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석-"
"흐아아...."
다빈은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는지도 모르게 들어와서 그대로 푹신한 소파에 무너져내렸다.
소파가 다빈의 몸을 푹신하게 받혀주었다.
창 밖을 바라보자 나무에서 알록달록한 낙엽이 떨어져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다가 문득 잠이 들었다.
코 끝에서 싱그러운 잔디 향이 살랑거렸다.
"다빈아~얼른 일어나야지~"
낭랑하고 기분좋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다빈아 어서 뛰어와!"
"우리 다빈이 잘 잤어?"
낭랑하고 좋은 목소리로 나를 깨우는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에 잠이 깬 내가 일어났다.
언제나 다정한 어머니와 언제나 사이가 좋은 누나가 보였다.
"아! 엄마 지금 갈게!"
내가 웃으면서 엄마와 누나에게로 뛰어간다.
아직 키도 작고 통통한 아이의 모습이다.
하지만 뛰고 또 뛰어도 엄마와 누나에게 가까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멀어질 뿐...
점점 예쁜 파스텔톤의 하늘이 검붉은 색으로 변했다.
부드럽게 내리쬐던 햇살도 사라지고 잔디는 피로 물들어갔다.
커다란 아름드리 나무는 잎이 없어지고 앙상한 가지를 들어낸 채 흉하게 서있었다.
어린 모습이었던 내가 어느센가 다 큰 어른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엄마와 누나는 칼에 찔린 채로 쓰러져있었다.
놀라서 달려가려고 뛰어갔지만 찔래꽃이 자라나서 엄마와 누나를 넢어버렸다.
피바다같은 잔디밭에 온 몸에 피를 묻힌 검은 머리카락에 검은 눈동자를가진 남자가 다가왔다.
"아,아빠?!"
아빠의 그림자가 노란 카네이션으로 바뀌었다.
난 본능적으로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때는 꿈에서 깨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