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 촉수물 (1)

“스승님.”

“스승님, 괜찮아요?”

괜찮아요, 라는 말과 함께 무언가가 현우의 유두를 부드럽게 움켜쥐었다. 현우를 스승이라 부르는 상하는 현우가 괜찮은지의 여부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어쩌면 관심이 없다기보다는 애써 관심을 숨기고 있다는 편이 더 맞는 표현이었다.

“이거, 굉장하지 않아요?”

“흐으, 후으.... 흐으응....!!”

“사람도 아닌 거에 만져지는 것도 그렇게 좋은가 봐요?”

현우의 몸 위를 덮은 분홍빛의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진흙 속의 벌레들처럼 결코 특별한 감정 따위는 없는 움직임. 조롱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상하의 비꼬는 말에도 반응하는 자신의 몸이 원망스러웠다.

더군다나 방금 촉수들에게 자신을 먹이로 던져준 놈이 바로 눈앞의 상하인데도.

할 말이 있다고 말하면서 현우를 자신의 연구실로 데려온 상하는 자신이 연구하는 생물이 있는 곳에 현우를 밀어 넣었다. 한가로이 의자에 앉아서 촉수들이 현우의 옷가지들을 하나하나 벗겨내는 것을 구경하는 상하의 몸에는 아무래도 그 촉수들이 싫어하는 성분들이 발려 있는 듯 했다.

덕분에 분홍빛 이상한 생물은 한동안 현우의 몸을 탐하면서 그의 몸이 후들거리며 무너지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기묘한 쾌락에 온 몸이 그저 고깃덩이가 되어 애무에 반응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눈앞에 보이는 상하의 얼굴에 반응해 현우의 페니스가 점점 더 서는 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보지 말라고 애처로이 외쳐 보아도 상하는 기지개를 쭉 펴며 시선을 꼿꼿이 서 있는 현우의 것에 줄 뿐이었다.

끈적한 액체가 현우의 유두 위로 흘러내렸다.

성적인 것을 목적으로 개발하려 노력하는 중인 생물이라는 말을 전에 상하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촉수가 두 손목을 잡아 현우를 늘어뜨리자 최음 성분이 있는 액체가 현우의 온 몸을 얇게 칠했다.

유두를 먹듯이 덮쳐오는 촉수에 현우가 고개를 뒤로 젖혔다. 작은 꽃봉오리 같던 촉수의 부분이 작은 돌기들로 현우가 신음을 내게끔 유혹했다. 벌어진 입에서 새어 나오는 신음은 이를 악물어 숨겨버렸다. 히익- 하지마, 제발, 같은 소리들이 새어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뭉그적거리던 촉수가 딱딱하게 유두를 꼬집자 현우의 몸이 움찔거렸다.

“우리 스승님, 신음 참으시는 것 보니까 아직은 괜찮나 보네요.”

현우에게 지금의 상하가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었다. 작은 돌기들 하나하나가 유두를 섬세하게 조여 오자 현우의 입에서 비명처럼 신음이 마구 흘러나왔다. 최음제는 제 역할을 똑똑히 하는 모양이었다.

상하가 조종대 같은 물체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으로 보아 촉수를 멈출 수 있는 것은 상하뿐인 것 같았다. 온 몸을 촉수들이 더 질척하게 애태우는 것으로 보아 그럴 생각은 없는 듯 했지만. 설마, 예전에 조수로 몇 번 부려먹은 것으로 원한을 품었던 건지. 현우의 시선 끝에 걸린 상하의 입 꼬리가 슬쩍 휘었다. 입술이 휨과 동시에 현우의 몸이 다시금 공중으로 붕 올라간다. 촉수가 벗겨낸 젖은 브리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살갗을 제 액으로 적시던 촉수는 현우의 몸을 구석구석 애무했다. 성감대인 목덜미를 스칠 때 흘러나온 신음을 촉수는 깡그리 무시했다. 겨드랑이, 팔뚝 안쪽, 허벅지 안쪽, 허리의 연한 살을 촉수들이 동시에 애무하자 현우가 몸을 필사적으로 비틀었다.

“으으응...! 흐...윽.....”

구멍이란 구멍은 모두 들어갈 생각인지. 귓바퀴를 스쳐 귓속을 간지럽히는 놈과 입 안을 애무하는 놈. 그리고 심지어 배꼽까지 놓치지 않는 촉수들은 질척하면서도 의외로 단단했다. 유두를 비틀면서 그야말로 온몸을 애무하는 촉수들은 현우의 페니스만은 건드리지 않았다.

갑자기 페니스를 문지르는 것 보다는 온몸을 달구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듯 했다.

단내가 나는 촉수의 애액 탓인지, 늘어진 현우의 몸에서 유일하게 꼿꼿이 서있는 페니스에서는 정체모를 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온 몸에서 흘러내리는 식은땀이나 촉수의 애액과는 다른 종류의 것일지도 몰랐다.

꿈틀거리는 것들은 제 움직임으로 현우의 몸을 발그스름하게 달구었다. 달구어진 현우의 얼굴에 살짝 드러난 하얀 이는 감겨진 검은 속눈썹 아래로 더 질척하게 빛난다. 이를 꽉 악물고 있는 모습이 왠지 아니꼬웠던지, 촉수들이 현우의 페니스 위로 최음제를 흘리자 현우의 입이 붉게 벌어져 앗, 앗 소리를 연발했다.

순간 촉수들이 애무를 계속하면서 현우의 몸을 상하를 향해 똑바로 돌려놓았다. 곧추선 페니스가 상하가 있는 쪽을 똑바로 가리켰다. 페니스에 맺혀있던 액체가 바닥으로 축축이 흘러내렸다.

촉수들이 쩍 벌려낸 현우의 다리가 그 사이의 과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상하의 눈에는 현우의 다리가 그야말로 M자로 벌어진 것처럼 보였다. 붉게 달아오른 페니스와 애무당하고 있는 몸을 그대로 노출시킨 현우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붉어졌다.

“읏....아, 싫....흐으....하지..마흣...흐아앙...!!”

“싫기는. 열심히 반응하고 계시면서?”

현우를 비꼬는 제자의 얼굴에 서린 비릿한 웃음이 그의 의중을 엷게 묻었다. 끈덕지게 멈추지 않는 애무 탓에 상하의 얼굴을 바라볼 새조차 없었던 현우는 혀처럼 입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촉수의 틈으로 그저 신음만을 뱉을 뿐이었다. 목구멍 너머로 타고 들어가는 최음제가 현우의 페니스를 더 곧추세운다.

어린아이가 눈만 감으면 숨바꼭질에서 완벽하게 숨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현우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꼭 감겨진 시선은 그대로 떨구어져 상하가 아닌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감겨진 눈 사이로 비어져 나오는 액체는 촉수의 액과 섞여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현우의 시선이 상하를 향하지 않자 자신을 보라는 듯 촉수들이 현우의 목을 상하의 방향으로 틀어쥐었다. 어느새 현우의 페니스로 향한 분홍색의 것들은 현우의 것을 휘감는다. 친절하게도 더 느끼라는 건지 작은 돌기가 나있는 것들은 곧바로 귀두를 간지럽혔다.

천천히 움직이던 것들은 이내 상하운동을 하면서 격렬히 요동쳤다.

“후읏...!! 아, 그만...흐, 그만...이제.,,나올 것 같....흐윽...하으읏...!!”

현우의 허리가 부자연스러운 곡선을 그리며 휘자 그 등 가운데를 촉수가 훑고 지나갔다. 훑는 동안에도 점점 휘는 골을 촉수는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먹이의 살갗에 닿을락 말락하게 지나갔다.

골을 지나가는 촉수가 현우에게 무섭도록 생생하게 느껴지자 현우의 온 몸이 긴장하며 힘을 꾹 주었다. 나무토막처럼 뻣뻣해진 몸이 느껴지자 상하가 위아래로 꺾던 현우의 페니스를 문지르기까지 했다. 안돼, 안돼. 수치심에 가득 찬 채 흘러나오는 애원은 간단하게 무시되었다. 저릿하게 올라오는 고통은 쾌감으로 바뀌어 고스란히 현우에게 들어왔다.

몸을 녹여내는 것이 성감인지, 수치심인지. 욕망을 담아 흐릿하게 풀린 눈이 페니스가 꺾일 때마다 움칫거리는 것은 흥분에 의한 것이 분명했다. 열린 눈 사이로 눈물이 고였지만 페니스를 열심히 문지르며 꺾어대는 촉수는 멈출 생각을 않았다.

“벌써 가면 안돼죠, 스승님?”

3
이번 화 신고 2017-05-07 03:19 | 조회 : 10,504 목록
작가의 말
부드럽게

고양이가 늑대를 이기는 법 외전 써놓은 것을 날려먹었어요ㅠㅠ 다시 쓰고는 있는데 왠지 기다리실 것 같아서 일단 촉수물 먼저 올립니다.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