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 x 박하령] 下 - 3.5

“정빈, 아이가 정말 이쁩니다.”

“전하를 많을 닮은 것 같아 다행이옵니다.”

“정빈, 수고 많았소.”




정빈의 처소엔 세 사람이 오순도순 아이 곁에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중전마마께서 무슨 일이 있는 것 일까요?”




정빈은 다들 아이에게 주목하고 있을 때 하령이 어제 오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며 그들에게 말을 했다.
아이로 다 넘어 온 그들을 완전히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려는 그녀의 계획이였다.




“중전마마께서 어제 오지 않으셨습니다... 역시 제가 아이를 낳은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맞아요! 어제 중전이 여기에 오지 않았지요? 어찌 전하의 아이를 낳고 있는데 오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안 그렇습니까, 주상”

“...”




원이는 어제 아팠을 하령을 치료를 못 해주고 그리 나온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지금도 그 생각에 빠져 말을 듣지 못 했다.




“주상? 주상!!! 내 말이 안 들리는 것입니까!!!?”

“예?”

“아니, 중전 말입니다. 주상의 하나뿐인 아이를 낳고 있는데 자기는 아이를 낳지도 않았으면서 오지 않았단 말입니다!”

“아...”





매일 하령을 감싸고 도는 어머니셨는데 아이를 보고 갑자기 태도가 변한 것을 보고 당황스러운 원이였다.
이 자리에는 어머니와 아이를 낳은 정빈이 있었기에 하령을 감싸고 돌지 못 했다.
하지만, 어제 아이를 힘들게 낳은 정빈의 모습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그러게말입니다. 정빈께서 이리 힘들게 아이를 낳았는데 오지 않았다니 나중에 한번 찾아가봐야겠습니다.”

“중전마마께서 오늘도 오시지 않는 것일까요, 중전마마께 꼭 축하를 받고 싶었는데...”

“정빈! 속상해 하지 마세요. 나와 주상이 옆에서 같이 있어주지 않습니까!!”




서운한 척을 하며 대비의 화를 돋우는 정빈이었다.




“하, 역시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정빈이 아이를 낳는 것에 샘이 나면 자신이 먼저 아이를 낳았으면 되는 것을 아이도 낳지 못 하고 그러고 있는 사람 찾아오지 않다니...”




대비가 화가 나 막 말을 뱉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이 열렸다.
세 사람은 깜짝놀라며 문을 쳐다보았고, 그 곳엔 하령이 서 있었다.




“중전!! 무슨 짓입니까? 정빈이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잊어먹으신 겁니까!?”

“....대비마마,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설마 밖에서 다 엿듣고 있었단 말입니까!!!?”

“예, 저 빼고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듣지 말아야 되는 이야기더군요...”




하령은 자신이 듣은 소리가 다 거짓을 것이다, 거짓이길 빌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서 듣던 시녀가 화가 나 문을 열어버렸고, 하령은 놀라며 일단 시녀를 자신의 등 뒤에 숨기고 세 사람을 마주하였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자신이 빌고 빌었던 소리는 다 부질 없었던 것을...


대비는 오히려 하령에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원이는 하령을 외면하였고, 정빈은 주먹을 쥐고 아닐거라 부정을 하고 있는 하령을 보며 비웃음을 지었다.





“정빈, 어제 오지 못 해 정말 미안합니다.”

“마마께 제일 축하를 받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하령은 허리 접으면서 정빈에게 미안함을 표했고, 정빈은 이때다 하며 울음을 터트렸다.




“정빈!!, 중전은 그만 물러나시는게 좋겠습니다.”



울음을 터트리는 정빈을 보며 대비는 하령에게 돌아가라 말을 했고, 하령은 자신에게 어머니같던 사람이 변한 모습이 너무나도 서러웠다.
울 사람은 정빈이 아니라 하령이 울어야 했다.
그렇게 가버린 원은 하령을 무시하고 있고, 자신의 어머니같던 사람은 자신을 비난하고 있었다.


하령은 입술을 깨물면서 울음을 참고 이야기 했다.




“정빈, 정말로 미안합니다. 이젠 이 곳에 안 올 것이니 걱정말아요. 내가 오는 것이 정빈에겐 좋지 않겠지요.”

“대비마마, 마마는 제 어머니같은 분이셨습니다. 그런 분에게 실...망을 주어서 송구합니다. 여태까지 저를 지켜주셨는데 이렇게 저는 해드린것 없이 받기만 해서 송구하옵니다...”




대비에게 배신감을 느꼈을 하령이었지만 하령은 대비에게 잘 못 했다고 말 밖에 하지 않았다.
대비를 쳐다보면 예전에 자신 대신에 화를 내주고 소리쳐 준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날 것 같아 너무 아팠다.





“전하... 그때는 제가 무례했습니다. 그저 버려진 사람이 마지막 발악을 한 것이라 생각해주세요...
전하, 전하는 저에게 너무 과분하신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더욱 좋아했습니다.
그것이 제 죄인가 봅니다. 그래서 이렇게 벌을 받나봐요.
전하께 정말 송구하옵니다. 제 분수를 몰랐습니다.”




하령의 말이 끝날 때까지 그 누구도 아무말하지 못 했다.
하령의 표정이, 모습이 너무도 애처로워 선듯 말을 꺼내지 못 했다.




“정말 세 분껜 송구하옵니다...”




하령은 허리를 숙이며 사과를 하고 정빈의 처소에서 물러났다.
그렇게 하령은 처소에 돌아온 이후 대비가 처소에 찾아왔지만 더 이상 대비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또한, 원이 찾아왔을때도 잔다는 이유로 모두를 돌려보냈다.
그렇게 쓸쓸한 이 궁궐 안에, 서늘한 공기가 흐르는 자신의 처소에 자신을 스스로 가둬버렸다.


이젠 자신 대신 화 내줄 사람도 없고, 소리를 쳐주고 위로해 줄 사람도 없었다.
오직 하령 혼자만이 남았다.



***


해가 저물어 어두워질 때까지 하령을 움직이지 않고 해가 지면서 점점 어두워지는 자신의 방을 쳐다보았다.
그러다 서랍에 넣어두었던 손수건 세개를 차례로 꺼내 상에 올려두었다.


손수건을 하나씩 만지던 하령은 가장 작은 손수건에게 손을 떼지 못 했다.
결국 작은 손수건을 손에 쥐고 이부자리가 아닌 바닥에 누워 손수건을 쳐다보았다.



“이게 나의 것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한번이라도 느껴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결국 눈에서 눈물이 나와 얼굴을 타고 흘러 바닥에 고여갔다.
이 눈물로 고통이 없어졌으면 이렇게 아픈진 않을까
전하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이렇게 비참해지진 않았을까
자신을 믿어주고 자신을생각해주던 그들과 같이 있었으면 이렇게까진 아프지 않았을까....



“운아, 한상궁 보고싶어요”





***




늦은 밤, 궁궐도 모두들 잠든 시각 누군가 궁궐 안에 숨어 들었다.
그는 빠른 속도로 걸음을 옮겼고, 문을 열고 들어가 차가운 공기가 도는 공간에 바닥에 이불도 덥지 않은 채 누워있는 사람에게 다가갔다.
그리곤 그 사람을 안아들었다.



“운아....한상궁...”

“....도련님”




안아들자 사람은 잠꼬대를 하듯 애타게 사람의 이름을 불렀고, 그것에 대답을 하 듯 말을 하자 감겨있던 눈이 열리기 시작했다.




“운아...”

“도련님, 저 운이에요.”

“운아...정말 운이가 맞아?”

“예, 도련님”




하령은 운이를 보자 손을 뻗어 얼굴을 쓰다듬었다.
운이는 그런 하령의 손을 꽉 잡아주었고, 다른 한 손으로 하령을 안아주었다.




“운아, 한상궁이...없어졌어. 한상궁이...”

“한상궁이라면 잘 계시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상황에서 한상궁이 먼저 나오는 미련한 도련님을 보며 운이는 한숨을 쉬었고, 그런 도련님이라도 괜찮다는 듯이 하령을 두 손으로 안아주었다.




“도련님....”

“운아, 더 이상 이 곳에 있고 싶지 않아....”




운이의 품 안에 파고 들어 울먹이며 말하는 작은 자신의 도련님을 보며 운이는 등을 토닥여줄 수 밖에 없었다.




“운아, 도망가자.... 이 차가운 곳에 더 이상 혼자있고 싶지 않아”




그 말에 대답으로 하령의 이마에 입을 한번 맞추고 그렇게 두 사람은 궁궐에서 빠져나갔다


다음 날 중전의 처소엔 중전이 사라진 채, 크기가 다른 세 개의 손수건만이 가지런히 남아있었다.











[해당 추억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예.

[해당 추억은 사용자의 모든 신체에 있는 기억 속에서 삭제됩니다.]

-예.

[그럼 선택 된 추억을 삭제하겠습니다.]

-예, 이젠 괜찮아요. 그런 추억따위 없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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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2-04 04:41 | 조회 : 1,437 목록
작가의 말
1603

3.5편인데 엄청 기네요... 하핳 드디어 엄청 길었던 사극편도 끝났습니다!! 그럼 다른 새로운 내용으로 올게요 다음편도 잘 부탁드립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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