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얼굴이 붉어질 대로 붉어져 가늠하기도 힘들만큼 빨개진 그를 침대에 묶곤 뽀얀손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바둥바둥 대는 그의 모습이 퍽이나 귀여워 더 괴롭혀주고 싶다.
와이셔츠는 반쯤 벗겨져 집안일로 다져진 잔근육들이 존재감을 드러냈고,
붉게 변할 유두까지 사랑스러웠으며,
키스마크로 변할온몸이 색기넘쳐 아랫배를 자극했다.
"이, 이거 풀어. 박세하, 이거, 풀라고!!"
박세하.
내 이름이다.
잘난 아버지 덕에 이름만 대도 누구든 '을' 자세를 취하게 만드는 이름.
그가 한번도 불러주지 않던 이름, 박세하.
구역질 나는 그이름을 그가 불러주면
가학심과 동시에 새디스트의 경향이
음지 깊은곳에서부터 피어올라 입꼬리를 올리게 만든다.
"반항하지마, 더꼴리니까."
언제나 착한아이가면을 쓴 날 비웃듯
지금만큼은 그를 더욱 괴롭힐 것이다.
날 거들떠 보지도 않던 그가, 항상 그에게 다정히 대해줘도 본채 만채하던 그가
지금 내아래에서 어쩔줄 몰라한다.
그를 어떻게 엉망으로 만들어버릴까- 하며
그의 허리에서 사타구니쪽으로 느릿하게 손가락으로 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