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카렌티아 포텐

[마법사로서의 재능과 노력만 한다면 꽤 높은 직위까지 얻을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에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어린아이, 병세가 깊어져서 이제는 살날이 얼마남지 않은 중년의 여성이 사는 초라한 집 한채.]

[그 집의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는, 비록 옷만은 낡았지만 얼굴의 미소만큼은 잃..지 않은 아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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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비록 옷은 낡은 천을 이어붙여 만든 옷을 입고 있지만 얼굴만은 활짝 웃고있는 아이를 향해 뭐라고 말하려는 찰나에 속에서 비집고 올라오는 기침에 손으로 입을 막고 마른 기침만을 토해내는 중년의 마른여성.

"괜찮아...? 엄마, 저 오늘은 루트 아저씨한테 맛있는 거 받아왔어요! 근데... 저는 엄마 드리려고 안 먹고 가져왔는데! 먹을 수 있어요?"

아이의 엄마는 기침이 어느정도 멎자, 환하게 웃는 아이의 손에 들린 과일을 보며 생각했다.

"콜록..."

"엄마 드세요!"

분명... '또', 과일 가게상 루트한테 아직 상하지 않은 과일 중에서 팔지 않는 것을 자신때문에 부탁해 받아왔다고...

"카렌티아."

카렌티아. 이 이름은 어린 남.자.아이의 이름이였다.

평민 남자아에에게 붙여주기에는 길고, 고급스러운 이름...이었지만.

"...엄...마! 카티라고 불러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애칭은 더더욱 여자아이를 부르는 게 아닐까... 착각할지도 모르는 그런 이름이었다.

불린 아이는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

"왜 불러?"

"아니... 그냥 불러보고 싶어서 불렀단다...... 싫으니?"

"아냐! 이름 부르고 싶은 만큼 많이 불러도 되! 그 대신 엄마는 나랑 오래오래 살아요!"

"..그래. 쿨럭!-"

카티의 말에 그저 알겠다고 대답하며 웃던 여성의 씁쓸한 웃음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카티는 여성을 보며 계속 물었다. 그렇게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자 더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려는데 손으로 자신의 몸을 밀어내는 여성에 그마저도 저지당해 한순간 아이의 눈이 커졌다가 몸에 힘을 뺐다.

"엄...마...! 나, 나가있을까...?"

떨리는 목소리를 주체못하고 엄마를 부르는 목소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을 느낀 아이는 괜히 얼굴을 가리곤 말했다.

그러자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키는 엄마의 제스쳐에 고개를 돌리자마자 보이는 것은,

'문'이였다.

문을 본 카티는 굳어버렸고, 시선을 돌려 엄마를 보자, 엄마는 밖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여전히 입을 손으로 가린채 카티에게 애써 미소를 지어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카티는 잠시동안 여성을 빤히 보다가 고개를 바닥을 향해 푹 숙이고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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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미안...미안해...으아......능력이 없어서. 엄마를 괴롭게 놔둬서 미안해애에에엥....우으으으..."

귀에 들려오는... 문 안에서부터 들려오는, 카티의 귀에 들려오는 무언가를 토해내는 소리. 그 소리가 더욱 심해질수록 몸을 동그랗게 만든 카티에게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점점 울음을 참는 소리로 바뀌어갔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 소리는 끅끅대는 소리로 바뀌어갔다.

"끅...끅... 으... 흐아."
애써 울지 않으려 무릎을 모으던데 쓰던 두 손은 계속 방울방울 떨어지는 눈물을 닦아내려 눈가를 비볐고 고개를 든 카티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자신의 바로 앞에서 자신과 눈을 마주하고 있는 소년이었다.

소년은 계속 울어 못생겼을텐데도 자신을 보고 웃어주었다. 4살이나 먹을대로 먹은 애가 질질 짜고 있는데 웃어주는게 신기했다.

"아가야, 왜 울어?"

"흐...으아앙!"

오랜만에 들어본 다정함이 담긴 목소리에 꼭꼭 담아두었던 설움이 터져버렸다. 소년은 갑자기 어린아이가 앞에서 우는데 이유는 알 수 없을텐데도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그저 카티를 물끄러미 응시하다가 두 팔을 벌려 안고는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었다.

"이제 다 울었어? 어때, 꽤 시원하지 않아? 아픈걸 꼭꼭 쌓아두면 안돼. 오늘처럼 한번에 터지기도 하지만, 끝까지 정말 벼랑 끝까지 몰릴 때까지 아무 내색도 안하고, 참고 그대로 죽어버린-... 아니다~"

"이렇게 귀여운 아가가 왜 울었을까."

"말하기 싫으면 말 안해도 되는데. 아가는 말하기 싫은가?"

소년의 이어진 말에도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카티는 입을 열었다.

"엉아가...엉마가...어,엉아가...흐, 많이 아프은데!!! 하뚜있는 것뚜 없구우우... 훌쩍, 엉아한떼는 내가 짐떵이랬떠..."

"누가 그랬는데?"

"어르은들이. 나아는 할수 있는게 없대... 그래서 엉마는 내가 삘요 어따고 생.각. 할거야."

사람들에게 그저 긍정적이라고만 평가되던 아이가 계속 해오던 생각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주변에서는 부정적인 것만을 들려주었고 그 말을 듣고 자란 아이가 긍정적일리가 없었다.

그 말을 들은 소년은 카티에게 웃어주며 물었다.

"그래? 그렇다면.. 아가야 너는 그 생각을 그녀에게, 아니, 엄마에게 말해봤니?"

"아니..."
자신이 뭔가를 잘못해서 다그치는 줄 알고 고개를 푹 숙이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카티.

"괜찮아, 아가니까. 아가는 아직 어리니까 괜찮아. 어서 혼자 힘들어하고 계실 엄마께 가서 네 생각을 말해드리는게 어때?"

"하지만...응! 알았어! 고마워, 빠빠!"
한참을 고민하던 기색을 보이다 결정한 것인지 고맙다며 손을 흔들어주는 카티에게 마주 인사를 하고 사라지는 소년.

그렇게 소년과 만난지 겨우 일주일의 시간이 지난 후, 카티는 세상에서 혼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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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하나뿐인 가족을 잃은 아이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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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16 00:17 | 조회 : 1,361 목록
작가의 말
조그마한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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