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2

“10-2”
“420B, 418, 418B”
“본부 도착 15분 전입니다.”
“Hall 4”

이어폰에서 더 이상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카게야마는 이어폰을 빼지 않았다. 이어폰을 낀 귀에 손을 가져다 대고 지긋이 눌렀다. 외부와 소리가 차단되어 자신의 숨소리조차 잘 들리게 되었다.

카게야마는 귀를 누른 채로 본부로 걸어가는 걸음을 서둘렀다. 한밤중의 한기 서린 바람이 옷깃을 헤치고 피부에 닿았다. 낮과는 다르게 갑작스럽게 떨어진 기온은 안 좋은 징조 중 하나라고 불 수도 있었다. 농구를 하며 땀을 흘린 터라 더 차갑게 느껴지는 피부의 온도에 카게야마는 옷깃을 조금 더 여몄다. 그리고 괜한 걱정이라 생각하며 아까 전 통화 중 들었던 코드들을 다시 한번 되짚었다.
420B. 잔혹살인.
418. 실종.
418B. 도주
어떤 곳에서 잔혹살인이 일어났고, 그와 연루된 피해자나 방관자, 용의자가 실종됐으며, 범인은 도주했다. 이 코드들은 그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본부에 가야 알겠지만, 카게야마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한 가지 가정을 유추할 수 있었다.
자기가 생각하고 유추했음에도, 이 가설이 맞지 않기를, 빗나가기를 바랄 뿐인 그런 가설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할수록 들어맞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그도 은연중에 알고 있었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단순한 잔혹살인은 CCG의 관할이 아니다. 정부에도 충분히 훌륭한 경찰기관과 검찰 등 범죄 관련 수사기관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왜 이 사건이 CCG 관할로 넘어왔나. 그 정도는 오래 생각할 필요도 없이 뻔하다. 바로 ‘구울’이 연관된 것이다.
아마 여기서 잔혹살인의 용의자는 구울일 것이다. 실종에 관련된 사항은 모르겠지만, 구울이 잔혹살인을 저지르고 도주한 것이겠지.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은, 왜 잔혹살인이냐는 것이다.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다 아는 것이 구울은 잔인하다는 것이다. 그 정도면 구울에 관한 아마추어라도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구울 관련 사건에서 ‘잔혹 살인’이 언급될 정도의 사건은 흔치 않다. 그래서 카게야마가 유추한 사실은, 이러하다.
‘A급 이상의 상급 구울이 실종된 누군가를 데리고 도주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구울이나 민간인. 혹은 관계자가 잔혹하게 살해되었다.’

“….빌어먹을”

A급 이상의 구울의 등장은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다. A급을 넘어서면 CCG입장에서는 까다로운 상대이다. 물론 S급에는 비할 바가 못되지만 A급부터는 CCG에서도 손실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런 입장에서 인질까지 있다면..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니다. 물론 CCG는 다른 여타 기관보단 인질에 크게 부여가치를 주지 않지만, 그래도 지킬 수 있는 이는 지켜야 하지 않겠나. 그들도 인간이기에 그 정도의 도덕 관념은 가지고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존재하긴 한다.


***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즈음 거대한 하얀 빌딩의 그림자가 땅에 비춰졌다. 창문으로 보이는 모든 곳은 다 불이 켜져 있었고 야외에서부터 환하게 비춰지는 조명덕에 하얀 빌딩의 존재감이 한층 더 돋보였다.
카게야마는 곧바로 빌딩 안으로 들어서 간단한 지문검사와 홍채인식, 음성인식을 마친 후 4번 홀로 들어섰다. 많은 이들은 아니었지만 워낙 분위기가 진중하고 무거워 카게야마는 재빨리 남는 자리에 가 앉았다. 큰 탁자를 중심으로 타원형으로 놓인 책상에는 열 댓 명의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었는데, 맨 앞쪽에는 한 중년이 스크린을 비추며 상황을 설명하고 있었고, 그 스크린에 맞춰 책상에 비춰지는 홀로그램도 변하고 있었다. 카게야마는 숨을 고르며 그의 말에 집중했다.

“…해서, 그 곳의 정확한 위치는 이곳, E-37이다. 여기는 CCG의 점령 지역과 구울 점령 지역의 중간 즈음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4일전 B,C급 구울이 목격된 적이 있는 장소이며, 그와 동시에 정찰을 파견했지만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사건의 조사를 맡은 각 반의 팀장들은 보고를 시작하도록.”
“정찰반입니다. 첫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심하게 훼손된 시체가 두 구 정도 있었다고 합니다. CCTV는 외진 골목길이라 분포가 희박하여 증거로 쓰일 자료가 불충분했기에 제외했습니다. 이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바닥과 벽에 모두 혈흔이 있었으며, 가로등이 모두 꺼져 시각으론 분간이 불가능했습니다. 가로등은 범인과 공범으로 보이는 이가 전선을 잘랐음을 확인했고, 사건 발생 지점으로부터 5m 떨어진 가로등은 외부 충격에 의해 손상되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장 주변에는 주거지역이 없었기 때문에 목격자는 아직 보고가 없었고, 사건 당시 비명소리를 들은 이는 존재했으나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증언 시간은 지금으로부터 약 30-40분 전입니다.”
“수집반입니다. 저희가 갔을 당시엔 시체가 없었으나 바닥과 벽에 뿌려진 다량의 혈흔과 머리카락, 살점과 같은 신체 조직 일부가 남아 있었습니다. 피가 완전히 굳지 않았음을 보아 사건 시각은 증언과 동일하다고 생각됩니다. 시발점으로부터 특정 간격으로 떨어진 혈흔은 4m 지점에서 끊겼으며 이로 누군가가 시체, 또는 부상자를 이 방향으로 옮겼음을 확인했습니다. 보라색 원이 용의자의 목적지로 생각되는 곳의 반경입니다. 또한 혈흔의 분포 방향과 너비로, 죽은 이는 2명 이상이며 일방적으로 당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장 근처에서 민간인의 것이라고 판별된 토사물과 천 조각, 그리고 10m 반경 내에서 농구공과 휴대폰이 발견되었습니다."
“감식반입니다. 혈흔은 B,C급 구울 두 명과 ‘히나타 쇼요’라고 하는 일반인의 혈액으로 검출되었습니다. 토사물과 천 조각 등에서도 같은 지문이 발견되었으며, 농구공에서도 미세하지만 ‘히나타 쇼요’의 지문이 검출되었습니다. 이 자료들로 인하여 현재 ‘히나타 쇼요’는 신원확보가 불가능한 상태임을 확인했으며 실종자 및 납치 대상자로 분류되었습니다. 그에 대한 자료는 이 파일을 참고해 주십시오. 용의자는 참고 자료에 기제되어 있는 정보를 통하여 A급 구울로 판별되었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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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제 나태함도 끝이 없고 진도는 안나가는군요. 여러분 자칫하면 5월 첫째주 연재가 안나올지도 모르겠네요. 노력은 해 보겠습니다. 요즘 일이 많아서..

이제 점점 스토리 라인이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이번편, 다음편은 스토리 중심으로 추리소설 삘이 날겁니다. 여러분 저 첫번째로 나오는 저 코드 실제로 쓰이는겁니다. 경찰코드예요!!



미양옹님 : 제 필체를 보고 배우시면 안됩니다... 진지합니다.
바꿈님 : 재밌으셨다니 다행이지만 저는 그 개떡같은 1화를 보고 충격받았었습니다.
맞춤법파괴자님 : 뭐 그런 컨셉이 다.. 사람의 맞춤법은 카톡에서 들어난다고 합니다만 당신은 어떠신지?
크래시님 : 그 내용 반복이 흐름을 깹니다!!! 엄청 짜증나요!!! 그리고 정주행.... 말리고 싶다..
Ianº님 : 일부로 그러는거죠?
흐헿헿헿님 : 어유, 그런 반응 부끄럽습니다 그니까 티스토리에서 손 때시고요. 앞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연재할 것 같습니다. 토요일아니면 일요일로요ㅎ 자주 들르시길 바랍니다!
강동6주님 : 다음은 딸기메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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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4-16 16:17 | 조회 : 2,57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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