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1

조금씩 거리를 두고 세워진 가로등이 그저 장식품이 되어버린 골목은 한없이 어둡고 음산하기 짝이 없었다. 익숙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거니와, 어쩐지 오늘은 이 풍경이 더욱 낯설어 보인다.
골목길을 오고 간지도 나름 시간이 흘렀건만 히나타는 자기 외의 사람을 이곳에서 마주친 기억이 없다. 어째서일까, 하고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저 그때일 뿐이었다.

그리 춥지도 않은 날씨지만 깜빡이며 생명을 잃어가는 가로등에 의지해 길을 걷자니 어둠이라는 공포에 의해 한기가 느껴진다. 살짝 소름이 돋아오는 팔을 몇 번이고 문지르며 걸어가는데,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의 걸음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평범하게 걷다가 점점 빠르게, 더 빠르게, 더욱 빠르게. 어느새 히나타는 눈을 질끈 감고 힘껏 뛰고 있었다.
왜 이렇게 무서운 걸까, 오늘따라 이 길이 더욱 좁아 보인다.

퍽-



“악!”

“큭.. 뭐야!”



털썩-

고개를 푹 숙이고 힘껏 뛰던 히나타는 어느 한쪽 귀퉁이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남자와 부딪혔다.
엉덩방아를 찧고 만 히나타는 그저 처음으로 이 골목길에서 사람을 만났다는 사실로 인해 묘한 안도감이 들었다. 엉덩이가 쓰라린 와중에도 부딪힌 남자가 구세주처럼 보여 얼굴에 환한 미소가 띄었다.



“아, 저기.. 죄송합니다!! 뛰어다니다가 그만…”

“뭐야, 인간?”



그러나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든 히나타의 시선에 응대한 것은,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두 쌍의 선명하고도 아름다운 붉은 빛. 그와 함께, 살아가며 한번쯤은 맡아봤을 코를 찌르는 비릿한 냄새.

[인간의 혈향]

일어나고자 했던 다리가 자신의 의지를 잃었다. 오늘따라 자신을 잡아먹을 듯이 굴었던 이 어두운 골목에서 본연의 공포를 만난 듯 했다. 눈을 뜨고 있음에도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 오히려 눈을 감을 수 조차 없었다.

내려다보는 붉디 붉은 두 눈동자는 히나타의 모든 감각을 마비시키는 듯 했다. 시간을 강제로 멈춘 듯한 그 답답하고 숨막히는 공간 안에서 히나타는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라도 움직이고자 손가락 끝에서부터 조금씩 까닥였다.
아-, 움직인다.
자, 이제… 어떡해야 하지?



“호오.. 이런 데서 인간을 다 볼 줄이야. 배는 부르지만.. 못 먹을 건 없지.”



도화선에 불이 붙었다.

손 끝부터 차분히 몸을 풀어나가 겨우 다리가 풀리게 된 히나타는 그대로 일어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계속 깜빡이던 가로등마저 이젠 완전히 빛을 잃어 한치 앞도 볼 수 없었다. 캄캄한 골목길 속에서, 유일하게 빛을 발하는 건 남자의 붉은 눈동자와 그것을 보고 겁에 질려 도망치는 자신을 구경하는 듯이 하늘에서 홀로 밝게 빛나는 달 뿐이었다.

남자는 절대 뛰지 않았다. 그저 천천히 걸었다. 누군가가 바로 뒤에서 자신에게 손을 내뻗는 듯한 느낌에 눈을 질끈 감고 일직선으로 뚫린 골목길을 미친 듯이 질주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 히나타의 발걸음이 차차 느려졌다. 돌아볼까, 말까. 여전한 공포심에 빠르게 걸어가며 여러 번 고민하다 마침내 아주 조금씩, 조금씩, 고개를 돌렸다.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어두운 골목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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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화랑 합치면 이전까지 분량은 나오겠지.. 솔직히 감으로 자른거라 저도 분량 조절 못합니다.

자 벌써 3화가 나왔으니 4화를 얼른 생성해야 하는데 따른 얘들이 나오는터라 백퍼센트로 하이큐 정주행 해야한다 망할
3화 다 올리기 전까지 정주행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노력해서 짜내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로 소통을 좀 합시다. 내가 티스토리 말고 여기도 올리는 이유가 소통을 위해선데 영 안되네. 댓글은 소통을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었나
나한테 하고싶은 말이라던가 부탁할... 아니 그냥 아무거나 좋으니까 얘기 좀 해주세요. Q&A든 뭐든 다 받을테니까... 내가 좀 많이 쓸쓸해서 그래...
이거 봐도 그래 내가 오죽하면 이렇게 작가 말을 많이 쓰겠어.. 독자 입장에서 이런거 지루하고 거슬리기만 하는건 아는데.. 내가 미안해... 이런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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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24 14:01 | 조회 : 2,56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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