면 돼. 그래도 계속 때리려고 하면 방법이 없는데...어쩌지?"

나는 걱정이 되어 미림이와 같이 상의했다. 안절부절 하는 미림이와 차분해진 나는 소곤거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 아이고오~~! 이거 너무하지 않습니까?!?!"

뭐야. 렌 너 왜 나서. 너 설마 얼굴하고 선동을 믿고 그런 거 아니지? 그렇지? 만약 그렇담 망할 수도 있을 텐데.

" 물론 저 덜떨어진 꼴뚜기 같은 친구가 귀하신 귀족님과 부딪치는 실수를 저지르기는 했습니다만, 이런데서 맞으라니요?! 평민은 수치심도 없답니까?!"

""누가 꼴뚜기냐....오징어 같은 시캬...""

나와 안즈가 동시에 중얼거렸다. 나는 희망찬 표정을 짓고 돌아봤지만 안즈는 고개를 슬며시 돌렸다. 그리고 렌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했다.

" 3학원의 기본 이념은 대륙의 마녀들이 정한 대로 '평등' 아닙니까? 어떻게 이렇게 그 기강이 무너질 수 있답니까! 아무리 '바람' 이 공석인들 말입니다!!"

".....이게 미쳤나. 어느 안전이라고, 감히 선동질이야?"

와아. 잘~한다잘한다자알~한다잘한다. 렌. 고맙긴 하지만 미안하다. 귀족님들은 거슬리는 걸 싫어해. 어쩌지? 널 구해주긴 힘든데...

"...이런 제가 실수했군요. 귀하신 분께 먼저 말씀 올렸어야 하는 건데."

" ..이제와서.."

그러면서 왜웃어! 기분 좋으면 표정에 맞게 말해! 이 나쁘고 잘난척쟁이 왕녀야!

" 일리아 님."

악!!! 렌은 또 왜저래! 어지간히도 싫었나 봐! 차라리 왕녀한테 그런 얘길 말던가!

"네..? 저, 저요? 제가 왜...."

" 당연히 일리아님의 말씀이 중요하지요. 8대로 각성하신다면 이 학원의 유일한 주인 되시지 않습니까."

" ....그...그런. 제가 어떻게...왕녀님도 계신데..."

" 그것은 이유가 되질 않습니다. 아실텐데요."

잠만잠만잠만잠만잠만!!!!!! 설마....그 말을? 아니겠지? 렌. 귀족에게 이 말을 하면 안 돼. 그 말은-

" 당신이 정말 8대라면, 한 나라의 왕녀 따.윈. 아무것도 아니란 걸."

'따위'

인데... 망했어. 특히 앞에 귀족이나 왕족을 붙이면 바로 목댕강이야! 바보야!

" 이 새끼가....감히...왕족을 능멸해..?"

하하. 말 끝에 와장창 소리는 뭘까? 아. 그거구나.

내 평온이,

깨지는 소리.

하하. 어디 종량제 봉투 없나.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나네. 그리고 그게 너무 쌓여서, 내 평온을 깨뜨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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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3-21 19:51 | 조회 : 1,280 목록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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