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나 죽었어

연갈색 머리에 갈색 눈을 가진 여성, 그런 특별히 튀는 것 하나 없는 평범한 여자인 나, 강 하리는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그 남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나는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니고 있고 제과제빵과, 국어국문학과를 복수 전공하고 있는 학생 이었다.
제과제빵과 국문과가 무슨 관계가 있나 싶지만 그냥 실용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거 아무거나 들은 수업이다.
나는 일주일에 3번 아르바이트를 뛰러 가야했고 이 날도 어김없이 난 아르바이트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9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여서 그런지 길거리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가로등 불빛만이 비추고 있었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길을 걷고 있었는데 내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난 날 따라오는 게 아닐 거라고 자기 세뇌를 하면서 두려움에 점점 빠르게 걸었다.
내 걸음이 빨라지자 내 뒤에서 따라오는 발걸음도 같이 빨라졌다.
이대로 안 될 것 같아 난 바로 앞에서 보이는 모퉁이에서 몸을 틀었다.
그런데 내 눈에 펼쳐진 건 다름 아닌 막다른 길이였다.
난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 조심스럽게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난 몸을 돌리자마자 놀라 그대로 주저앉았다.
검은 후드티에 검은 모자를 깊이 눌러 쓰고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손에 식칼을 든 사람이 내 눈 앞에 우두커니 서있었기 때문이였다.

“누..누구신지 모르겠지만 살려주세요.”
“왜 날 기억 못해? 난 널 기억하는데.”

저음의 목소리가 울렸다.
목소리만으로는 완벽하게 구별하기 힘들뿐더러 그의 얼굴은 모자와 마스크로 가려져 있기에 누군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나에게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겠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남자가 점점 나에게 다가왔다.
난 점점 뒷걸음 질 쳤지만 금방 벽에 등을 박았다.
더 이상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없는 현실에 난 눈물을 흘리며 손으로 벽을 치며 소리쳤다.

“제발 살려주세요!”

남자가 내 팔을 잡았다. 난 힘없이 그에게 끌려갔다.
그리고는 그는 내 가슴에 칼을 박았다.
푹 소리와 함께 내 몸이 스르륵 무너졌다.
너무 아프면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다고 누가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그게 딱 내 상태였다.

“사랑해. 사랑해, 하리야.”

남자의 그런 말도 안되는 말을 들으며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난 차디찬 바닥에 쓰러져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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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0-01 08:58 | 조회 : 3,904 목록
작가의 말
달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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