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22. 잘 부탁해 민우야

* Story 22

돈은 세상을 움직인다.
말로 세상을 뒤바꾼다.





“새로 시작되는 학기에도 잘 적응하고...”





항상 쓸데없이 말만 길어지는 교장선생님의 연설은 나도 듣기 지루하다.
곳곳에서는 그 연설소리 조차 듣기 싫은지 서로서로 장난을 치고 있으며,
몇 명은 아예 서서 조는 신기한 장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럼 다들 교실로 돌아가 주시길 바랍니다.”






학생부 선생님의 말씀에, 드디어 끝났냐는 듯 학생들은 부랴부랴 서로의 길을 가기에 바빳다.
물론 나도 이렇게나 지루한 곳에 있기에 힘든 걸 알기에 급히 돌아 갈 뿐이었다.



“엇 부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어디선가 ‘부회장님’이라며 겉으론 높여주는 말이 여도 살짝 비꼬는 목소리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나를 불러 세운 그를 볼 뿐이다.




“여름방학 때 아주 재미있게 지내셨는지요?”





이 아이는, 그저 친구와 다니는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했던 얘다.
다만, 미성년자가 저녁 시내에서 그렇게 다녔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린다면
나도 우리 부모님도 좋을 것 하나 없겠구나, 라고 그저 입막음 할 생각만 했다.






‘진짜 귀찮네’



나는 이런 귀찮은 일에 엮기게 된 것에 그저 화가 나 미간을 찌푸렸고,
뒤에 있던 휴대폰 게임 하던 아이는 이 귀여운 아이를 좋아하는 마냥
나보다 더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고선 나를 한 번 보고 갈 뿐이다.






역시 한 살 차이라도 뭔가 어려 보이는 게 있네.
아? 이 아이는 저 얘를 좋아하진 않으려나?





















기왕이면 싫은 일도 아닌데, 장난 한 번 쳐 볼까?





“아무래도... 뭔가 재미있는 걸 너한테 실수로 보여준 것 같은데”





나는 그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며, 도망가지 못하게 허리춤을 붙잡았다.
이 아이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 그저 장난을 위해서.
그런데 이 아이와 제대로 이야기한 건 처음인데,
이 아이를 계속 해서 보면 새로운 감정이 나타난다.






“...”

이런 내 마음에 나도 어이가 없어
미소가 피식- 하고 나왔으며
내 얼굴을 보며 빨개진 이 아이의 귀여움에도
한 번 더 웃음이 새어나왔다.






“다른 사람들한테 소문... 낼 거야?”





이 아이는 그저 이 상황이 부끄러운 마냥 고개를 픽 하고 숙였다.
나는 그런 그를 보고 점점 좋은 듯,
아닌 듯 그를 보며 웃고만 있었다.






“아뇨... 그... 그럴려던게 아니라 그냥... 신기해서요...!”






“미안하지만, 내 취향은 네가 봤던
그 쭉빵한 여자들 보다는 눈 앞에 버젓이 있는
딱 너같은 남자가 취향이거든?“






제대로 말 해본 적 없이 오늘 처음 만나 본 그에게,
또 다른 감정이 생길까 무서워
동성애임을 밝히곤 했다. 적어도 그러면,
그렇다면 이젠 인생에서 별 상관없는 사이가 되겠지





“에에?”


















고개를 들던 그와,
고개를 숙이며 바라보던 내 입술이 맞닿았다.





이 아이는 얼굴에서 귀까지 빨개져있다.
누구보다도 크게 당황 해 있다.
물론, 나마저도 당황 한 것은 아니다.
이 아이도 동성애를 하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
갑자기 이런 상황이 생겼으니 당황하기 그지없을 뿐.









“아... 아니 그게 이건 그러니까...!
진짜 아무 것도 아니에요! 사적인 감정이라던가...”



“아 씨! 저 이만 가 보겠습니다. 이 일은 잊어주세요!
그... 그리고! 그니까 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 다른 EO와 다를 것 없이 지내주세요!
수고하세요!“






귀 까지 빨개지고선 표정을 감출 생각도 못 하곤,
급하게 아까 휴대폰 하던 아이를 찾아가려는 건가?그냥 저 아이에 귀여움에 계속해서 잘 웃지도 않던 내게
미소가 피기도 했으며, 계속해서 저 아이의 모습이 맴돈다.
















그냥 한 번만 더 보고 싶다.
저 아이에 곁에 있으면 나도 자유로워 질려나.





“후... 진짜 이런 상황이 생길 줄은 몰랐는데
장난이여도 쟨 너무 귀엽잖아”
















어쩌면 저런 이유로 첫 눈에 반했다는 말 일지도.






*





입맞춤 사건 이후에 그 아이는 항상 나와 눈이 맞으면
부끄러운 마냥 고개를 픽 숙였다.
그런 모습에 누구 하나 웃지 않겠는가.









.
“안녕? 우리 몇 번이고 만나는데 이름 좀 알려줘”






“에!! 아... 아닙니다! 친구가 기다려서 얼른...!”





점점 더 궁금해지는 그에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인사를 건넸다.
다른 사람 앞에서 웃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 했는데도
이 아이 앞에서는 한 순간에 그런 생각이 싹 달아나게 한다.
















난 정말 저 아이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





*






오늘도 그 아이를 만났다.
어김없이 고개를 픽 숙이며 자기 친구를 찾아갔다.
오늘도 그의 모습에 ‘오늘은 또 뭘 해야 하나’라는 생각마저
모두 잊게 만들고 그저 내 시선은 저 아이를 쫓아갔다.





무언 갈 다짐 한 듯 주먹을 꽉 쥐고, 얼굴이 빨개진 채로
다시 뒤를 돌아 내 앞에 다가오던 이 아이를 보고 살짝 놀랬다.
말 하나하나가 떨리고, 표정 관리도 무서워서 제대로 못 하는게
한 마디 한 마디 하고 있다.





“오... 오민우요”




“...”



그 아이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왔을 때,
두 눈이 커지고 마치 기다리던 답을 들은 듯
입가엔 미소에 펼쳐졌다.





“오민우니까 앞으로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그! 일은... 제 실수가 더 크니깐... 잊어.. 주시고!
부회장님 이름은 아니깐... 제 이름만 대면 될 것 같아서...“



“잘 부탁드려요 예준 선배”











아아- 오민우 진짜 귀여워 미치겠다.





“잘 부탁해 민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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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18 12:57 | 조회 : 992 목록
작가의 말
하연리

둘 다 생각의 차이죠 민우는 선배에서 감정을 품게되고 예준은 장난이 감정인거죠 스토리 이해가 안간다면 언제든 말씀 해 주세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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