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er - 내 이름은 환일이야!

그 때 너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던 행동들이 너무 고마워서.
그 때 생각없이 한 행동들이 나를 얼마나 다독여 주었는지.
너가 다쳐도 매일 나를 만나러 와주었던 너를
난 아직도 기억해.

**********************

미사: ..... 흡..흐윽
'역시 나는 안 되는걸까.'
한 어여쁜 아이가 웅크려 울고 있었다.

부스럭

인기척을 느낀 아이가 울음소리를 죽였다.
슬며시 고개를 들어보니 한 남자아이가 호기심이 생긴 듯, 다가왔다.
그리고 물었다.
환일: 왜 그래?
미사: 알 필요 없잖아
아이가 일부러 냉담하게 이야기 했다.
환일: 헤에... 그럼 울고 있는 애를 그냥 지나치라고?
미사: 어차피 넌 나 알지도 못하잖아
아이가 꿋꿋이 차갑게 이야기하자 열을 받은 듯 남자아이가 삐진 목소리로 말했다.
환일: 흥! 알아서 해 그럼!
남자아이가 투덜거리며 놀이터를 나갔다.

*********************
그 다음날.

환일: 뭐야, 또 있어?
미사: 어쩌라고.
환일: 오늘은 안 우네
미사:내가 항상 우는 줄 아냐
환일: 어? 드디어 재대로 이야기 하네!
미사: 뭐... 뭐래
아이의 목덜미가 빨게졌다.
환일: 히히. 부끄럽구나~
미사: 닥쳐
아이의 얼굴이 조금 험악해졌다
환일: 어쨌든 내 이름은 환일이야! 너는?
미사: 나는....
핫!
미사: 몰라.
'하마터면 쟤 페이스에 말려들어갈뻔 했네'
환일: 그러면... 너는 벛꽃처럼 예쁘니까 '사쿠라'라고 부를래!
미사: 마음대로 해.
환일: 어 진짜? 당연히 안 된다고 할 줄 알았는데!
미사: ...
'어차피 곧 있으면 떠날꺼니까'

********************
3일 후.

그들은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만났다. 물론 환일이 다가간 것이지만.
그의 노력으로 그 둘은 꽤 친해졌다.

환일: 그런데 왜 넌 항상 밖에 나와있어?
미사: 집이 싫어서, 그곳은 감옥같아. 아버지의 말은 권력이자 힘이야, 누구도 거스를 수 없어. 아버지는 약한 사람들을 싫어해.
환일: 그럼... 넌 약해?
미사: 응. 약해. 그래서 집 안에서 하루를 지내는 것은 자살행위야. 목표를 실패하면 가차없이 맞아야해,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마구 해대.
환일: 그럼 강해져! 내가 도와줄께!
미사: 너가 어떻게.
환일: 이래보여도 '배구 유망주' 입니다! 혹독한 훈련은 물론 호신술도 다 안다고!
미사: 호신술은 왜...
환일:글쎄... 가정사라고 하자!
환일이 씩 웃었다.

*********************
몇일 후

미사: 환일아!엄청난 소식이 있어!
미사가 즐겁게 뛰어왔다.
환일: 응... 뭔데..?
하지만 환일은 고개를 돌린채로 힘 없이 대답했다.
미사: 드디어 아버지가 날 칭찬하셨어! 다 너 덕분이... 환일아 괜찮아?
환일: 으응.. 괜찮지..
환일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미사: 고개 좀 돌려봐..
환일: 싫어..
미사: 응?
환일: 아 싫다고!
사쿠라가 움찔했다.
그것도 잠시 사쿠라는 환일의 손목을 낚아채 고개를 돌리게 만들었다.
미사:... 세상에.
환일의 얼굴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찢어진건 물론이고 온 몸은 멍투성이었다.
미사: 왜 그래! 괜찮아?
그제서야 생기없는 눈에서 눈물이 마구 흘러넘쳤다.
미사는 처음겪어보는 상황에 안아주는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
그 후, 환일은 다시 예전처럼 돌아왔다.

미사가 가끔씩 괜찮냐고 물어볼 땐, 돌아오는 대답은
환일: 당연하지!
였다.

그 일이 있고 난 후에도 환일은 내게 와 나 얼어붙은 마음을 따듯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내가 떠나는 날짜가 잡혔다.
나는 놀이터에서 환일이에게 어떻게 이야기해야할지 생각을 곰곰히 하였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환일은 해맑게 나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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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2-01 17:25 | 조회 : 986 목록
작가의 말
강술

꾸준히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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