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트립

지금 이안의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영물과 혼혈들이었다. 처음에는 코스프레인 줄 알았던 이안은, 계속 걸으며 그런 사람들을 보자 이내 그 생각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안은 방금 자신의 몸을 보고 자각했다.

'왜 하필 남자인 거지.'

그렇다. 지금 이안은 여자가 아닌 남자. 이안은 남자가 되어있어도 그렇게 당황하거나 놀라지 않았다. 이안은 길을 가다 유다와 그 옆에 있는 은비단을 보았다. 유다와 은비단을 보아도 이안은 놀라지 않았다.

'아, 유다랑 은비단이네.'

원래 이안의 성격이 이렇기 때문이었다. 유다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안 그래도 무서운 얼굴을 이안을 보고나서 더 구겼다. 이안은 유다의 따가운 눈초리에 발걸음을 멈쳤고, 유다는 이안에게 다가갔다.

"너, 가수나 아이돌 해볼래?"

뜬금없는 질문에, 은비단은 손으로 머리를 짚었지만 그런 뜬금없는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는 이안을 보고 꽤 놀랐다. 이안은 안 그래도 돈도 없고 갈때도 없었는데 잘됐다고 생각 중이었다.

"좋습니다."

"그래."

그렇게 어찌어찌 되어 이안은 포크의 신입 가수가 되었다고 한다.

--

첫 무대날. 이안은 별로 긴장을 하지않았다. 다른 가수들이나 아이돌들은 그런 이안이 신기했고, 이안은 그렇게 신경쓰지 않는 듯했다.

"이번엔 포크의 신입 가수인데요, 그 분을 한 번 만나볼까요-?"

"네-!!"

"포크 엔터테이먼트의 신입 가수, 이안씨-!"

자신의 차례가 되자 이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로 갔고, 무대에 선 이안의 외모를 본 관중석의 여성들은 꺄꺄-거렸다. 사회자는 이안을 잠깐 보고는 말하기 시작했다.

"오늘 부를 노래의 제목이 뭐죠?"

라는 사회자의 질문. 이안은 드물게 씨익-웃더니(그 웃음 때문에 거의 모든 여성들이 쓰러질 뻔했다.) 이내 사회자의 질문에 대답하였다.

"벚꽃 엔딩입니다.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
밤에 들려오는 자장노래 어떤가요 ( oh yeah )
몰랐던 그대와 단 둘이 손 잡고
알 수 없는 이 떨림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 UhUh )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 UhUh ) 둘이 걸어요

( oh yeah )

그대여 우리 이제 손 잡아요 이 거리에
마침 들려오는 사랑 노래 어떤가요 ( oh yeah)
사랑하는 그대와 단둘이 손잡고
알 수 없는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 UhUh )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 UhUh ) 둘이 걸어요

바람 불면 울렁이는 기분 탓에 나도 모르게
바람 불면 저편에서 그대여 니 모습이 자꾸 겹쳐
오 또 울렁이는 기분 탓에 나도 모르게
바람 불면 저편에서 그대여 니 모습이 자꾸 겹쳐

사랑하는 연인들이 많군요 알 수 없는 친구들이 많아요
흩날리는 벚꽃 잎이 많군요 좋아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 oh yeah )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노래가 끝나자 모두 환호성을 질렀고, 이안은 그 환호성을 뒤로 하곤 무대에서 내려왔다.

--

"하아.."

지금 이안은, 뒤를 돌지 않아도 알 수 있는 허접 스토커한테 시달리고 있다. 아직 유다에게도 말하지 않은 상태. 이안은 지금 말하려고 사장실에 와있다.

"저.. 사장님."

"왜."

"저 스토커에 시달리는.."

"뭐?!"

유다는 바로 정장의 자켓을 입고는 은비단과 같이 스푼으로 가겠다고 하였다. 이안의 특기를 알리가 없는 유다. 이안은 일이 커지는 것이 싫어 그냥 가만히 사장실 소파에 앉아있었다.

째깍-

몇분 뒤. 유다와 은비단, 나가, 혜나, 사사가 사장실로 들어왔다. 있었던 일을 다 말해야 하는 이안은 귀찮았지만 어쩔 수 없이 있었던 일을 다 말해야 했다.

"와-! 이안 오빠다! 같이 사진 찍어도 되?"

이안의 팬인 것 같은 혜나. 오빠라는 혜나의 말에 이안은 익숙하지 않은 듯 움찔했지만 이내 알겠다고 하였고, 혜나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혜나는 좋다고 웃어댔고, 그 사이 유다와 사사, 나가는 소파에 앉았다.

"스토커에 시달리신 다구요?"

나가의 말에 이안은 혜나와 놀아주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혜나는 이제 이안의 무릎에 올라가 앉아 있기까지 하였다. 혜나가 자신의 무릎에 앉자, 이안은 혜나를 안고 있었다.

"언제부터 그런 것 같았어?"

혜나의 말에 이안은 언제부터 였는지 하나하나 세기 시작했다. 계산이 끝난 이안은 혜나에게 그때 그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한 달 전에.. 소포가 하나 와서 뜯어 봤더니, 생쥐 시체가 있었습니다. 일 주일 전에는 까마귀 시체가 문 앞에 놓여있었고, 몇 일 전에는 비둘기 시체가, 어제는 어제는 제 머리 위에 편지가 하나 떨어졌었습니다."

"편지 어딨는데?"

"여기요."

이안은 자신의 바지 주머니 안에 있는 편지를 꺼내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편지에는 이렇게 써져있었다.

[To. 이안에게.
가수, 이안! 모레에 하는 콘서트를 취소해라!
그러지 않으면 네 목숨은 없을 것이다!!]

"어머, 악질 스토커네. 오빠들."

"그러게 혜나야.."

"그대."

사사는 짧은 혀 때문에 이상한 말이 나왔다. 원래는 [그래]라고 하려고 했었는데, [그대]라고 나온 사사. 하지만 이안은 별로 웃기지는 않았다.

"콘서트는 내일합니다."

"그럼 취소를.."

콘서트를 취소하자는 나가의 말에, 이안은 단호하게 "아뇨."라고 말했다. 나가는 좀 당황한 듯 했고, 유다는 그럴 줄 알았다며 크게 신경은 쓰지 않았다.

"그럼, 이안 오빠! 우리가 경호만 해줄께!"

"네, 혜나양."

그러며 싱긋 웃고는 혜나의 머리를 쓰다듬는 이안. 그런 것이 싫지 않고, 좋은 듯 혜나는 가만히 있었다.

--

저녁. 이안이 집에 가는 길. 약속대로 비행팀은 이안의 경호를 하려 했지만..! 또다른 의뢰가 들어와 그럴 수는 없었다(사실은 멀리서 지켜보고 있음). 이안이 가벼운 잠바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가고 있었다.

쓰윽-

누군가 이안에게 살금 살금 다가와선 칼로 이안의 등을 찌르려했다. 나가가 염력으로 그 사람을 멈추게 하려고 했지만, 이안은 자신을 칼로 찌르려 한 것을 원래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 그 사람의 손을 잡았다.

"큭..!"

쨍그랑-

그 사람은 이안이 자신의 팔을 잡은 손에 힘을 주는 바람에 칼을 떨어뜨렸다. 이안은 그런 사람을 무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안을 칼로 찌르려 했던 사람은 20대 정도 되어보이는 남성이있다.

딱-

이안이 남성의 팔을 놓고는 손벽을 쳤다. 그러자 경찰차들이 그 남성과 이안의 주변에 짝 깔렸다. 남성은 당황한 듯 했고, 멀리서 지켜보던 비행팀도 당황한 듯 했다.

--

그렇게 남성은 경찰서로 연행되었다. 이안을 죽이려 한 이유는 이안 때문에 자신의 여친이 헤어지자는 통보를 내려서였다. 비행팀은 어이가 없었고, 이안은 얼굴이 표정 변화가 없었다.

"자, 스푼 여러분? 감사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또 뵈요?"

"응, 이안 오빠!"

"네.."

"에."

그렇게 비행팀은 떠냈고, 이안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

이안이 검은색 반팔 티셔츠을 입고, 앞 쪽에 별이 그려진 모자를 깊게 눌러썼다. 그리고 청바지를 입고는 검은색 마스크까지 썼다. 밖에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지 않으려면 이렇게 입어야만 했다.

터벅- 터벅-

이안이 간 곳은 어느 백화점. 여러 생활 용품을 사기 위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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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1-28 16:44 | 조회 : 1,643 목록
작가의 말
해를 품은 달

과연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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