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독립하다

신이는 최근에는 아예 아침부터 에이스 루피 사보를 따라다녔다. 저번 때처럼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기도 했지만, 넷이서 다니는 것이 재미있기도 했다.


하지만 화려해도 너무 화려했다.


멧돼지를 잡겠다시고 다단 오두막집 앞 현관에다 함정을 파놓았다. 셋은 멧돼지를 잡을 거란 기대에 들떠했지만, 신이는 아무래도 멧돼지보다 다단이 빠져 절규할 것이 걱정됐다.


혹시 이 녀석들이 그냥 다단을 멧돼지라하고 잡으려는 게 아닌가 했지만 사보의 해맑은 얼굴을 보니 그건 또 아닌 듯 했다.


다른 날에는 골목길에서 양아치들의 영역에 들어서 한바탕 싸움을 해서 소동을 일으켰다.


루피는 건물 위에서 팔을 늘여 필요할 때마다 밧줄처럼 이동을 시켜주었다. 하지만 역시 싸움에는 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싸움이 거의 끝나갈 무렵 보안관이 왔고, 에이스가 골목 담장위를 뛰어넘는다. 자기 신장에 서너배에 달하는 높이였다. 사보 역시 뛰어넘었고, 루피는 팔을 늘여 담장을 잡았다.


신이는 그런 루피의 목덜미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루피가 팔을 줄여 반동으로 담장 위로 날아가자 루피 뒤에 매달려있던 신이는 더한 반동으로 날아가 착지한다.


아침부터 오전까지 고역 아닌 고역을 한 신이는 정신이 없었다. 늘 새로워서 지루할 틈이 없어 재미있어도 이쯤되면 피곤하고 귀찮아진다. 하지만 셋은 아직도 장난기가 가득한 얼굴이다.



"오늘 저녁은 사슴 고기로 할까?"


"좋아!"


"그거 좋지."


"""리엔은?"""


"몰라... 난 어느 거든 상관없으니까, 간단하게 잡을 수 있는 걸로 하자, 응?"




* * *




바다 해변가 위.


하얀 털을가진 동물이 모래 위에서 앞발을 죽 늘이면서 깆개를 키고, 하품한다.


페일은 아이들과 어울리지 않는 대신 지루함과 여유로움을 얻었다.


가끔씩은 신이처럼 아이들과 어울려 놀아볼까 생각하지만 저번처럼 탈 것이 되는 건 사양이다.


이 육체는 쓸데없이 오감이 좋아서인지 조금만 귀를 기울여도 왠만한 소리들은 들려온다.


지금도, 숲속에선 시끌벅적한 웃음소리가 가득 들려왔다. 중간에는 마을에도 갔다왔는지 잠시 조용했건만, 금세 다시 소리가 들려왔다.


잠을 방해받긴 했지만 어쩐지 안심은 된다. 마치 그 무리에 어울리게 된 것처럼.



"술, 별로 맛 없었지만..."



... 역시 가끔은 무리에 끼고 싶긴 했다.




* * *




한 편 신이는 저녁 식사를 치른다. 마찬가지로 거의 전쟁터 수준이다.


신이는 제 몫의 고기 한 덩이를 따로 빼돌려 챙기고 목욕을 먼저 한다. 전쟁과도 같은 약육강식의 저녁을 같이하는 것도 싫었지만 더 큰 문제는 같이 씼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에이스가 더 어릴때는 같이 씻기도 했지만 10살이 된 지금은 같이 씼을 수 있는 나이는 지나버린 지 오래다.


게다가 같이 저녁을 먹으면 그 뒷청소는 다단을 같이 도와야 했다. 난장판이 된 실내를 보며 같이 저녁을 먹고 싶진 않았다.


신이는 작은 통으로 된 욕탕에 몸을 담그고 중얼거린다.



"즐겁고 재밌는건 사실이긴 한데 그 뒷처리는 사양이란 말이다. 예전 저쪽 세계에선 뒷처리나 집안일은 손 끝 만큼도 거치지 않고 공부만 했는데...... 그래도 다시가서 공부하라면 그것 역시 사양이지만. 이러나 저러나 투정만 늘었네..."



그것도 다 지난 얘기니까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할 수 있는 거지만. 막상 진짜 돌아가게 되는 건 생각하기도 싫다.


신이는 목욕을 마치고 고기를 먹으면서 오두막 안으로 들어선다.


아직 난장판이다. 다단은 신이가 나오자마자 셋을 목욕탕 안에 넣어버렸다.


청소가 끝나고 나오려던 신이의 얼굴이 구겨진다. 이제와서 아이들이 들어간 목욕탕에 다시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



"이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지. 매일 대청소하게 만드는 능력."



어쩔 수 없이 신이는 청소를 도와야했다. 그래도 저녁을 조용히 먹을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렇게 청소가 끝나자마자 세 꼬맹이들이 발에 물을 뭍이고 들어오며 장난을 치자 신이는 다단과 같이 버럭 소리지를 수 밖에 없었다.


더 힘든 점은 잘 때도 장난을 놓치지 않는다는 거다.


잠자리 베게 싸움이 루피를 때리고 바닥이 무너져 내려 다단을 공격해 다단의 야단을 듣고나서야 끝이 났다.


그래도 신이는 내심 이런 일상이 싫지는 않았다.




* * *




"저기요, 여기에 루피가 신세를 지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다단이 멀뚱히 바라본다. 얌전한 말투를 가진 이는 꽤나 미인인 여자다.



"마키노!"


"루피!"



루피가 마키노와 촌장을 맞는다.



"잘 지내고 있나보구나. 반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아서 걱정되어 보러왔다."


"촌장!"



마키노가 루피에게 웃으면서 말한다.



"거프씨에겐 비밀이야~"


"그건 그렇고 정말 산적들과 살고 있을 줄이야."



그에 다단이 뿌루퉁한 얼굴로 답한다.



"불만 있냐."


"많지! 산적 주제에 거만한 태도 하곤!"


"뭐라고! 풍차 마을 녀석들은 다 저래?!"



한 편 루피를 찾은 마키노는 오두막집 옆에서 손뼉을 치며 말한다.



"참! 선물이 있어. 거프씨는 분명 이런 것에는 신경 써주지 못할 테니까....... 짠! 새 옷이야."


"짱이다!"


"기뻐해줘서 다행이야. 치수를 맞출테니 너희들도 와."



마키노가 웃으며 말하자 현관에서 기대고 있던 사보와 에이스의 얼굴이 붉어진다. 에이스는 칫 하고 혀를 차면서도 다가간다.


그에 신이도 둘을 따라 천천히 다가간다.



"어....?! 혹시 리엔 언니...?"



마키노가 신이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짓는다.


신이는 옷을 가끔 사러 내려갔던 것 외에는 풍차 마을에 거의 가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옷을 대량 구입했던 때가 7년 전이었다.


물가가 귀족들이 있는 성곽 안 쪽 보다 풍차마을 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7년이었다. 10년이라 봐도 무방했다.



"리엔... 언니 맞죠?"



신이가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맞아, 나 리엔이야. 오랜만이네, 마키노. 너무 커서 못 알아 볼 뻔 했다. 예전에는 나보다 작았는데, 지금은 어여쁜 아가씨네."


"언니야말로 그대로에요. 어떻게 된 거예요?"


"그러게. 나도 모르겠다. 더 안 크는걸. 아, 그리고 더 이상 언니라고 부르지 않아도 돼. 이제 겉모습은 네가 더 나이가 많아보이고, 저 세 녀석들도 날 그냥 리엔이라고 부르거든. 뭐, 저녀석들은 노인에게도 반말할 성격이지만 말이야."


"그래도 언니는 언니죠... 아, 근데 전에 같이 왔었던 흰색 오빠는요?"


"아, 페일 말이야? 걔도 잘 지내고 있지. 모처럼 네가 왔으니 저녁때 부를께."


"정말...... 오랜만이에요. 거의 10년이라 할 수있는 걸요. 오랜만에 봤는데, 언니가 그대로의 모습이라 정말 반가웠어요."


"그래? 난 내 안 크는 모습이 별로인데 말이야."



어느새 주변으로 루피, 에이스, 사보가 다가온다.



"뭐야? 마키노, 리엔 알아?"



루피가 주변을 뛰어다니며 묻는다.



"그럼~ 사진도 있는 걸. 아, 근데 일단 옷부터 맞추고... 사진은 그 다음에 보여줄게. 음... 내가 사진을 갖고 왔나? 계속 갖고 다니긴 했는데."



루피와 사보의 옷을 맞추고 에이스의 옷을 맞춘다. 이때까지 내가 아무거나 사왔었던 옷이라 많이 낡긴 낡았었다.



"이번 기회에 옷을 사려 했었거든... 많이 낡았었으니까. 근데 네가 와주워서 다행이야, 마키노. 딱 필요할 때 와주웠어. 고마워."


"뭘요. 아, 언니 이쪽 좀 잡아 줄래요?"


"응."



에이스의 윗 옷을 벗기고, 새 옷을 이리저리 대보는 마키노에 에이스가 얼굴을 붉힌다.



"에이스도 말썽꾸러기라 들었는데, 의외로 착하구나?"


"그... 그렇지는..."


"아니, 말썽꾸러기야. 아마 네 앞이라 부끄러워서 말도 못 하는 것 같은데?"


"어머, 정말요?"


"리엔!"


"... 뭐! 내 앞에선 얼굴을 붉히기는 커녕 남자라 오해했으면서. 마키노 앞에선 부끄러워하긴."



멀리선 사보와 루피가 에이스를 놀리며 킥킥 거린다.



"부끄러워하긴."


"얼굴이 빨개. 에이스!"



에이스의 얼굴이 더욱 새빨개졌다.



"너희들!"


"얘, 움직이면 안 돼."


"나중에 두고 보자!"



그렇게 셋의 옷을 맞추고, 신이의 옷도 맞추고 나자, 에이스, 사보, 루피가 마키노를 조른다.



"마키노! 리엔 안다고 했잖아. 어떻게 알게 됐어?"


"언니가 가끔 옷을 사러 마을로 내려왔었던 적이 있어. 그 유하라는 오빠랑 같이. 그때 만나면서 같이 놀았어."


"사진 있어?"


"응. 아마 갖고 왔을 걸? 에이스랑 같이 산다는 소문을 듣고 설마 했는데. 아, 그럼 사진에 있던 그 아기가 에이스였구나!"


"에? 나?"


"응, 잠깐만."



마키노가 주머니를 뒤적 거린다. 이윽고 사진 한 장을 꺼낸다. 어릴 적 마키노와 애기 에이스를 안고 있는 신이가 같이 찍혀있다.

"""우와! 이쁘다."""


셋이 동시에 외친다. 그리고 동시에 고개를 갸웃한다. 루피가 묻는다.


"마키노! 이 사진에 마키노 옆에 있는 머리 긴 여자앤 누구야?"


"아, 리엔 언니인데, 못 알아 보겠니?"



신이가 그 말에 옷을 뒤적거리다 슬쩍 보면서 말한다.



"아, 내 사진이네? 마키노, 이런 10년이나 된 사진을 아직도 갖고 있었어?"


"""에에에에엑?!"""



셋이 놀란 얼굴로 사진의 신이와 지금의 신이를 번갈아 쳐다본다. 그러다 에이스가 묻는다.



"리엔, 머리카락은 왜 자른거야?"



에이스의 말에 사보와 루피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거야, 아기였던 네가 내 머리카락을 계속 빨아서, 보다못한 다단이 잘라줬지. 처음에는 아까웠었는데, 지금은 왠지 이게 더 편하더라고. 가볍고."



사보가 에이스를 한번 흘겨보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결국 에이스의 탓이였군. 리엔. 머리 다시 기를 생각 없어?"


"응? 별로. 관리하기도, 씻기도 힘들어."


"""에에에에..."""



셋은 실망한 얼굴이 된다. 루피는 굳이 실망했다기 보단 둘을 따라하는 것에 더 재미를 두는 것 같다.



마키노는 저녁을 한다. 한 상 가득 진수성찬을 내놓는다. 아까 신이가 불러온 페일도 같이 참석했다. 술집 아가씨인 만큼 요리 솜씨도 남다르다.



"입 맛에 맞을지 모르겠지만 많이들 먹어."



마키노가 웃으면서 말한다. 루피가 한 입 먹으며 말한다.



"맛있어!"



신이랑 페일도 고기가 아닌 오랜만에 제대로 조리된 음식이나 야채를 맛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사보가 우물거리며 외친다.



"역시 항해에 맛있는 밥은 빼놓을 수 없지. 바다로 나가면 우선 가장 솜씨 좋은 요리사를 동료로 삼자."


"내가 먼저 해적이 될 테니까 그건 무리야."


"치사해! 내가 일등으로 해적이 될 거야!"


"""""풉!!!!!!"""""



산적 일행이 음식을 뿜으면서 문쪽을 바라보더니 놀란 얼굴을 한다. 넷은 문 쪽을 등지고 있어서 그런지 여전히 투닥거리며 먹는데 열중이었다.



"엣헴! 아직도 그런 소릴 하는 거냐!"


"""풉!!"""



세 아이들도 음식을 뿜는다.



"너희는 해병이 되어야 한다는 걸 아직도 모르겠냐!"



쾅, 쾅.



루피와 에이스에게 한 번씩 살인 꿀밤을 먹인다.



"다단!"


"옙, 거프ㅆ.."



쾅!



"왜 저까지..."


"해군 교육이 잘 안 된것 같군."


"거프라면, 저 영감이 에이스랑 루피의 할배?"



사보가 겁 먹은 얼굴로 거프를 올려다본다.



"꼬마, 너도 바다로 나간다는 소리를 했지?"



그에 루피가 벌떡 일어나 사보를 변호한다.



"꼬마가 아냐! 사보야! 사보랑 에이스랑 리엔이랑 페일도 나랑 함께 술잔을 나누고 해적이 되겠다 맹새했어!"



그에 루피를 제외하고 모두 새파랗게 얼굴이 질린다. 신이와 페일은 젓가락을 툭 떨어뜨린다. 에이스가 팔을 쭉 피고 엎드린 채 중얼거린다.



"저, 바보. 쓸데없는 말을......!"


"모두 다 같이 해적이 될 꺼야!"


"히이이이익!"


"루, 루피...!"



거프가 신이와 페일 쪽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문을 등지고 있어서 그런지 어둠 속에서 안광이 번뜩이는 게 심상치 않다.



"그건 즉, 내가 혼내줬으면 하는 꼬맹이들이 다섯으로 늘었단 것이로군! 안 놓친다!"


""히이이이이익!!""



다섯은 모두 숲으로 도망친다.



"거기 서지 못해!"



한바탕 두들겨 맞았다. 신이는 중간 즈음에 몸을 피해 나무 위에 숨는다. 아까 맞은 꿀밤이 아직도 욱신욱신 거린다. 안 그래도 피곤한 신이는 쉬지 못해 골이 났다.


피하라면 피할 수도 있지만 그럴수록 더 힘들어지는 게 거프 꿀밤이다.



"아아아, 너무하시네... 루피 녀석, 우리까지 끌어들일 필요는 없었잖아? 형제의 잔을 얘기하긴 또 왜 얘기 하는데. 자기 할아버지가 해적이 되는 걸 싫어하는 건 알면서. 생각이 없어요, 생각이."



에이스, 사보, 루피는 거프의 공격을 그대로 맞았다.



"괴... 괴물이야, 루피네 할아버지."



사보는 돌아가면서 외친다.


페일은 공격을 전부 피한다. 거프는 그게 또 거슬린다.



"거프, 적당히 하지."


"뭐라! 이 애송이가! 할아버지라 불러라! 새파랗게 어린 놈이!"


"알지 않나, 내 얼굴. 이래봬도 그 바닥에서 꽤 오래 뛰었다고 생각했는데."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거프가 그제야 페일 정체를 묻는다.



"넌 누구냐."


"... 현상금 사냥꾼, 페일."


"아까부터 설마했는데 하얀 야차일 줄이야."


"난 그 별명 싫어해. 그냥 페일이라고 해."


"어떻게 네 놈이 여기 있는 거지?"


"글쎄, 어디있건 내 마음이지. 위협이 되어도 잡아갈 만한 명분은 없지 않나? 너야말로 이곳까지 행차한 이유는 뭘까."


"오늘은 휴가로 온 거다. 애들을 꼬신 게 네 녀석이냐?"


"설마. 네 손자는 날 만나기 전부터 해적이 되겠다 하지 않았나?"


"끄응... 그건 그렇지. 뭐, 오늘은 여기까지 해 두지."



거프는 얼굴을 살짝 찌푸린 채 돌아선다. 페일은 그런 그를 보고 고개를 돌리려다 다시 거프를 불러세운다.



"... 거프."


"......?"


"사진, 혹시 갖고 있나?"


"... 사진이라니?"


"루즈... 에이스의 모친이 남긴 마지막 사진. 그거 돌려줬으면 좋겠군. 때가 되면 에이스에게 줄 생각이다. 당신에게는 에이스에게 줄 기회가 없을 거야."


"그... 사진. 확실히 가지고 있긴 하다만, 그걸 네 녀석이 어떻게 알고 있고, 무슨 관계인거지?"


"나랑 같이 찍은 사진이니까."


"....! 그렇군... 루즈 옆에 찍힌 짐승이 너였나... 잠깐, 그럼 넌 악마의 능려자였나? 이러면 정보를 다시 수정해야겠는데!"


"그건 아냐. 난 바다에도 들어갈 수 있으니까. 그냥 종족이 다르다고 생각해. 그것보다, 돌려줬으면 하는데."


"... 좋다. 가져가라."



거프는 율에게 사진을 건넨다. 사진에는 에이스를 베고 있는 루즈가 짐승의 모습으로 바꾼 페일과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는 사진이었다.


율은 사진을 잠시 바라보더니 옷 안감 자락에 껴놓는다.


거프는 뒤돌아 오두막집으로 비척비척 걸어 들어가 술을 마신다. 골아떨이질 때까지. 에이스, 사보, 루피, 신이는 그런 거프를 조용히 바라본다.



"... 이러다간 우리는 내일 영감에게 죽을 거야. 이건 아니야, 난 너희들 옆에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운 좋게 살아남는다 해도 해적을 포기하지 않는 한, 결과는 똑같아."


"죽기 싫어!"



에이스가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길은 하나 밖에 없어. 결단을 내릴 때야, 형제!"



그렇게 넷은 독립한단 쪽지를 써두고, 밖으로 몰래 나와 그레이 터미널에서 재료를 모으고 기지를 만든다.



"다단이 걱정하지 않을까, 에이스?"


"뭘, 지금쯤 귀찮은 녀석이 사라져 즐거워하고 있을 걸?"


"....... 걱정할 텐데?"



신이는 다단이 있는 방향을 한 번 바라보다 고개를 돌린다.



"우리 침입자를 대비해서 함정을 만들자. 적이 많잖아, 우리."


"오, 리엔! 좋은 생각이야."


"좋아, 만들자! 함정!"


"함정! 멋지다!"



후에 만든 함정이 밤에 걱정된 다단이 보러 왔다가 그 함정에 잔뜩 시달리다 돌아갔단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그저 오작동으로 생각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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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2-17 14:17 | 조회 : 1,495 목록
작가의 말
나른한 고양이

오타지적 환영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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