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와 함께, 그가 있는 아지트라는 섬에 도착했다. 이제 나는 더이상 그를 떠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제 그가 없이 사는 것은 두려우니까.
그만큼 내가 그를 그렇게나 사랑하게 되었단 말이겠지.
" .....시크 무온? "
그런데, 다른 해적들이 향하는 곳과는 달리 전혀 다른 곳으로 나의 손을 잡고 데려갔다.
" ....누구? "
눈 앞에 보인건, 연분홍빛이 나는 벛꽃처럼 아름다운 긴 머리카락에 다홍빛 눈동자였다. 그리고 가녀린 몸과 무엇인가 상냥해보이는 미소를 띄우고 있는 아주 예쁜 여자가 눈에 밞혔다.
" 유제르안. "
그리고 이 여자는 시크 무온인 그를 부르는 것만 같았다. 실질적으론 그와 이 여자는 전혀 닮은 구석이 없어보였다.
" 라노스테는? "
" 곧 올거에요. 어머니. "
모자라기엔 너무나도 닮지 않았다. 전혀 닮은 구석이라곤 일단 겉모습에선 찾기가 힘들다.
" 안녕하세요? "
그리고 이 아름다운 여자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낯설었다.
" 유제르안....아니 시크의 친모인 에페리아라고 해요. "
" .....에페리아 황녀님? "
" 저를 아시던가요? "
어찌 모를 수가 있겠는가. 설마 그가 말한 그 비밀이란 점이 황녀는 실종된 것이 아닌 납치....는 아닌 것 같지만, 이곳에서 사는 것이었던 건가?
" 저는....전직 해군이라서..... "
" 그렇군요. 저는 제국보다 이곳이 좋아서 말이죠. 제 며느리인가요? "
" 아..... "
어찌할바를 몰랐다. 갑작스런 말들에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백지가 되는 것만 같았다.
" 결혼할 여잡니다. 어머니. "
그리고 마무리해준 것은 사랑하는 남자다. 어쩔 때는 무심하지만, 이럴 때는 상냥하도록 세심하다.
" 그러니? 아....라노스테! "
상냥하고 조용할 것만 같았던 그의 어머니는 그의 아버지를 보자, 달려갔다. 어떻게 보면 저런건 이 남자와 닮은 구석일지도 모르겠다.
" 에페리아! 몸은.....? "
" 안에서만 있으면 답답해요. 라노스테. "
따뜻하고 화목해보이는 가정이었다. 나에겐.....단 한 명 밖에 남질 않았는데, 그 단 한 명과도 이제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 들어가자. "
나의 어깨를 살짝 감싼 채, 미소를 띄우며, 나를 데리고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품 속은 따뜻했고 온기가 가득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너무나도 좋았다. 사랑때문에 콩깍지라도 끼인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가 너무나도 좋다.
" 사랑해. "
그의 입에서 나오는 낯간지러운 말들이 이젠 익숙해졌다. 그리고 그가 고개를 천천히 숙이곤 나에게 입을 맞췄다.
그런 그와 떨어지기 싫어, 나는 그의 목에 팔을 휘감아 그에게 더 밀착했다.
" 나도 사랑해요. "
그의 미소가 더 온기있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