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휘날리면 그대가 떠올라. (원희과거)


이성계가 고려를 멸망시키고 건국한 나라인 조선. 현종이 나라를 다스릴때. 조선에 그가 나타났다.

동양인과는 다른 환한빛을 띈 금발머리에 살기가 느껴지는 붉은색에 눈. 그는 원희였다.

하늘색 도포에 검은 갓을 푹 눌러쓴 원희는 시끌벅적한 장터를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었다.

심상치 않은 기운에 모든 서민들의 눈은 전부 원희를 향했으며 그 시끌벅적하던 사람들은 어디갔는지 숨소리를 죽이고 있었다.

“아가씨! 어디가십니까?! 윤도령께서 찾으십니다!”

“윤석? 오늘은 그만 돌아가거 일르거...아!”

한 여자가 뛰다가 원희에게 부딪치며 원희도 같이 넘어졌다. 흰색 저고리와 연분홍빛을 띄는 치마는 따뜻한 봄날씨에 잘맞았다.

"헉..! 아씨!"

그 여자의 시종으로 보이는 사람이 여자에게 다가왔다.

원희가 벗겨진 갓을 급하게 찾고 여자를 째려보았다. 여자는 여전히 부딪힌 이마를 붙잡고선 낑낑거리고 있었다.

"거 좀 비키지 그러십니까."

"죄, 죄송하옵니다..."

자신의 배 위에 살포시 앉아있는 여자를 보고는 원희는 그 여자의 어깨를 살짝 밀었다. 여자는 이제야 자신의 행동이 생각났는지 치마를 잡고는 원희의 배에서 일어났다.

원희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갓을 다시 쓰고서는 하늘색 도포에 묻은 흙을 탁탁쳤다.
여자와 그 여자의 시종은 원희의 눈치만 보며 가만히 서서 원희가 말을 할때까지 기달렸다.

"그쪽 굉장히 맘에 안드는거 아시오? 이 봄날같이 어여쁜얼굴에 선명한 핏자국을 내주고 싶은만큼."

원희의 살가로운 말에 여자는 고개를 더욱더 푹 숙이고서는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대는 이름이 무엇이오? 난 주원희라 하오."

아까보다 부쩍 다정해진 원희의 말투에 여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원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다율. 은다율이라고 합니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산뜻한 바람과 휫날리는 벚꽃잎들.

원희와 다율의 첫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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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1-13 11:21 | 조회 : 1,826 목록
작가의 말
노란대지

과거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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