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묘하네

"하...!다른 나라 지부에서 난리나겠군. 이제 너는 우리 에노 한국지부 소속이 되는거야. 계약서부터 작성하러 이동하도록 하지."

"뭐...?잠깐 더 설명을 해줘.내가 시간을 되돌리는 초능력이 있다고?"

"네. 눈치채고 계시지 않으셨어요?"

도대체 신은 얼마나 자신을 농락해야 만족할까. 그렇게 간절히 바랬을 때는 들어주지 않더니 고작 학교과제 때문에 들어주다니....원망스러움은 더욱 커져만 갔다.

"잠깐 그럼 얼마나 과거로 되돌릴수 있는거지?"

"그건 능력을 측정하셔야 알수 있을거에요. 하지만 오빠 능력은 희귀한 만큼 몸에 부담이 많이 갈터라 많이 쓰지는 못할거에요. 초능력은 말그대로 超능력이다 보니 능력을 사용하는 대신 대가를 치러야 해요. 흔한 능력이면 자주 사용해도 수명이 조금 깎이는것에 그칠테지만 오빠같은 싱귤러 능력은 조금만 사용해도 몸에 부담이 많이 갈껄요? 20분 되돌린것도 엄청 대단한건데...혹시 몸 아프진 않아요?"

"잠깐. 20분을 되돌렸다고...?하...얘 완전 미친놈이네?"

시우를 노려보며 그는 입을 열었다.

"아니. 아픈곳은 없어."

"그래도 혹시 모르니 검사도 한번 받아보시는게 좋겠어요. 율오빠! 이 오빠 좀 일단 3층으로 데려가보는게 어때요?"

"응 그래 한솔아 나한테 맡겨둬"

"오빠 일단 가서 검사부터 받으세요. 반작용은 어떤식으로 나타날지 아무도 짐작못해요."

조금 슬퍼보이는 눈을 하고 자신을 쳐다보는 아이를 그가 거절할수 있을리 없었다. 저 눈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래 알겠어."

이번에는 정상적이게 엘레베이터를 타고 3층까지 내려갔다. 그는 자신이 있던 곳이 22층이었다는 사실에 내심 놀라며 은율의 능력에 감탄하는 사이, 병동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잘되어있는 시설에 벙쪄있는 그에게 은율은 웃으며 설명해주었다.

"모두 최신식이야. 초능력자에게 반작용은 어떤 형태로든 올수 있어서 세세한것까지 잡아낼 수 있어야 하거든. 여기서 근무하시는 분 모두 치료계열 초능력자들이고. 뼈가 부러지든 손가락이 절단되든 잘만 오면 아마 금새 원래대로 고쳐주실걸?"

은율이 웃으며 설명을 해주고 있는데 누군가 은율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은율!!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요?"

"아 선우 한씨!!오랜만이에요!여기 새로들어올 신입인데 반작용은 안왔는지 검사받으러 왔어요."

"신입?아직 학생인데요?"

"사정 아시잖아요. 게다가 세계최초의 싱귤러라 아마 시우 마음이 꽤나 급한가봐요."

"싱귤러?!와......무슨 능력인데요?어디보자...메모리얼인가?"

"아니요!!이거 진짜 비밀인데....선우 한씨한테만 특별히 이야기 해줄게요. 신세진 것도 있으니"

"그 정도에요?"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에요."

".................뭐!?!?!?우와..................완전 전쟁터지겠는데?"

별로 비밀도 아닐것 같은 이야기를 둘은 나름 비밀스럽게 쑥덕거렸지만 목소리가 그닥 작지 않아 다소 거리를 두고있는 그에게도 들릴정도였다. 바보짓을 하고있는 그들을 향해 그는

"다 들리는데요" 라며 빤히 쳐다보았고 그 말을 들은 선우 한은 웃으며 말했다.

"안녕?나이는 내가 더 많으니 일단 반말해도 되지? 나는 선우 한이고 초능력은 재생과 회복이야. 직책은 의료1팀 팀장겸 의료부서 부장. 사무실은 윗층이긴 한데 주로 여기서 지내. 자, 가는게 있으면 오는것도 있다고 넌 누구야?"

선우 한이라고 불리는 남자는 안시우라는 싹바가지와는 반대로 무언가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남자였다. 치료 계열이라 그런가. 기럭지가 길어서일까 의사가운이 아주 모델같이 잘 어울렸고 이목구비도 시원시원해서 여자들이 매우 환장할것 같은 생김새였다.

"이름은 다온. 능력은...들으신대로. 나이는 18살. 더 말씀드릴게 없는데 원하신다면 등수라도 불러드릴까요."

"음?하하핫!!너 정말 재밌는 아이구나!!아아아주 맘에 들어!!시우가 좋아할만하네!!그래, 등수는 몇등이야?"

"..........반에서 3등이요."

"오!공부 잘하네!!이과, 문과?"

"이과요."

"자자 이럴게 아니라 마침 선생님도 만났겠다, 우리 다온이 검사 좀 맡아주세요 한씨!"

"어? 그럴까요? 그럼 가자 다온아!!"

처음보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친근한듯 다가오는 선우 산이 당황스러운 다온은 속수무책으로 끌려갔고 어느 이상한 기계 앞에 서있다가, 교과서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CT기계를 보자 구경하듯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그 모습을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던 선우 산은 흰 옷을 건네주며 탈의실을 가리키며 갈아입고 오라고 했고 어떻게 입는지 잘 모르는 다온은 낑낑대다가 바지만 입은채로 선우 산을 불렀다. 기분좋게 다가간 선우 산은 갑자기 나타난 다온의 반나체에 당황해서 쳐다보기만 했고, 그런 선우 산을 이상하게 보던 다온은 입을 열었다.

"이거......어떻게 입는건지 잘 모르겠어서...입는것 좀 도와주실래요"

뭔가 유혹하는듯한 다온의 말에 선우 한은 얼굴이 빨개졌다가 이상하게 빤히 바라보는 다온의 모습에 이내 정신을 차리고선 입는것을 도와주려고 다가섰다. 도와주기 위해 고개를 숙인 선우 한에게 무언가 달큰한 향이 콧속에 퍼졌고 그것이 다온의 체향이라는 사실을 눈치챈 선우 한은 더욱 뒷목이 뻐근해지는걸 느끼며 얼굴이 빨개진채로 묵묵히 옷입는것을 도와주었다.

"자 여기에 누워서 가만히 있으면 돼. 금방 끝날거니까 너무 움직이지 말고. 핸드폰이나 금속종류는 다 빼놨지?"

"네."

"그래. 그럼 검사 시작할게."

다온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지금까지 들은 내용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에게는 초능력이 있고, 우리 엄마도 초능력자였어. 그럼 초능력은 유전인건가?'

"유전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어요."

이어진 은율의 말에 다온은 당황하다가 그가 마인드 리더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죄송하지만 제 생각은 읽지 않아주셨으면 하는데요. 그닥 기분 좋은 일은 아니라서."

"아, 미안해요. 나도 모르게 열어놓고 있어서 흘러들어왔나봐요. 다음부턴 주의할게요."

"네. 근데 아까 그 말 혹시 설명해주실수 있나요."

"음......그러니까 초능력자 사이에서는 대부분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 태어나요. 그래서 초능력자, 이건 말하기 불편하니 우리를 칭하는 에스퍼라는 말을 쓸게요. 어쨌든 에스퍼끼리 결혼을 하면 태어난 아이는 검사를 받게 되어있어요. 그런데 예외의 경우로 에스퍼와 보통사람, 보통 사람끼리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는 다소 낮은 확률로 초능력을 갖게 되는거죠. 이런 경우 우리는 선천적 에스퍼라고 해요. 한데 간혹 후천적으로 발현시키는 경우가 있어요. 이건 나중에 알려드릴테지만 실험을 통해 생긴다거나 뭐 그런경우에요."

"그럼 저는 선천적인 경우겠네요?"

"에.....그것도 장담할 수 없는게 에스퍼들 사이에서도 초능력이 없는 아이가 태어나기도 하거든요. 뭐 그래서 굳이 구분을 하진 않아요. 더군다나 다온군처럼 늦게 발현이 된 경우엔 후천적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거든요."

"그렇군요. 설명 감사합니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재미나게 해?나도 좀 알려줘"

"아 한씨!! 별 이야기 안했어요. 그냥 초능력이 유전인지 궁금해하길래 알려줬어요! 그보다 검사결과는 나왔나요?"

"응. 근데 아주 멀쩡해!!초능력을 쓴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정도로 건강한데? 반작용이 없는건가?"

"오......아주 간만에 엄청난 사람이 들어왔네요....일단 다온군!!저랑 같이 올라가서 계약서 작성하고 주의사항 들으러 갑시다!!보고도 할겸 같이 가요."

무심히 선우 한의 말을 듣고 있던 다온은 이어진 은율의 말에 잠시 당황했다. 이렇게 일사천리로 회사와의 계약이 진행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아.....네"

"한씨!!안녕히계세요~"

"안녕히계세요"

허리숙여 인사를 했는데도 대답이 없자, 의아한 마음에 선우 한을 본 다온은 선우 한이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더욱 확고히 하며 은율과 함께 자리를 떴다.

한편, 남겨진 선우 한은

"우와......무슨 남자애 목선이 저렇게 고와....?목도 털하나 없어서 완전 보송보송 부들부들 해보이던데....아 맞다 인사!!!!아!!!!이런 멍청이!!!!"

라며 스스로를 자책하는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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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02 23:43 | 조회 : 602 목록
작가의 말
전치4주

부족하지만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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