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13. 아파도 영원한 친구

* Story 13

“정말이야?... 정말 진짜 그 말 맞냐고, 어디서 이상한 구라를 쳐 들고 와서 내 뱉냐 너는?”



내가 그 선배가 유학을 갔다는 말을 민우에게 전했을 때에는, 그의 표정은 말과는 다르게
화가 났다고 생각이 드는 표정보다는 아버지를 떠나보낸 나를 보는 것만 같았다.
너는 그렇게도 선배가 좋았을까? 정말 나는 안 보이는 것일까?



“지금 이렇게 힘든 사람 앞에 두고선 진지하게 거짓말 치는 사람 봤어?”



민우는 내내 보는 사람이 아플 정도로 물어뜯던 손톱을 멈추고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서럽게, 그 사람을 잃은 것이 그렇게도 슬펏는지 아무 말 없이 얼굴이 빨개지고선
우는 소리마저도 내지 않고서 눈물만 멍하니 흘릴 뿐이었다.



‘진짜로 좋아했나보네’ 라는 생각만 들 뿐이다.
물론 너에겐 내가 그동안 첫 번째가 아니었을지는 몰라도, 그 시간 이후론 모든 게 너였다.
사실 다 알고 있었단 말야, 그 남자도 너도 처음부터 모든 걸 다 알고 있었단 말야.



“그 선배가 너한테 이렇게 상처를 주고 가 버린 건 정말 화나지만
니가 그 사람 때문에 이렇게 슬퍼하는게 난 더 화나”



어쩌면 다신 돌이 킬 수 없는 짓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해야한다고, 내 말 한마디에 민우가 어떻게 나를 생각할지 모른다.
지금이 아니면 말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게 잘 못됐다고 나도 생각을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처럼 민우가 나를 위해줬듯이 내가 민우를 위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만 이렇게 민우를 안으며, 상처 입은 마음을 어떻게 해서는 지켜주고 싶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다시는 더 이상 힘들어지지 않게
방법이 잘 못됐다면 고칠 것이다. 민우가 만약 내가 첫 번째가 아니라면 나는
나는-















너를 위해서, 너를 그 이상도 아닌 친구로 머물겠다.



*



여름방학은 덥고 덥고 덥고 지루하다.
맨날 민우랑 어디 안가고 찰싹 들러붙어선 PC방 인생인지
가끔 씩 내가 좋아하는 친구면서도, 싫어하게 되는 예감이 드는 것은 무엇인지



“야 배고파 그만 하고 저녁 먹으러가자”



드디어 오민우가 게임을 그만하고 저녁 먹으러 가자는 말을 꺼냈다.
정말 지루해 죽는 줄 알았다, 게임도 못 하는게 항상 PC방에서 악이나 지르고 다니는데
옆에 있는 나는 정말 쪽팔리고 짜증나고 예감마저 틀리지 않았다.



“존나 짜증나 맨날 PC방이야 새로운 데 갈 생각 없냐 제발”



나는 PC방이 아닌 여러 곳을 가고 싶었고, 괜히 짜증나는 마음에 휴대폰 게임만 계속 하고 있었다.
갑자기 흥분 한 목소리로 나를 불러대는 민우가 또 짜증나기 시작했지만
굉장히 신비로운 광경을 보곤 했다.



“아니... 미치겠네 진짜 저 사람 우리학교 전교 부회장 아니냐고, 공부만 할 줄 알았는데 영 양아치네”



“네네- 지랄... 뭐라고?!”



처음엔 그냥, 단순한 인연인 줄만 알았다. 이게 민우와 나와 그 사람만이 가진 인연인 줄 몰랐고
언제까지나 함께일 줄 알았던 민우가 이 시작으로 인해 바뀌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입학식 날 민우는 장난 가득한 목소리로 선배에게 찾아갔고,
나는 그런 민우의 모습이 그저 질투가 남에 교실로 픽 하고 돌아 가 버렸다.
소심하다면서, 항상 저렇게 장난만 치고 다니고 말이랑 다르잖아.



.



전교 부회장을 보고 온 것치고는 아이가 어버버 해지고 다소 빨개진 그의 표정에 나는 직감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선배는 뭔가가 있구나, 그리고 민우와 단 둘이 있으면서 무슨 일이 있었구나.




“강... 강민재 왜! 먼저 갔어! 너도 부회...장 보고 엄청 신기해했던 거 아냐?!”



직감으로는 확정지을 순 없지만, 그저 처음 보는 부끄러워하는 민우의 모습에
친구로 남겠다며 다짐을 했음에도 괜히 질투가 났다.
괜한 질투에 다소 세게 아랫입술을 깨물었지만, 내 다짐을 변하지 않게 하기 위해
다리 아프니 어른 자리에 앉으라는 태도를 취하고선,



“친구가 새로운 인연 만든다는데, 뭣하러 방해 해 인연이란 자고로 많으면 좋지”
라는 거짓말을 웃으면서 칠 뿐이다.



“진짜 미친 새끼 아냐?! 그렇다고 그렇게 사람을 혼자! 두고가냐? 친한 친구라 해도 영 아니네!”



점점 더 부끄러워 하는 그에게 질투만 날 뿐이었다.
그저 지금 화가 나는건 개인적 감정 일 뿐이다.
내가 여기서 정적을 일으킨다는 것은, 분위기를 망칠 뿐이겠지?



“무슨 일 있었는데? 나도 궁금해 아 가지 말고 그냥 그 자리에 있을 걸 괜히 더워서”



“아... 아니! 선배가 그거 보고 소문내지 말라면서 뭘 좀 사 주셨는데...! 그니까.. 그러니까.. 그... 내가 좀 더위를 많이 타잖아 그러니까 그렇다고!”



전부터 느꼈지만, 오민우는 거짓말을 참 못한다.
그 만큼 어리숙고 착하다는 뜻이겠지? 그러니까 난 민우에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모든 욕구를 참아가며 곁에서 언제나 지켜주어야겠다는 생각 밖엔 못했다.



그냥 이럴 땐, 미소라도 지으며 넘어가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민우와 사귀고, 사귀며 하는 모든 행동은 민우가 원하지 않는 한은 안할 것이다.
그저 나는 곁에서 지켜줄 뿐이다. 누구 하나 나를 불쌍하게 본다고 한 들
내가 정하며 내가 다짐했기에, 난 민우를 위해서 노력 할 것이다.



그저- 조금 마음이 아플 뿐이다.




“네- 이걸로 딱 나타났네요, 우리 오민우군께서는 거짓말을 엄청 못한다는 걸로?”

0
이번 화 신고 2017-03-10 17:19 | 조회 : 927 목록
작가의 말
하연리

민재의 이야기는 다소 슬프면서도 지루하면서도... 이러면 괜히 예준이만 나빠지잖아!! 힝!!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