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_긴급호출

"긴급입니다, 선배님"
"허, 그저께 부른 지 얼마나 됐다고"
"어쩌겠습니까. 일단 그쪽으로 차를 몰겠습니다"
"나도 좀 쉬어보자..."
한숨쉬듯 태호는 말을 내뱉었다. 한창 일손이 딸릴 시기였다. 중고등생의 방학과 직장인들의 송년회가 겹친, 연말이었다. 자잘한 사고나 사건들을 처리하느라 눈코 뜰 새없이 바빴다.
태호는 어린 나이에 과장급에 올라 여러사람의 눈총을 받았다. 그에 그저께까지도 일에 시달렸고, 겨우 숨 돌릴 틈에 긴급이 온것이다.
"사건을 맡은 이가 누구지?"
"아무래도 강 형사인것 같습니다"
"그 새낀, 맨날 말썽이지"
"그래도 꽤나 많은 범인들을 색출해냈습니다"
"말만 그렇다는 거지, 임마"
"저도 알고있습니다"
"허, 인상이 영 구리다?"
"무표정하면 구리다그러고, 웃고있으면 왜 웃냐 그러고. 저보고 뭘 어쩌라는겁니까?"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후배, 신정하 형사는 꽤나 태호와 친한 사이였다.
"어허, 선배한테 대하는 말투 봐라?"
"...도착했습니다"
"말돌리긴, 짜식"
도착한 곳은 야산이었다. 그러니까, 아무도 찾을 것 같지 않은 음산한 야산. 먹구름도 끼여있는 듯 보였다.
"과장님! 여깁니다!"
"새꺄, 뭘 잘했다고 큰소리야?"
"쫌 봐주십쇼, 설마 산에 숨을거라고는..."
"그래, 듣도보도 못한 경우긴 하네"
"보충인원이 이것밖에 안됩니까?"
"나정도면 일당백이지, 안 그래?"
"허이고, 예 알겠습니다"
태호는 자신의 머리를 벅벅 긁었다. 확실히 미친 놈인것 같기는 하네. 뭐 저런 미친 놈이 다 있을까. 산에 숨다니.
"과장님, 지시를"
"일단 3부대로 갈라져 각자 방향으로 대기, 전진한다. 다만 명심할 점은 우리의 목표는 검거라는 점이다. 범인에 대한 브리핑은 강 형사에게 맡기지"
"범인은, 흰 머리카락이라 찾기 쉬울 겁니다. 이름 백 준. 나이 25세. 신체 특징은 딱히 없습니다. 아, 얼굴에 점이 하나 있습니다. 눈 옆쪽에"
"알았다. 다들 들었지? 3부대는 모두 젊은 나이로 된 형사로 편성하고 어느정도 연배가 있는 선배들은 뒤로 빼도록 해."
"과장님도 빠지십니까?"
"아직 27세다! 팔팔해!"
"아아고, 예. 그러시겠죠"
"아오, 저 새끼! 현재 3시반이니까 4시에 출발하죠. 당장 준비하세요"
"어, 과장님 어디가세요?"
"산 정상. 4시에 출발하면 6시에 도착하겠네. 정상까지 돌고 하산하도록 해. 난 얼른 끝내고 집에 가고 싶거든. 좀, 봐줘?"
신 형사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가볍게 산을 올랐다. 취미가 등산이자 특기가 등산이다. 산에는 최적화되어 있단 말이다. 일반 등산로를 걷지만 그 주변을 상세히 살피면서 흔적을 찾았다. 만약 산 깊숙히 들어갔다면 백프로 발자국이나 흔적이 있을 터였다. 산 중턱에서 숨을 돌리다가 산 정상에 다다랐을 때 쯤 발자국을 발견했다.

지지직-
"뭐야? 무전기가 먹통인가?"
무전기를 때리던 태호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여기로 갔다는 돌멩이 표시를 조금 얹고 발자국을 따라갔다. 산이 급격하게 가팔라졌다. 가파른 산에 힘겨워 할때 쯤에야 아담한 집, 아니 컨테이너가 보였다. 투덜거리며 욕을하던 태호도 이내 그 집을 발견하곤 입을 다물었다. 최대한 발소리를 줄이고 컨테이너로 향했다. 굳게 닫힌 문을 멀거니 바라보던 태호는 또다시 머리를 벅벅 긁었다. 이리저리 컨테이너를 둘러보다가 창문을 발견하곤 환하게 웃는다. 조심조심 창문을 넘은 태호는 어지럽게 널려있는 옷가지들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목표를 찾는다. 곤히 잠들어 있는 준. 허탈하다는 듯 낮게 쯧- 혀를 차고는 곧장 수갑을 채웠다. 수갑을 채우는데도 가만히 있는 준. 누가 잡아가도 모르겠다며 속으로 웃었다. 그가 일어나기 전까지만 집을 둘러보기로 정한 태호는 당연하다는 듯이 집의 안방부터 들린다. 침대가 있기에 안방으로 칭했는데, 침대보다는 커다란 쇼파 같은 느낌이 강하다. 이불 하나 없이 텅 비어있는 침대. 이불시트만이 침대라는것을 알리는 것 같다. 문득 전화기를 들어보이는 태호. 꽤 높은 산이긴 한건지,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다. 역시 고물, 하며 미간을 찌푸린다,
"으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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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2-22 18:22 | 조회 : 2,956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으으 두번째 소설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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