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풀썩-

다 씻은 뒤에 침대에 몸을 눕혔다.

“흐어어어- 몸이 빨려들어 간다.”

몸과 정신이 침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으며 순식간에 깊은 잠에 빠졌다.






***





허억- 허억-

“젠장! 꿈에서도 괴물에게 쫓기다니!”

그렇다. 나는 지금 괴물에게 쫓기고 있다.

그것도 꿈에서.

‘이게 게이트의 영향? 그래도 너무하잖아...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아, 설마.

“이래서 이틀간 쉬라고 그런 거야? 하.... 어이가 없네. 후우...”

아카데미에서는 왜인지 테스트를 보면 항상 이틀간의 시간을 준다. 나는 수고했다는 뜻인 줄 알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후유증 때문에 그러는 것 같기도 하다.

후유증.

게이트에 한 번 들어갔다가 나오면 몸에서 마력이 늘어났다가 줄어든다.

이러한 현상은 등급이 어떻든 C급 이하라면 모든 헌터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리스크이다.

리스크라 불리는 이유는, 게이트라는 곳에 들어갔다 나오면 마력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줄어드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이러한 현상은 게이트 자체에서 주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에게 일어날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나의 생존 리스트는 이렇다!



1. 헌터란 늘 신중해야 한다.



.........

죽으면 일찍 끝날라나?

(작가 : 그러나 주인공은 몇 초 만에 이를 어기고....)

오오-

뭔가... 좋은 방법인 것 같아!

옛날엔 이런 개꿈을 꾸면 항상 끝나기를 기다렸다. 왜냐고? 괜히 이상한 짓해서 뒤지기 싫으니깐. (=단순)

하하하하핳

혹시 알아? 꿈에서 디지면 현실에서도 디지는지?

으음.... 확실히 그럴 수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죽어볼....

“이봐아아아아!”

응?

“야이, 개 쓰레기 같은 자식아!? 사람이 괴물한테 쫓기고 있는데 눈길도 안주냐?!”

동공지진

여기에 나 말고도 다른 사람이 들어 올 수 있었어?

여긴 내 꿈인데?

“..... 그냥 개꿈인가?”

두두두두-

백인 남자가 뒤에 괴물을 잔뜩 딸고오면서 소리쳤다.

“나 좀 살려 줘어어어어!”

“내가 왜?”

“야이 개*끼야! 여기서 디지면 현실에서도 디진다고! 미친.”

“그래서?”

“개- 삐리리리 같은 삐리리- 새꺄!”

내가 구해줘야 하나?

난 D급인데? 과연 살릴 수 있을 까?

내가 어떻게 그 남자와 얘기를 하면서 몬스터에게 쫓기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날 보호해 주는 보라버블 때문에 공중에 둥둥떠서 그 남자를 따라 갈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굳이 내가 널 위해 이 버블을 버릴 필욘 없잖아?”

“그럼 날 버블로 보내줘!”

“싫은데?”

정적-

“이런-”

“그리고 내가 구해줘야 할 이유가 없잖아? 나와 연관된 것도 아닌데.”

“.......”

“게다가 몬스터들이 너에게 정신이 팔려 있으니 나에겐 도망칠 최적의 기회가 아닌가?”

“그런...”

“고로 나는 도망친다.”

“에라-”

슈웅-

고함을 지르는 남자를 뒤로하고 버블을 타고 멀리멀리 날아갔다.

“어설픈 도움 따위 안하느니만 못해. 그러다 내가 죽을 수도 있고 말이야.”

보통이면 도와주려고 했는데 뒤에 쫓아오는 몬스터의 숫자를 보곤 놀라서 기절할 뻔 했다.

“무슨 몬스터 군단도 아니고...”

만여 마리의 몬스터들이 땅을 울리며 쫓아오는 그 무서움이란 당해본 사람만 알 것이다.

‘으음-’

저 멀리 설산하나가 보였다.

‘오늘은 저기서 버텨야겠네. 내가 이런 곳에 올 줄은....’

하아-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온다.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살아 돌아갈 수는 있겠지?”

훌쩍-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각성을 앞둔 C급 헌터라는 걸까?”

A급.

A급 이상은 이런 던전병을 앓지 않는다.

‘그나마 위로가 좀 되는 말이지.’

설산을 발견한 나는 반신반의 하면서 버블에서 내려왔다.

‘설마... 설마 버블에서 내리면 졸라 춥진 않겠지?’

휘이잉-

덜덜덜

‘미친....’

퐁-

버블이 꽤 귀여운 소리를 내며 터졌다.

“에취-!”

뽀드득- 뽀드득-

눈을 밟으며 생기는 소리가 오랜만에 들렸다.

‘사실 눈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지.’

암울한 사실이지만 지구에 ‘게이트’라는 것이 생김과 동시에 지구의 기온은 급속도로 높아졌다.

그 결과 북극곰과 펭귄, 북극여우, 차가운 물에 사는 물고기.

추운 곳에 사는 생물이란 생물은 모두 멸종하거나 동물원, 연구소 신세를 피하지 못했다.

‘결정적 원인은 세계 7차 대전에 있지만, 그 원인 중 하나가 정말 터무니없는 게 문제지.’

중국과 일본이 미국을 쳤다. 정확히 말하면 아시아 대륙이 다른 대륙들을 공격했다.

그 이유는

‘헌터들을 교육 할 게이트의 한계 때문에.’

정말 끔찍한 일이었다.

중간에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우리 한국은 전멸당할 위기에 처했었다.

‘아. 북한도 전멸당할 위기에 처해서 우리가 거의 통일 직전까지 갔었지?’

북한의 최고 권력자가 이대로는 안 되겠는지 한국 협회를 통해 은밀히 연락을 해왔었다.

“북한은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한국과 협력하고 싶다.”

이런 개뻥을 쳐서 우리나라를 속인 뒤 죄를 뒤집어씌우려는 그 야비하고 더러운 속내를 숨긴 채 검은 혀로 현혹시켰다.

다행히 협회에서 눈치 채 발 빠르게 대응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한국은 지도에서 사라지도 말았을 터였다.

자박-

“으- 추워.”

다행히 동굴 안은 밖보다는 따뜻했지만 여기서 오래 버티기는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상점.”

[무엇을 구매하시겠습니까?]

촤르륵-

허공에서 은빛의 상점 목록이 나타났다.

“으음- 비싸더라도 휴대용 난로를 구매해야겠지? 그리고 담요랑... 따뜻한 물 정도면 되겠다.”

대충 계산하니 약 30골드가 나왔다.

D급 헌터의 한 달 수입은 약 200골드.

그것도 일주일에 한 번 씩 게이트를 통과해야지만 생기는 돈이다.

‘몬스터에게서 드랍 되는 1골드의 값어치는 돈으로 환산하면 약 2만원..’

특이하게도 쿠퍼나 실버 같은 동전들은 모두 드랍 되지 않고 오직 골드만 나왔다.

그것도 끔찍한 드랍률로.

‘아마 마수 10마리 당 1골드였지?’

하급 헌터가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것은 골드 때문이 아니라 몬스터의 시체나, 골드와는 차원이 다른 끔찍한 드럅률로 떨어지는 아이템 덕분이라고 사람들은 이야기하곤 한다.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하급 헌터는 쭉 이 일을 하겠지만 말야.’

이유?

이유라면 차고도 넘친다.

상급 길드로 갈수록 위험한 게이트를 넘나들어야 하기 때문에 하급 헌터는 높은 가격에 고용 될 수밖에 없다.

상급 헌터? 그들이 과연 몬스터의 부산물을 해부하고 추출하는 과정을 할 수나 있을까?

지금까지 떠받들어지던 헌터는 그날로 그 길드를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면 어떻게 살 것이냐고 묻는다며 헌터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이참에 지루하던 길드나 다른 곳으로 옮겨서 새 출발 해야죠.”

어느 곳을 가던 환영을 받는 그들에겐 헌터가 ‘갑’이고 길드는 ‘을’이라는 개념이 머릿속에 박힌 지 오래다.

그리고 자존심 또한 높아 하급 헌터들, 특히 몬스터 처리반이 오면 다짜고짜 때리며 폭력을 가하는 사례도 빛발치고 있는 상황에 과연 상급 헌터는 몬스터 처리반이 되고 싶을 까?

우웅-

마력을 이용해 따뜻한 공기를 내뿜는 기계를 잠시 멈췄다.

주섬주섬

“이런, 눈이 약간 녹았네?”

내가 있는 곳은 설산의 동굴. 내부가 따뜻해지면 당연히 동굴 입구를 막기 위해 자연스럽게 뿌려놓았던 눈이 녹았다.

푹- 푹- 푹-

녹은 눈을 갈기 위해 동굴 내부에서 소환한 삽으로 눈을 파던 중 밖에서 이상한 기척이 느껴졌다.

‘.... 다가오기 전까지 아무런 기척도 느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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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0-30 20:16 | 조회 : 815 목록
작가의 말
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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