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슬픔이 파도가 되어 밀려 올라오다. 10

“아저씨. 그럼 여기서 기다리고 계실래요?”

뜬금없는 소리였다. 장사꾼도 저도 모르게 의문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럼 포아를리를 다른 데서 팔고 와야겠네요.”

장사꾼은 소년의 손을 무의식적으로 잡았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졌다고 깨닫고 말았다.

“내가 널 어린애라고 무시했구나. 그래. 원래 가격이면 1헤리 20루면 너도 나도 손해 보는 수준은 아니지.”

평소라면 말없이 보낼 사람이지만 왠지 소년이 재미있는 아이라고 느끼고 말았다. 어린애주제 물량이 얼마 되지 않는 포아를리의 가격을 오차범위 내에서 조정한 게다. 될성부른 떡잎이다.

“내가졌구나. 1헤리 20루로 하지.”

“네. 잘 선택하셨어요.”

소년은 웃는 얼굴로 상인의 돈주머니를 낚아챘다.

세즈는 열 살 전까지 장사치들이 매기는 값을 그대로 믿었다. 사람 좋은 웃음을 입가에 가득 품고 친절하게 꼬마를 대해주는 아저씨들이 굉장히 푸근해보였다. 그 액수를 그대로 믿었다. 실랑이조차 없었다. 열

한 살이 되자 그들의 자금 유용에 의문을 품었다. 이상하게 모자라는 액수. 물가를 고려했을 때 사야하는 물건은 너무나도 비쌌고, 팔아보려 했던 물건은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후려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것저것 흥정을 시도할까 했지만, 그다지 시도해볼 마음이 나지 않았다. 꽤나 포근하게 느껴지던 아저씨들이, 아니면 덤을 얹어준다는 이야기를 하던 그 마음씨 좋아 보이는 다정한 사람들에게 물건 값을 깎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또한 그만큼 소심했다. 하지만 세즈가 많이 바뀐 이유는 이것 뿐은 아니었다. 열한 살 때 일이었다.

“가, 감사합니다.”

“그래. 또 오거라.”

세즈는 짐을 챙겨 수레에 가져다 놓는 일을 반복했다. 힘들었다. 조그만 체구에 그다지 깃들지도 않은 소년의 힘으론 꽤나 중노동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래서 컬틴 산의 반 정도는 아버지가 미리 나와서 밀어주기도 했다. 하루 나갔다오면 하루는 집에서 꼼짝하지 말고 쉬어야했다. 계속 하다보면 지치기 마련. 제로이드가 가끔씩 나오는 날이 많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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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08-31 09:37 | 조회 : 832 목록
작가의 말
헤르닌

여기까지가, 제가 써둔 부분이네요. 앞으론 3일에 한 번씩 5개정도 들고 올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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