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 이제 학생입니다 (2)


나는 지금 저 녹색 머리 남자아이? 의 행동 덕분에 당황한 상태다. 정말 혼란스러운 걸.

인간계는 당연히 다채롭지만 평범할 줄 알았건만 전혀 그렇지 않아. 내 예상을 박살 내버렸는걸. 저 녹색 머리 남자아이는 왜 학교에 나무를 가지고 와서는 이상한 너구리를 만들고 있는 걸까. 그런데 더 이상한 건 이 반 아이들이야. 그걸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잖아. 교장선생님. 저는 천계 학원 생물 선생님보다 정신이 나간 분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하야모토 양은 저기 초록색 머리 남자애 보이지? 그 애 옆에 앉으렴. 아카시 군? 하야모토의 학교 안내를 부탁해도 될까?”

“네.”

아무래도 나의 담임이 되실 아야코 선생님은 전학생인 나를 싫어하는 모양이다. 하필이면 많은 자리 중에 저 이상한 행동을 조회시간에 하고 있는 저 얘의 옆자리라니. 천사는 선량하고 인간을 돕는 다는 건 순 거짓말이다. 오히려 악마처럼 안 돕겠다고 난리를 치는 놈들도 있다. 나도 안 도울래― 라는 타입이지만 이건 너무하다. 내 신경이 너무 거슬려.

우선 나는 그 옆자리로 가 앉았다. 그나저나 나에게 학교를 소개하는 애가 아카시라고 했었지. 내가 기억하는 게 맞다 면 아카시는 아카시 세이쥬로 일거다. 설정하다가 아카시 가와 연결된 것을 본 것 같은데. 내가 설정하고 그걸 번복해서 읽어서 다행이지 뭐.

게다가 나는 조용히 여기 있다가 가고 싶은데 말이야. 우선 가만히 있는 것도 뭐하고, 저 남자아이한테 말이라도 걸어야 할까. 1교시는 수학이라······. 우선 저 녹색머리 남자애 이름도 모르니 인사라도 하자. 마침 조회도 끝났고.

“반가워요. 조금 전에 말했지만 하야모토 오토메에요. 이름을 물어봐도 될까요?”

“그래. 내 이름은 미도리마 신타로 인 것이다.”

말투가 특이하네. 나노다요 라니. 참고로 너희들에게는 한국어로 보이지만 지금 말하고 듣고 쓰는 나는 only 일본어다. 일본어로 쓰고 말하고 듣고 있는 거다. 그냥 이거 전체를 일본어로 쓸 수도 없고 귀찮잖아. 한자랑 일본어 찾기.

아무튼 짝이랑 잘 지내는 게 좋겠지. 아무래도 잘생긴 외모니까 찍혀봤자 좋을 것도 없고, 게다가 교우 관계는 소중한 거니까. 안 좋아 봤자 좋을 것 하나도 없고. 근데 여자애들 시선이 왜 이렇게 따갑지.

“하야모토.”

흠칫.

고개를 돌리니 아카시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건 것이었다. 붉은 머리에 붉은 눈. 누가 봐도 아카시다. 여기선 저런 머리도 자연이라니······. 뭐, 내가 할 말은 아니네.

“너의 학교 안내를 맡은 아카시 세이쥬로야. 잘 부탁해.”

“나도 잘 부탁해요. 아카시 군.”

참 잘생기긴 했다. 보통 여주는 아무렇게 생각 안 할 거고, 생각한다면 트립퍼라는 존재겠지. 내가 트립퍼의 존재를 어떻게 아냐고? 우선 트립퍼에 트립은 trip. 그러니까 여행이다. 여행자에 짧은 여행을 뜻하는데, 우선 그건 무시하고. 사전적 의미는 여행이라는 뜻이다. 다른 뜻이라고 한다면 어디까지의 이동을 뜻하지. 거기에 per 을 붙이면 tripper. 즉 여행자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선 나도 인간계로 10년 정도를 여행하는 나도 포함되는 말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내가 원작에 끼어 든 것으로 너희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에도 내가 보인다. 내가 심지어 그 댓글을 볼 수도 있어.

아무튼 조금 더 아카시와 대화를 한 후에 나는 알겠다고 했다. 그러니까 점심시간 때 학교를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여자애들의 시선이 매섭지만 부러우면 너희들도 전학생을 하던가. 나한테 왜 그러는 지 나는 하나도 이해를 못하겠다. 그리고는 나는 바로 수학 수업을 준비했다. 진도는 거의 나가지도 않았을 테니까. 우선 나는 잠시 미도리마의 수학책을 살펴보았다.

나는 교육 과정이 이렇게 쉬운 건가하고 새삼 놀랐다. 한 중급반 수준으로 어려울 줄 알았는데, 하긴. 인간계의 교육 과정과 천계의 교육 과정이 같을 리가 없지.

다행히 성적은 높게 나오겠네. 그렇게 기분이 좋을 무렵, 다시 조각을 하는 미도리마가 너무 거슬리기 시작했다. 아주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알겠는데 그게 좀 뜻대로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아직 1교시는 8분 정도 남았고, 도와주지 뭐. 아무나 안 도와주는 건데.

“저기. 미도리마 군?”

“왜 부르는 것이야.”

네 놈이 하는 것이 너무 거슬려서, 라고 하면 혼나겠지.

“그 너구리 도장. 내가 깎아도 될까?”

“뭐? 네가 깎을 수 있냐는 거다.”

“으,응. 어릴 때 배웠어.”

한 몇 개월 정도를 조각에만 매진했던 적이 있었다. 초급반 4학년으로 올라가는 시험 중에 여신 상 조각하기라는 시험이 있었다. 그 시험 통과를 위해 엄청나게 연습을 했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도 미도리마는 순순히 도구와 만들던 것을 주었다. 그리고는 나는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빨리 만들기 시작했다. 나무도 상당히 좋은 나무고. 다행히 작은 사이즈라서 금방 만들 수 있었다. 도장이겠지 싶어서 나는 밑에 미도리마 신타로를 한자로 새겨 주었다.

“자. 이 정도면 되겠죠?”

“고맙다는 거다. 오늘 오하아사의 운세에 따르면 게자의 행운의 물건은 수제 너구리 도장이라서 만드는 것이 힘들었다는 것이야.”

“오하아사?”

그건 또 뭐야. 으음, 아. 그래. 오하이요 아사히. 그거였나. 아니었나. 아무튼 모르겠다는 듯 갸웃거리니까 미도리마는 내가 외국인 전학생이라는 것을 아차 싶은 건지 오하아사에게 아주 쓸모없을 정도로 상세하게 알려 주었다. 듣다보니 친구가 전에 알려주었던 것 같은데. 오하아사라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별자리 운세구나.

“신기하네요. 저도 그런 행운의 물건을 가지고 다니는데.”

“너도 오하아사를 믿냐는 거다.”

“네. 비록 오하아사의 점이 아니지만요.”

“그렇군. 자.”

미도리마는 자신의 폰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내가 받고 갸웃거리자 안경테를 올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이메일 주소를 달라는 것이야. 매일 아침 너의 오하아사의 운세를 말해주지. 너 생일이 언제인 것이야.”

“아아······· 우선 생일은 6월 11일이에요. 쌍둥이자리.”

나는 미도리마 폰에 내 이메일을 등록해 주었다. 일본이 이메일로 문자를 주고받는 다는 건 미리 사전 공부를 해서 알고 있지. 미도리마 이메일도 알아냈고. 자연스러운 번호 교환인 건가. 근데 왜 사람은 이런 운세를 믿는 걸까. 나는 운세 정도는 만들 수 있는데. 내 자체가 운이니까.

그나저나 미도리마라는 애는 엄청난 신봉자네. 계속 설명하다가 아카시의 제재 덕분에 살았다. 고마워······.

“이 값에 X를 더하면·········.”

나는 저 수학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농구부에 가입하라고는 했으니 부 활동을 해야겠지. 운동부니 매니저로 신청할 까. 우선 초능력 계열 능력은 넣고 두뇌 쪽과 육체 쪽 능력만 사용 할 까. 현실적으로 절대로 불가능 한 것을 집어넣고 가능한 것만 하자. 이것도 눈에 띈다고?

뭐, 어때.

나는 설정 상 천재 미소녀 재벌 가 막내 따님이라는 설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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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2-21 13:01 | 조회 : 1,643 목록
작가의 말
백란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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