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 Good morning?




오늘도 따사로운 햇빛이 비추는 창가에 가만히 앉아있어.
하지만 움직이진 않아
움직이고 싶지 않거든.
그 때, 문을 열고 들어온 누군가가 커튼을 쳤어.
아니야, 엄마. 난 더 햇빛을 받고싶어.
커튼을 치지 말아줘, 햇빛을 가리지 말아줘!




# 한잔, Good morning?


다시 햇빛이, 그 따스함이 눈꺼풀 너머로 들어오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귓가에 먼저 들려오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자연풍에 맞춰 몸을 흔드는 나무들, 쏴아아, 하고 귀를 조심히 감싸주는 듯한 자연의 소리...

잠깐, 자연의 소리라고?

햇발에 눈이 부신듯 눈을 찡그리며 손그늘을 만드는 한 소녀가 나무 밑동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동공확장, 호흡의 흐트러짐, 떨려오는 양손,
소녀가 입을 점점 크게 벌려가다가 힘껏 소리를 질렀다.

""" 이게 뭐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예기치 못한 커다란 비명과도 같은 목소리에 조잘조잘 지저귀던 새들이 푸드득, 날개를 펼치며 날아가 버렸다.
작게 숨을 몰아쉬던 소녀가 무심코 고개를 힘있게 돌려가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든것이 초록빛, 바닥은 물기먹은 잔디가 푸르게 푸르게 펼쳐져 있었고,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맑은 스카이블루.
그 가운데, 소녀는 혼자였다.

" 뭐.... 어............ "

말문이 막혀 입이 떡 벌어진 채로 멈춰있던 소녀의 뒤에서 딱다구리가 나무줄기를 파는 소리만이 소녀의 귓가에 울려퍼졌다.
제 흉부의 밑까지 내려온 볼륨감있는 옆머리를 앞으로 늘어뜨리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것은 세 갈래로 갈라져 눈을 가리지 않는 길이의 앞머리또한 마찬가지였다.

" ........ 으...... 후우..... "

그녀는 부모에게 배웠던 심호흡을 다시 떠올려 천천히 숨을 들이 마시고, 다시 천천히 내뱉었다. 그것을 두세번 반복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영 진정 할 수가 없었다.

" 아아... 여기가 어디야 도대체... 나 여기 있으면 안된다구... "

소녀의 그런 혼잣말을 무시하듯이 쏴아아, 하고 소녀의 주변에 정적과도 같은 바람소리만이 무심하게 스쳐지나갔다.
흉부 아래까지 내려와 찰랑거리는 옆머리와는 다르게 짧은 볼륨단발의 뒷머리를 흔들거리며 고개를 위로 들었다.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한 밝은 푸른색의 눈동자가 자신이 지금까지 기대고 있던 등 뒤의 커다란 나무를 올려다 보았다.
이상하리만치 커다란 나무 사이로 살짝 살짝 고개를 들이미는 햇빛이 눈부셨다.
그 눈부심을 눈동자에 담고있다가, 겨우 침착하게 생각을 고쳐먹었다.

" 하긴, 계속 여기 있어봤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 병원으로 돌아가야지.. "

내심 깊이 새겨져 풀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의문을 마음 속에 품고, 등을 기대고 있던 나무밑동을 잡고 일어나 하얀 앞치마를 걸친 하늘빛의 미니드레스의 치맛폭을 탈탈 털었다.
그러고는, 다시 그 자리에서 목이 넘어갈 듯이 크고 긴 나무를 한번 더 올려다 보았다.

" 원래 이렇게 커다란 나무가 존재 했던가..? 참 이상한 나무네... "

나뭇잎 사이로 빠져나온 햇빛을 받은 소녀의 허니블론드색 머리카락이 투명하게 빛났다.
그저 멍하니 나무를 바라보다, 비정상적으로 커다란 그 나무를 뒤로 한 채, 앞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




" 이쯤이면.... 지쳐...... 지친다고...... "

퀭한 얼굴로 거의 발을 질질 끌다시피 앞으로 걸어 나가던 소녀가 결국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흐아아악ㅡ! 하는 이상한 소리까지 덧붙이며.
대체 얼마나 이 길을 걸은 걸까, 소녀는 시계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거니와, 나침판도, 지도도, 쌍안경도,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저 제 몸 하나.

" 아악~! 안돼, 못가. 진짜 못가, 여기 대체 어디야아아아! "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은 채 다리를 쭉 펴곤, 발을 동동 굴렀다. 어떤 의미로 봐선, 작은 화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
땅의 먼지를 풀풀 날리며 발을 세차게 굴려대던 소녀가 기운이 빠질대로 빠진 한숨소리를 크게 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몇초를 그렇게 있었을까, 어디서 나무가 부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소녀는 그쪽으로 ' 힘들다 ' 는 시선을 보내었다... 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소녀가 본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닌 듯 했다. 하얀 머리카락 위로 솟아 추욱 늘어지기도 하고 쫑긋 솟아오르기도 한 커다란 토끼의 귀,
자신을 향해 반짝이는 적색의 눈빛, 짧은 단발을 곱게 찰랑거리며 삔을 꽂은 앞머리가 약간 흔들리며 고개가 기울여졌다.
그것은 나무 위 가지에 느긋하게 엎드린 채 양 다리를 느릿하게 흔들거리고 있었다.
허리의 끝에는 뭔가 동그란 솜털같은 것이 바람에 흔들렸을까, 그리고 그것은 턱에 손을 받혀 꽃받침을 하며 시선은 자신을 향했다.

" 너, 시끄럽네. 좀 조용히 해줄래? 이렇게 날씨가 더운 날에는 화장이 금방 녹아버린단 말이야. "

소녀는 제 귀에 들려오는 둥근 느낌의 목소리와 주제에 맞지 않게 덧붙여진 말을 들으며 저도 모르게 외마디를 내뱉었다.

" 허? "






이상하고 요상한
요상하고 신기한
신기하고 궁금한
그 나라는 무엇인고?

나는 너희에게 있어,
인연을 이어주는 실전화.
만남을 이어주는 각설탕.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오목렌즈.

그리고

생명을 이어주는 드림캐쳐.

나는, 그러한 존재이니라.






. .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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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5-23 15:15 | 조회 : 555 목록
작가의 말
시랑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어, 전체적인 수정과 추가를 했습니다!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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