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웃습니다

하은은 어딘가 망가져버린 사람처럼 소리내어 웃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눈에선 계속 눈물이 흘러내려.

"바람아. 나 그냥 오늘 나갈게. 내 집에 가서 좀 있을게."

그렇게 하은은 이상할 정도로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말에 바람은 잘됐다는 듯이

"네, 그렇게해요. 지금 하은씨 뭔가 이상한데 가서 머리라도 식히고 오세요."

'지금 누가 잘못된건지 모르는건가'

하은은 그리 생각하며 자신의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여전히 비는 오고 하은은 얇은 티셔츠 한 장에 우산도 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바람의 집에서 하은의 집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의 거리.
그렇게 추위에 떨며 걸어가는 하은의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저기... 괜찮으신건가요? 많이 힘들어 보이시는데."

하은이 빙글 돌아서자 바람보다 훤칠한 키에 꽤나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사람이 서있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지만 지금 하은은 그걸 구별하지도 못하고 그럴 생각도 못한채로 말을 내뱉었다.

"네...힘들어요.... 너무 힘들어서 누가 좀 주워가서 돌봐줬으면 좋겠어. 누가 나를 사랑해줬으면좋겠어..."

말을하다보니 하은은 자기도 모르게 흐느끼고 있었다. 그걸보며 남자는 슬며시 명함을 내밀었다. 그 명함에는

[ΠΠ회사 사장 환 운]

이렇게 써있었다. 명함을 내밀며 남자가 하는 말

"내가 데려가 줄까요? 나랑 갑시다. 내가 사랑해줄게요."

상냥한 말투로 말했지만 환운은 하은의 팔을 억세게 잡아 끌었다. 그제야 정신이 든 하은은 필사적으로 그 남자에게서 빠져나가려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니까 이것 좀..놔....윽..."

하은이 팔을 빼내려면 빼낼수록 환운의 팔에는 점점 힘이 들어갔다. 그러다가 갑자기 탁하고 하은의 손을 놔주었다.

"그럼 다음에 찾아뵙도록 하죠. 그땐 좀 거칠겁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환운은 유유히 사라졌다. 놀란 하은은 바로 집으로 달려갔다.

"헉...흐..흐아.....윽...끄흐...으...으윽..."

집으로 급하게 들어간 하은은 숨을 고르다가 지금까지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렸다. 숨넘어갈 듯. 울다가 죽을 것처럼 하은은 그 날을 밤새 울음으로 지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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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은 아침이 되어서도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초췌해진 하은이 앉아있는 의자 옆에는 무언가를 잔뜩 썼다가 지웠다가 결국 구겨버린 종이들이 잔뜩 떨어져있었다. 아마 그 종이들은 하은이 어제 밤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기 위해 종이에 써 내려간 자국일 것이다.

결국 지금 하은이 들고 있는 종이가 그 결과가 되었다. 그 종이에는 마치 책을 읽고 기록해 놓은 것처럼 의견이나 감정은 없이 사실만 깔끔하게 화살표로 정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래에는 번호로 앞으로 하은이 해야 할 일같은 것들이 적혀 있었다.

1. 바람이네 집에서 내 짐 가져오기
2. 바람이랑 제대로 이야기 해보고 별일없으면 헤어지기
3. 어제 그 남자를 찾아가서 이야기 하기
4. 일 그만두고 다른 직업 찾기
5. 이제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하은은 이렇게 써두고선 빙긋 웃었다.

작가의 말

ㅌ..타블렛이 생겼어여!!!
by.등신아 꺼져


꾸꾸까까 맛있다.꾸꾸까까 심심하다
꾸꾸까까 오늘도 바람이는 쓰레기
by.누느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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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7-23 18:24 | 조회 : 1,485 목록
작가의 말
등신아꺼져.누느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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