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24.

눈을 뜨자 보이는 성민의 가슴팍에 서준이 깜짝 놀라 몸을 움찔 떨었다.
어제 성민이 서준을 씻기고 난 후 서준이 개운하게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성민의 마음을 대신하듯 옷 까지 잘 입혀져 있었다.

개운하긴 한데.... 뭔가 찌뿌둥해.

“일어났어?”

“어, 일어나 있었어?”

“응, 아까.”

“깨우지....”

“아니, 너무 곤히 자길래. 어제 일도 있고..”

성민의 말에 눈을 굴리던 서준이 어제일이 생각났는지 얼굴을 붉혔다.

“뭐야, 어제는 잘 해놓고 왜 지금 빨개져?”

“조용히 해...”

“몸은 어때?”

“괜찮은 것 같은데.... 아!”

침대에서 일어나려던 서준이 찌르르- 올라오는 허리의 통증에 다시 누웠다.

“완전 아파... 허리도 아픈데, 다리도 아파....”

“괜찮아?”

“아니. 감각이 하나도 없는 거 같아.”

“주물러 줄게.”

성민이 주물러 준다며 서준의 허리를 꾹꾹 누르자 성민이 말했다.

“아! 아파!”

“살짝 눌렀는데.....”

“안마는 됬고, 밥이나 먹자.”

“너가 하게? 그냥 시켜먹자. 너도 힘든데.”

“됐어... 괜찮아.”

“그럼 내가 데려다 줄게.”

“어?”

성민이 서준을 안아들어 거실에 나가자 성민이 말했다.

“근데 아까부터 좋은 냄새나지 않아?”

“나. 복숭아향이랑 박하향.”

“복숭아맛 박하사탕 먹은 거 같아.”

“그게 뭐야. 그런 사탕이 어딨어.”

서준이 말을 하며 베시시 웃자 성민이 서준의 볼에 입을 맞췄다.
부엌에 도착한지는 오래 됬지만 내려놓으면 아플까봐 내려놓질 못하는 성민을 보고 서준이 말했다.

“나 이제 내려줘.”

“내리면 진짜 아플 걸.”

“괜찮아.”

성민이 조심스럽게 내려놓자마자 휘청거리는 서준을 붙잡은 성민이 서준에게 말했다.

“시켜먹자, 고집부리지 말고.”

“응...”

살도 찌고 건강에도 좋지 않은 피자, 햄버거, 치킨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서준이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너 저번에는 햄버거 먹고 싶다 그랬잖아.”

“그때는 돈도 없었고 집에 먹을거 하나도 없었으니까 그랬지. 지금은 먹을 것도 있는데..”

“대신 니 몸이 아프지.”

“그렇네... 이럴 때 너가 요리 좀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에이... 나 요리까지 하면 다 잘해서 안돼.”

“그 근자감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키도 크지, 잘생겼지, 운동 잘 하지 부족할게 뭐가 있냐.”

“공부머리.”

“어..... 우리 뭐 먹을래?”

“에휴......치킨 먹자.”

“그렇지! 누가 치느님을 거부할쏘냐!!!”

성민의 반응에 서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못말려...

치킨이라는 소리에 날뛰던 성민이 갑자기 멈추곤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너 꼭 살찌게 할거야.”

“나?”

“어.”

“나 별로 안 말랐는데..”

“눈은 장식이냐. 말랐는데 안 마르긴 무슨. 걸어다니다가 부서질 것 같아.”

“그정도는 아니거든.”

“아무튼 내가 앞으로 사오는 거 다 먹어.”

“별로, 막 그렇게 살 찌우고 싶진 않은데. 그 돈으로 문제집이나 사.”

“왜 갑자기 공부얘기로 넘어가냐....”

“뭐. 아까는 공부만 잘하면 완벽하다며.”

“아니야. 사람이 다 잘하면 재미없어.”

“너 나랑 같은 과 안갈거야? 나 이과 갈건데.”

“나도 이과가면 되지. 공부 못하면 이과 못 가는 거 아니잖아.”

“그렇긴한데. 근데 공부 못하는 사람은 이과에 적지.”

“뭐 어때. 난 이과를 가든 문과를 가든 다 못하는데.”

당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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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2-24 13:07 | 조회 : 1,45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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