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모르시겠습니까


하은과 설우가 거리를 거닐고 있다. 낮이여서 클럽 같은데는 못가겠다고 하니 설우가 그래도 일탈!! 이라며 떼 쓰는 바람에 구석진 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왜 굳이 이렇게 빙빙 돌아서 가야 돼? 설우야~ 이 형 죽는다!!!!!"

"엄살은요. 그래도!!! 좀 색다르게 좋잖아요?"

하은은 힘들어서 헉헉 대는데 설우는 아직도 쌩쌩했다.
젊어서 그런가...

"설우야, 너 운동했다고 했나?"

"네, 중3때부턴가? 여튼 그쯤부터 지금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어쩌다가 하게 된거야?"

아주 평화로운 대화만이 오갔다. 그런데 갑자기 설우가 살짝 표정을 구기더니 말을 망설였다.

"그...그냥..제가 무능해서 주변사람이 피해를 봤거든요.."

우물쭈물 말을 꺼내기 꺼리는 설우를 보고 자신의 모습이 겹쳐진 하은은 금방 화제를 돌렸다.

"와... 나는 운동은 패드민턴만 할 줄 아는데.."

"왜 하필 패드민턴이예요?"

"운이 없게도 2년 내내 동아리가 패드민턴부에 걸렸거든. 하여튼 가위바위보를 드럽게 못해서..."

설우와 하은은 길거리지만 크게 웃으며 즐거워했다. 너무나도 평화롭고 행복한 날이기에 하은은 그때까지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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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우와 하은이 꽤 멀리까지 나왔을 때 뭔가 이상한 기척이 느껴졌다. 하은도 설우도 그걸 알았는지 그때부터는 둘 다 말이 없어졌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다시 뵈게되네요."

깜짝놀란 하은과 설우는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검은정장을 입은 사람이 족히 열명은 돼 보였다. 그 남자는 다름아닌 환 운이였다.

"제가 다음번엔 거칠거라 말씀을 드리긴했지만... 어떠신지요? 이제 저에게 오실 마음이 생겼습니까?"

하은은 그 날의 두려움이 몸에 배어있었는지 살짝 손이 떨렸다. 하지만 옆에 있는 아이를 지켜야한다는 마음으로 용기내어 말했다.

"뭘 갑니까? 난 혼자 있을겁니다. 늘 그랬듯이. 아니...다시 날 알아봐 줄 누군가를 찾을거야."

운은 소리내어 웃은 다음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하은씨는 정말로 순수하군요.. 이바람사장이 왜 당신을 내쳤을까.. 아직도 모르겠습니까?"

운이 그 말을 끝내고 다시한번 소리내어 웃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하은은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의 배후에는 이 자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네, 그렇게까지 알려주셔서 더욱 그 쪽과 마주치기 싫어졌네요. 그럼."

하은은 헛구역질아 나올 것만 같았다. 그래서 어버버하고 있는 설우의 손을 잡아끌고 다른 곳으로 갈려 했다.

"어디를 가시는 건가요?"

"바람이 보러 갑니다. 당신이 꾸민 짓이니 바람이도 속은게 분명하네요."

"안타깝지만 일종의 거래를 한거라서...이바람사장은 자신의 회사를 지키기 위해 당신을 저에게 넘긴겁니다."


하은의 머리에 있는 톱니바퀴하나가 멈춰버렸다. 그 하나로 인해 다른것들도 하나 둘씩 제 기능을 상실한 것 같았다. 정말로 바람이에게 아무것도 아니였구나.. 그냥 도구구나.. 이 사실을 하은이 받아들이는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그런 하은의 어깨를 감싸며 환운은 말했다.

"그러니까 그런 녀석은 버리고 저에게 오십쇼."

하은은 그런 환운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며 대답했다.

"몇번이나 말하게 하지마. 너 싫어. 안간다고. 너로 인해 내 하나뿐인 빛이 사라졌으며 지금 희망고문까지 당했어. 당장 내 눈앞에서 이 시커먼것들 데리고 꺼져. 당장."

하은은 초점잃은 눈으로 조곤조곤 나지막하게 환운에게 말했다. 그런 환운은 씨익 웃으며 똑같이 나지막이 말했다.

"잡아서 묶어."

그 한마디에 옆에 있던 부하들이 하은에게 덤벼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하은이 아니라 설우에 의해 저지당했다.

"하은선배, 거봐요. 내가 복싱 잘한다고 누누히 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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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우야."

"네?"

"근데 냉전이라고 한거 무슨 뜻이야?"

"그게... 내가 계속 솔이 형한테 계속 어필하고 있거든요?"

"뭘?"

"ㄱ..그거 하자고...//"

"아, 그러셔. 근데."

"솔이 형, 남자가 아닌 걸까요? 무슨 반응이 없어!?!?! 왜 키스도 안돼는데!?!?"

"푸흡... 대화는 하셨나?"

"네. 근데 [너무 소중해서 안돼]라네요. 그 소중한 사람이 하고 싶다는데!!!"

"넌 왜 그렇게까지 하고 싶어해? 느긋하게 하는것도 좋잖아."

"그게..."
.
.
.
"처음이 꼭 솔이 형이였으면 해요. 다른사람은 죽어도 싫어. 분명 미움받을테니까...그래서 빨리 형한테 주고 싶은걸요..."




작가의 말

떡법이랄까..3개정도 있습니다....참고로 저는 새드를 매우 좋아합니다. 헤어지는 정도의 새드가 아니라 아예 가능성을 차단시키기 위해 꼭 누구 하나를 죽이죠. 느늑이가 주인공들한테 그러면 저도 같이 죽인다고 해섷ㅎㅎ 주인공만 아니면 되겠죠 뭐!!! 하나더!! 소설의 결말은 이미 정해져 이써요!!(찡끗)
by.등신이꺼져


죄송해요...피곤해서 자다가 지금 일어났어요...6시전에 올릴려 했는데..
by.누느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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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8-13 20:39 | 조회 : 1,719 목록
작가의 말
등신아꺼져.누느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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