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일곱 번째 날 오후

시작과 끝은 항상 같이 있죠.
무언가가 끝나면, 다시 무언가가 시작합니다.
어제 2015년이 끝나고, 오늘 2016년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라진 2015년과 함께, 수많은 것들이 역사의 뒷편에 잠들게 되겠죠.

그러거나 말거나, 모든 사람들은 새해를 축복하고 즐거워합니다.

아, 완전히 모든 사람들은 아니려나요?
올해에 삼재의 띠가 되어버리신 분들은 아닐 수도 있겠군요.
범, 말, 개 이 세 띠라고 하죠?

오실 세 개의 재앙 잘 대처하실 바라며.


이건 내 주변 지인들이 꾼 꿈에 관한 건데,
내가 3년 전에 강원도에서 4개월 정도 살았던 적이 있어.
기숙사 비슷한 건데 한 방에 4명이서 사는 거였어.
우리방에는 선배 2명 나랑 동기 1명 그리고 나 이렇게 있었는데, 부모님이랑 떨어져 있다보니까 친구랑 친하게 지내고, 그리고 부모님이랑 전화하는 시간도 되게 많았거든.
근데 어느 날은 엄마 부재중이 20통 와있더라. 그래서 왜 전화했지 하고 엄마한테 전화를 거니까 엄마가 나한테 무슨일 없었냐고 물어보는 거야.
내가 무슨 소리냐고 그러니까
우리엄마가 예지몽을 좀 꾸는 편인데, 좀 안좋은 꿈을 꿨다는 거야.
꿈 내용이 뭐냐면..

내가 갑자기 머리를 완전 빨간색으로 염색하고 엄마 앞에 왔대. 그래서 엄마가 "너 머리가 그게 뭐야" 그러니까, 내가 왜 라고 하면서 웃으면서 친구들이랑 사라졌대.

난 엄마한테 웃으면서 별거 아닌걸로 전화했다고 끊으라고 했어.
그리고 다음 날, 나랑 같은 방 사는 동기가 나한테 와서는 이상한 꿈을 꿨데.. 그래서 어? 이상하게 보면서 들었는데
그 내용은 뭐냐면,

나는 탑드레스고, 자기는 코트형 드레스를 입었는데 두 손을 잡고 뱅글뱅글 돌면서 춤을 추고 있었대.
근데 갑자기 내 옷이 밑에서부터 빨갛게 변하고 있었는데, 내가 웃으면서 돌다가 갑자기 목부분까지 색깔이 변하니까 표정을 딱 정색하면서 손 놔라고 막 쌍욕을 하더래..
그래서 친구가 왜그러냐고 하니까 아 짜증난다고.. 그러고 끝났대.

엄마랑 친구랑 둘다 이상한 꿈꾸니까 난 마음에 걸렸지.

그리고 그 때가 여름이었는데 기숙사가 기독교 학교라서 주말마다 교회를 나눠서 가는데, 그날은 우리 교회에서 계곡을 갔단 말이야.
그 꿈 예기를 듣고 바로 다음 날 계곡에 가게 됐는데 사실 계곡 가기 전, 잠들었을때도 이상한 꿈을 꿨었어..
그건 나중에 얘기하구..

그 계곡이 무릉계곡 이었거든.
이리저리 막 노는데, 큼직한 바위가 약간 내리막 형식으로 있었어. 밑에는 물이있고, 애들이 그걸 미끄럼틀 처럼 타고 놀더라. 나도 미끄러져서 내려가는데, 멈춰야 되는데...
이상하게 안 멈춰 지더라.
손으로 바위를 잡아도 손만 뜨겁게 쓸릴 뿐이고 그대로 계곡에 빠졌어.

진짜 계곡이 보기보다 깊었는가봐.
허우적 거리면서 수면으로 올라올때마다 살려달라고 살려달라고, 막 발버둥대다가 아 ... 이제 죽겠다... 못견디겠다..

이렇게 생각이 들고 온 몸에 힘이 빠지고 물로 계속 내려가는 도중에 나도 모르게 눈이 딱! 떠졌어. 원래 나 물 속에서는 눈 잘 못 뜨는데.

물에 이끼 때문인지 초록색으로 흐릿흐릿하게 보이는데 왜..옷 잡아당기는 느낌 알어? 내가 등 부분이 수면 밑으로 있었는데 내 등을 자꾸 물 밑으로 누가 잡아당기는 거 같은 거야.
옷을 자꾸 잡아서 몸도 잘 안 움직여지고 해서 너무 무서우서 다시 올라가야겠다 해서 진짜 숨도 못 셔서 기억 희미 해지는 것 같은 상황에서 이 악물고 다시 올라가서 허우적 거렸거든.
그러다가 아 신이 있다면 제발 살려달라고 빌었어.

그렇게 기도하는 순간, 내 엄지발가락... 끝에..진짜로 간당간당... 엄지발가락 끝.. 눈꼽만큼밖에 안되는 면적이었는데 밑에서 솟은 바위 같은게 있엇나봐..
그게 딱 걸려서 내가 발가락 하나로 수면위에 얼굴내밀고 숨 고르고 살려달라고 막 했거든..
멀리서 내 머리가 내려가는 걸 보고 왔다는 목사님이 오셔서 나 구해주셨어.

그렇게 한 고비 넘기고 그 날밤에 가만히 전날 꾼 꿈을 생각해보니까 소름돋더라.
꿈 내용이 뭐냐면

엄마랑 친구랑, 쇼핑을 하러 갔어.
옷을 사러 갔는데 빨간 구두가 있더라.
친구가 그거 안이쁘다고 사지 말라고 하는데, 검은 옷입은 점원이 억지를 쓰는 거야, 막 이 구두가 젤 이쁘다면서, 다른 구두 사이즈도 없을 거라고.
근데 이상하게 내 친구가 점원한테
"아 X발년이 말귀를 못 알아듣나"
라고 막 화를 내는데, 내가 하지말라고 중재를 했거든.
그니까 점원이 진짜 낮은 목소리로

"다 돼 갔었는데...."

빨간머리, 빨간 드레스, 빨간 구두까지..
만약 그 구두를 신었더라면 난 어떻게 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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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1-01 17:30 | 조회 : 1,324 목록
작가의 말
Beta

딱히 할 말이 없네요. 새해에도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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