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12. 강민재 만의 이유

* Stroy 12


3년 전, 고등학교의 입학식 때의 이야기다.
나는 오늘 처음 그를 보았고, 그도 나를 처음 보았다.




“너 왜 혼자 앉아있냐? 너도 혼자 떨어져서 왔어?”



나는 혼자 창가 구석진 데에 앉아 아직은 담임선생님이 오시지 않았기에
휴대폰 게임에 열중하면서 새로운 친구를 사귈 생각을 하고 있진 않았다.
그런데, 첫 날부터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나타나선 웃으며
나에게 말을 건 이 친구는 딱히 좋지 않은 얘라고 생각하고만 있었다.



“어? 응 나 혼자 떨어져서 왔는데 왜?”



“아니 척보면 몰라? 친구 하려고 말 건거였는데 역시 이렇게 들이미는거는 애들이 싫어할려나?”



그는 머쓱한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뒷머리를 벅벅 긁고 있었고,
왠지 모르게 첫인상과는 달리 속내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잽싸게 생각을 바꿔먹었다.



“아니 별로, 이름이 뭔데? 난 강민재”



갑자기 환한 미소를 띄며 휴대폰 게임을 하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덥썩하고 손을 잡고서는
넌 정말 착한얘구나 라는 말을 할 뿐이었다.



“너 완전 착하구나! 나는 오민우! 이렇게 보이지만 되게 소심한데 잘 좀 지내보자”



이렇게 간단하게 친해질 줄 누가 알았는가,
원래 남자아이들은 이렇게 친해가던 것이었나?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이러진 않았는데 이런 식으로 친구 먹는 것은
왠지 모르게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또 다르게는 기쁨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민우를 좋아하게 됐던 것은 아무렴 좋지 않은 날이었으나,
우리의 만남이 오래 되지 않았을 쯔음, 5월 비가 아주 많이 내리던 날
아버지가가 교통사고로 일찍이 내 곁을 떠나신 그 날 이후였다.



나는 누구보다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던 우리 아버지를 고등학교 1학년 때 떠나보냈다.
어머니만큼 아버지를 좋아했고, 사별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았다.
아무렴 아버지는 모든 걸 잃었다고 생각 할지도 모르는 나에게
마음을 잃지 말라며, 영원히 함께 할 친구를 선물로 주셨던 것일지도 모른다.



*



“강민재! 기다리고 있었잖아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보자마자 민우는 자리에 벌떡 일어나 다른 친구들은 신경도 안 쓴 채, 내게 달려와 위로를 해 주었다.
나는 그에게 걱정 하지 말라는 듯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친구로서 위로를 해 주는 당연함이 너무 고마웠고 소중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얼마 안지 얼마 못된 게 그냥 모른 척 해줬으면 했는데
일부러 이렇게까지 달려 나오면서 알아주는 것이 너무 싫었다.



“진짜 힘들 때 곁에 못 있어줘서 미안해, 그리고 너무 무리해서 안 웃어도 돼! 괜히 왜 친구가 있겠냐”



그의 한 마디에 나는 모든 감정이 복 받아 올라왔다.
나도 모르는 사이로 눈물이 뺨을 타며 내려왔다. 어째선지 미소는 잊지 않았다.
내가 이런 나이에 겪은 모든 걸 잃어버린 듯한 충격은 잊지 못할 것이다.
여러번 다시 처음처럼 마음을 먹자해도 무너져 내릴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나를 알고 조용히 조금이라도 나에게 이렇게 위로 해 주는 그에게 너무 고마웠다.



“이제 겨우 2달이야 맨날 오지랖만 넓어선”










아- 진짜 이러다간 남잔데도 남자를 좋아 할 것 같다.
맨날 바보 같이 옆에 있어주고 나에게 맞춰주던 네게 이런 마음을 가져도 될련지,
어찌나 그 한마디가 소중하고 기억에 남는지
마음을 울리는 말 한마디가 마음을 이렇게 바꿀 수 있는지
그냥 핑계려나, 어쩌면 그냥 처음 본 순간부터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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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10 17:16 | 조회 : 952 목록
작가의 말
하연리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생각보다 일찍일찍 쓸려다보니 스토리가 빠르게 진행되는 감이 있지만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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