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해피엔딩

1년 뒤-
"수랑아 나 출근할게!"
"공현아, 가방! 가방!"
"엌 맞다 고마워"
"가기 전에!"
쪽-
"모닝키스!"
"에이, 이건 키스가 아니지!"
아, 진짜 송수랑. 나 지금 바쁜데...
곧 투덜거리던 공현이 깊숙히 수랑에게 입 맞춰온다.
길고 긴 키스가 끝나고,
"모닝섹스까지 가볼까?"
"하아..하아..나 출근!"
"아, 맞다. 돈 잘 벌어 와 서방~"
으휴, 내가 쟤한테 음기를 다 빼앗기는게 틀림없다니깐.
"다녀올게!"
숨가쁘던 출근 전쟁이 끝났다. 아침마다 전쟁이다. 이리저리 빼먹는건 기본이요, 때때로 키스를 요구해오는 수랑이 난감하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싫다는건 아니지만, 으흥.
벌써 1년이 지났다. 공현을 다시 만나고 다시 사랑하고 떠나오기까지. 그렇다고 후회하는건 절대 아니다. 다만, 텅 빈 집을 홀로 지키는게 싫을 뿐이지.
"으챠차, 내 일 하러 가야지."
전업작가로써 베스트셀러를 낸 뒤, 난 프리랜서로 직업을 바꾸었다. 수입이 0원이어도 별 상관 없다. 공현이 사장이니, 내가 하고싶은 대로 막 살아도 공현은 허허 웃으며 지켜봐주겠지.
지난 1년간 그들에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공현은 혐의가 풀리자마자 스위스 은행 계좌를 털어 미국집을 다시 사들였고, 합병을 성공시키고 현재 리하그룹의 사장직에 올라있다. 회장은 당연히 보스와 강현. 보스를 설득한 공현은 그 공을 인정받아 사장직에 올랐다. 이제, 네 사람 앞엔 꽃길만 펼쳐질 것이다.
"강현!"
"왜 부르십니까?"
"아, 뭐야~ 반말 하래도!"
"풋, 네네 그럽죠"
아프던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며 상처를 치료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을 속삭이며, 서로가 아팠던 흔적을 지우고 있다. 공현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빌었다.
상현에게 아팠던 강현이나, 공현에게 아팠던 보스나 둘다 행복하길. 아프지 말고 헤어지지도 말고 그냥 알콩달콩 살길. 더 이상, 나로 인해 아파하질 않기를 진심으로 빌었다.
그날 밤-
"공현아, 내일 무슨 날이게?"
"움?"
우물우물 밥을 먹다가 갑자기 말하는 수랑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상하다, 내일은...
"만난 지 1년째 되는 날인데, 몰랐단 말이야?"
"크..크흠.. 바빴잖아. 쫌 봐줘~"
"흐응~"
생각해볼게, 하는 표정으로 새침하게 얘기하는 수랑이 귀엽다.
"선물은 뭐 줄까? 뭐, 받고 싶은거 있어?
"공현이랑 데이트! 미국 와선 한번도 못 했잖아"
"좋네, 데이트. 어디로 갈까?"
"멀리 가지 말고, 근처에 구경 갔으면 좋겠는데..."
"기다려봐, 일단 나 내일 갈 수 있는지 볼게"
"응응!"
스케줄표를 확인하던 공현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어, 뭐 이 정도는 미루면 되겠다."
곧바로 보스에게 전화를 거는 공현. 받지 않은 전화에 의아해하다가 시계를 본다.
"풋, 둘 다 열일하고 있나보네. 그럼, 놀려볼 겸 강현이 형한테 전화해볼까?"
뚜르르- 뚜르르- 뚜르르- 달칵-
"어, 여보세요?"
"헉..헉.. 왜! 나 바쁘다!"
"보스 잡아먹느라고?"
"아니, 얘가 오늘!"
수화기 너머로 고래고래 고함치는 강현의 목소리가 들리고, 그뒤로는 보스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흐응.. 부끄러워..얼른 끊어.."
"아, 아직 시작은 안했나봐, 보스 목소리가 멀쩡한걸 보니"
"용건"
"나 내일 빠진다고. 1주년 기념"
"알았어, 끊어!"
뚝 끊긴 전화에 공현이 어이없는 실소를 흘렸다. 잘, 먹혀든건가?
그날 점심시간-
"공현아... 요즘에 강현이가아..."
"섹스 잘 안해준다고요?"
"쉿, 쉿! 뭘 그렇게 큰 소리로!"
"어차피 우리밖에 없는데..."
"그래도!"
"왜 그런지 모르죠?"
"어, 왠지 아는거야?"
"당연하죠, 알고 싶어요?"
"왜 그런거야?"
"사실은..."
공현이 씨익 웃었다. 마치 개구장이처럼!
"안 꼴려서 그렇다고?"
"요즘 자극이 안 되서 그래요"
"그...그럼 어떡해..?"
"제가 듣기로는 형은 당당한 남자를 좋아한대요. 먼저 들이대본적 없죠?"
"으응...그렇긴 한데.."
"이렇게 해보세요"
소곤대며 알려준 내용으로 정말 실행한 모양이다.
"강현아, 얼른 나 해줘"
칭얼거리는 보스를 어르고 달랬다. 얘 진짜 왜 이러지?
"좋아, 내가 박히러 가겠어"
"어??"
넥타이를 끌어당겨 입술을 맞대었다. 입술을 햝다가 귀를 앙 물었다.
"보스, 나.. 많이 노력했다? "
"얼른..."
그렇게 사무실이 후끈 달아올랐다.

"읏챠!"
전화를 끊은 공현은 밥을 먹던 수랑을 들어 욕실로 들여보냈다.
"뭐야, 나 아직 밥 다 안 먹.."
"우리도 한 판 뛰자구, 내일이 일주년이잖아! 깨끗이 씻고 나와! 내가 밥상 치울게!"
"칫, 알았어"
열심히 밥상을 치운 공현은 또다른 욕실에 들어가 씻고 나왔다. 안방에 다리를 꼬고 요염하게 앉아있는 수랑을 보고, 확 열이 오른 공현은 그대로 수랑의 입술을 덮쳤다. 입술을 떼고는 달콤하게 속삭인다.
"사랑해, 수랑아"

2
이번 화 신고 2016-12-07 15:33 | 조회 : 2,734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딱, 맞춰졌네요 다행히도!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