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느끼는 거지만 참 끔찍한 기억이라고 소년은 생각했다. 사람이 피투성이가 되는 모습을 눈 앞에서 봤으니 오죽할까. 그것도 내가 사랑하던 사람이. 그 기억은 아직도 자신의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매일 밤마다 괴롭힌다. 나만 아니였으면. 나만 아니였으면 그렇게 고생만 하다 가진 않았을텐데.
그래서 그땐 간절히 바랬었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알바를 하면서도, 공부를 하면서도.
'당신을 믿는건 아니지만 우리 엄마를 조금이라도 불쌍히 여기신다면 제발 시간을 되돌려주세요.'
하지만 소년이 신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일까. 아니면 소년의 엄마를 불쌍히 여기지 않았던 것일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후로 소년은 신을 원망하고 증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