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7 애완동물 입니다! (3)

주륵주륵 오는 비가 창문을 두들기며 음색을 만들어 냈다. 토독 토독 톡 규칙 적으로 통통 튀는 음색이 잠을 자극했다.
눈이 감긴다. 비가 오기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 털에 물이 묻는 것도 싫었고, 습기에 코가 건조해지는 것도 싫었다.
그저 비에 모든 것이 씻겨나갈 때까지 조용히 숨죽이며 자는 것이 최고였다.
천천히 눈을 감은 채 천천히, 조용히 숨을 들이 쉬며 내 쉬는 것을 반복했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 냐아.. "

으음. 눈 조차 뜨지 않은 채 기지개를 한번 쭉 폈다. 지금 쯤이면 해가 말짱하게 들었을 줄 알았는데 빛이 들어오지 않았다.
빗소리는 안들리는데 참 이상한 일이다.
이 괴현상(?) 을 알기 위해 눈을 떴다.
해가 반짝이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해를 가리는 구름 조차 곁에 없었으며 커튼이 쳐져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눈을 굴렸다.

" 냐악?! "

큼큼, 방금 목소리는 내 목소리가 아니다. 아니다.. 아니라고!
아니 어떤 고양이가 자신이랑 원수 관계인 개가 위에서 떡하니 내려다보고 있는데 안 놀랄 수가 있겠는가!

" 아스젠! "

헉헉 거리며 라노스테가 찾아왔다. 뛴 건가? 신기하게 땀 한 방울 안 맺혀있었다.
난 찢어진 눈매로 라노스테를 확인하는 아스젠을 보곤 재빨리 빠져 나왔다.

" 머.. 멍?! "
" 냐아~ (메롱) "

나는 잽싸게 선반 위로 올라갔다.
참 흥미롭고 공포스런 이야길 들었다.

" 너네 고양이, 중성화 수술 했어? "
" 아, 루드? 글쎄... 해야하지 않을까? 아스젠은 하게? "
" 음.. 너만 좋다면 결혼은.. "

나와 마스터는 동시에 말을 끊었다.

" 냐아아!! (암컷이었냐?!) "
" 종족이 다르잖아!! "

안 돼. 난 이 결혼 반댈세.

" 그럼.. 어떡할까? "

거 참 누구 주인인지 지 애완동물 똑 닮아서 얄밉고 능청스럽네요. 나는 할퀴어 주고 싶었지만 가까스로 참았다.

" 냐아 (걍 하지 마) "

어느 새 마스터의 정수리에 안착한 나는 정리 정돈을 했다. 그 때 아스젠이 돌격했다. 혹시 불도저 세요? 그녀의 머리는 마스터의 아랫배와 그 밑에 있는 크흠..! 에 충돌했다. 난 크게 흔들리는 마스터의 탑에서 살아남기 위해 힘을 줘서 머리 끄댕이를 잡아댕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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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9-05 22:02 | 조회 : 1,605 목록
작가의 말
K.Q

낼 등하교 할 때 비 안 왔음 좋겠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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