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아이 17화

다음날 새벽, 그들은 자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지나쳐 고아원을 나갔다. 그리고 하테르토의 어미가 묻혀있는 깊은 산으로 들어갔다. 둥글게 돌이 쌓아져 있는 무덤. 돈이 여의치 않아 막 만든 무덤일 뿐더러 이제 장소를 바꾼다 하여도 제 어미의 모습은 없을터이니 옮길 생각도 하지 않았다.


"공녀님, 이만 가시죠"


"좀 있다가 가도 되는데?"


"지금은 돌아가신 어머니보다 공녀님의 안전이 더욱 중요합니다. 어머니께서도 이해하실거에요"


"네 말이 그렇다면 얼른가야겠네. 나도 이제 14살이야, 곧 성인식을 치루겠어. 난 조기졸업을 할 생각이야. 16살, 성인식에 맞춰."


"공녀님의 뜻이라면 저 또한 기꺼이"


끄덕이는 벨루디아를 바라보는 하테르토는 또 한 번 자신의 작은 주군의 대단함을 느꼈다. 조기 졸업도 벨루디아같이 엘리트가 아니면 어려운 것이니 말이다. 벨루디아는 엘리트 중의 엘리트이기에 말 다했지 않은가.


"이곳에서 우리 영지까지 하루도 안걸리니 어서 걸어가자"


그들은 열심히 열심히 걷다가 영지에 도착했다. 영지에서 벨루디아를 알아보는 이들은 많았고 그렇기에 그들의 도움을 받고 도와주며 저택에 도착하니 여러 사용인들이 나와있었다.


"왔느냐 디아. 어찌 좀 늦은 감이 있으나 봐주도록 하마. 씻고 같이 저녁을 들자"


"어머 아버지의 말씀이라면야 따라야지요. 얼른 씻고 내려가겠습니다."


생긋 웃으며 올라가 시녀의 도움을 받아 씻기 시작했다. 아카데미를 조기 졸업하는 것은 꽤나 어렵다고 하는 것은 수업 일정 때문도 있으나 테스트 때문도 있었다. 테스트는 1년에 총 5번을 할 수 있었다. 즉 1년만에 바로 졸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벨루디아는 적응기로 1년을보냈으니 2년안에 총 5번의 시험을 쳐야했다. 마법 클래스들의 등급시험은 대부분 실기시험이었다.


"공녀님, 혹시 어디 편찮으신겁니까?"


"아, 아냐 그냥 생각할게 있어서. 곧 있으면 신성제야. 그때 너도 휴가를 줄테니 놀다오렴."


"감사합니다 공녀님!"


하녀는 수줍은 듯 웃다가 다 씻긴 벨루디아를 정성스럽게 닦으며 옷을 입혔다. 그리고 내려가자 보이는 진수성찬에 웃음이 흘러나왔다. 겉으로는 틱틱되는 자신의 아버지이지만 많은 걱정을 한다는 것을 모르는 벨루디아가 아니었다.


"아버지"


"그래. 조기졸업을 생각중이라고"


"네. 제 성인식과 함께. 저는 아카데미를 졸업할 생각입니다."


자리에 앉으며 생긋 웃는 벨루디아에 끄덕이며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할 땐 한 마디의 말도, 소리도 들리지 않고 그저 얕은 숨소리만 이 곳을 가득 채우듯 했다. 사용인들과 그들에겐 지극히 평범한 상황이지만 자신이 얻은 동급생들이보면 몇을 빼고 체 할듯한 상황이었다.


"디아, 힘들진 않느냐?"


힘들게 무얼까. 갸웃하면서 그를 쳐다보니 그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웃었다. 식사를 거의 다 마친 후 방에 가기 위해 일어섰으나 그의 목소리가 식탁 끝에서 울렸다.


"디아야, 마음대로 빛의 마법을 쓰지말렴. 아카데미에선 괜찮단다 다만 다른 곳에선 최대한 자제하거라"


"왜죠?"


"...빛,의 능력이지 않느냐 희귀하면서도 아름다운 능력이니 바깥에선 위험하다는 것이다"


"걱정하지 마셔요 그리 연약하지 않답니다? 그리고 하테르토도 있는 걸요"


"그래도 걱정되니 최대한 쓰지말거라"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가볼게요 안녕히 주무시길"


아름다운 목소리로 아름다운 저녁인사를 한 벨루디아는 오랜만의 푸근한 침대에 다이빙을 시전했다. 우아함 한점 없었지만 그녀의 모습을 보고 비웃는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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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 그녀는 드디어 성인식 날을 맞이했다. 이미 아카데미의 전공을 수려한 상태였고 이젠 성인식과 졸업만이 남았다. 성인식은 신성제에 치루어진다. 본래 신성제때에는 그 누구도 자신의 생명을 과시하면 안되기에 성인식을 치루지 않았다. 하지만 루나에트 공작가는 무려 신이라는 타이틀을 들고 있었다. 신성제를 주관하는 신전이 와서 겉으론 부탁이지만 거의 비는 수준으로 주관을 부탁했다. 부디 제발 저희의 청을 거부하지 말아달라고. 벨루디아는 어색하게 웃으며 수긍했으나 마땅치 않기는 매한가지다.


"루시? 옷이 이것 뿐인것이냐?"


"저 황후폐하 급히 나온터라 그리 많은걸 들고오진 못했습니다만... 로열 드레스북은 가져왔습니다. 영애들의 성인식을 위한 북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벨루디아의 성인식을 위해 그녀의 고모이자 황후가 직접 루나에트 수도 저택에 왔다는 것이다. 벨루디아는 약 몇 시간째 인형놀음 중이었다. 상대는 황후라 오도가도 못하고 잡혀있으나 들뜬 고모님이었기에 그냥 있어주기로 했다.


"그 헌데 그 옷은 매우 화려..."


"어머? 아가 흰색에 화려함은 장식이 아니라 악세서리란다? 그러니 옷이 이정도라면 단출한거고.."


주저리주저리 말하는 황후의 입에서는 저와 상관이 없는 옷 이름들이었다. 생긋웃으면서 들었으나 뭐가 뭔지 몰랐기에 얌전히 다시 그녀의 손길을 받았다.


"좋아 옷은 이것으로 하고, 보석은 내 전속 보석상에게 받아가도록. 악세서리는... 공작부인의 목걸이로 하자. 본래 성인식에 주기로했으니"


황후의 미소엔 우울감이 서렸지만 이내 떨쳐내고 황후는 일어섰다.


"가보도록 하마. 나중에 초대할테니 오거라 한번 보고 또 악세서리를 골라야지"


"조심히 가세요 고모님"


피곤하기 그지없는 일이었으나 들뜬 황후에 좋은 일 했다 셈 치기로 했다. 자신의 집무실로 들어가 책상에 앉으니 하테르토가 들어와 몇가지의 결제서류를 들고왔다.


"이번엔 폭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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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9-09 00:47 | 조회 : 1,282 목록
작가의 말
리아리

예에ㅔ 이번주 수요일은 개인사정으로 잠시 킵..헤헿 하지만 오늘 올립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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