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머리가 지끈지끈하며 아파왔다. 어제부터 계속해서 무리(?)했던 탓이었을까?
" 아니 왜 지치지도 않아?! "
이제 참다참다 더 이상은 못해먹겠다. 이건 내가 더 이상 견딜 수 있는 체력이 남아나지를 않으니까.
" 아니 지치긴 커녕 왜 지치는 기색도 없는거야?! "
정말이지 지치는 기색도 없이, 날 아주 그냥 잡아먹을 것만 같은 그런 눈빛으로.....그럴 것만 같은게 아니라.......흠흠....
" 싫어? "
그리고, 저렇게 강아지처럼 귀엽게 행동하면 차마 말도 할 수 없었다. 저렇게 물끄럼히 바라보면 정말 없던 마음도 생기는 것만 같은 착각이 일어나는 듯 싶었다.
" 싫다고는 한 적 없어요. "
그저 꽤나 힘들고 지친단 그런 것만이 느껴질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저 딱 그정도의 느낌일 뿐.
" 그럼 계속해도 된다는 거지? "
" 아니 아까전에도..... "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뜨거운 그의 입술이 덮쳐와 그녀의 뒷 말을 삼켜버렸다.
뜨겁고도 달콤한 그의 입술이 농밀히 움직였다. 그의 손은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고, 그녀 역시 그의 품에 안긴 채, 그의 손길과 그의 입술을 받아주었다.
" 이제 나랑 돌아가자. "
그는 어디로 돌아가자는 것일까....
" 우리가 지내는 섬으로. "
그가 지내고 그의 해적들이 지내는 섬나라. 그들만의 도시같은 곳.
생각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그가 말을 끝내고, 그녀의 맨살을 쓸었다.
" 잠깐..... "
" 왜? "
" 지치지도 않아요? "
" 응. 너니까. "
얼굴이 화끈거렸다. 부끄러웠다.
" 시크 무.....온.....? "
" 눈 감아. "
그의 뜨거운 입술이 나의 입술에 닿았다. 그의 숨결이 한순간에 느껴졌다. 그의 숨결은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다.
" 도망가려고 하지마. "
그가 원하는 소망이란 것이 느껴졌다. 그는 내가 그 때처럼 예전처럼 그의 품을 벗어나려고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표정이 애처로웠다.
이젠 그를 떠나지 않을 생각이다. 이젠 깨달았으니까. 정말 이 남자가 좋단 것을 확연히 깨달았으니까.
" 나 너 없이 이젠 못살아.... "
" 시크 무온... "
그렇게 강해보이고 피도 눈물도 없을 것만 같던 그 남자가 이리도 여린 마음을 지녔단 것이 적응이 되지를 않는다.
" 너가 내 옆에 있겠다면, 너가 날 벗어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지킨다면 너에게 비밀을 알려줄게. 어차피 계속 숨길 수도 없는 것이니까. "
" 뭔데요....? "
" 그곳으로 가보면 알아. 너도 알다시피, 제국의 황녀가 실종되....아니 죽었단 사실을 알잖아? 그거 다 거짓말이야. 정확히는 제국에서는 실종 상태일 뿐이지. "
의미심장한 말들이었다. 하지만, 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대충은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지금 제국의 황녀의 행방을 알고있단 것. 그리고 제국의 황녀님과 이 남자와는 어떤 관련이 있단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