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침대에서

늦은 밤, 꼬물꼬물 침대로 들어간 수랑은 공현이 냄새로 가득찬 방에서 웃고 있었다.
오늘은 같이 자야지, 하는 마음으로.
그러다가, 숨겨놓은 사진 생각에 이리저리 방 안을 뽈뽈 거리며 다니다가, 옷장에 쿵 하고 부딪혔다. 위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리본이 수랑의 머리 위로 떨어져, 수랑을 감쌌다.
"아우/// 이거 어떻게 푸는 거야.."
이리저리 몸을 돌릴 수록 더 엉키는 리본들에 수랑은 짜증나서 투정을 부렸다.
마침 샤워를 하고 나온 공현이 그 모습을 보고 풋- 하고 웃었다.
"아 웃지마."
"아하하- 수랑이 고양이 같아. 어쩜 이리 귀여워?"
그러면서 볼에 촉-하고 뽀뽀를 해온다.
"이거나 풀어줘///'
"풀어주면 뭐할건데?"
"내일 데이트 가자!"
집돌이였던 수랑 탓에 둘의 데이트는 항상 집이였다.
"에이... 또 집?"
"아니 놀이 공원!!"
좋아! 를 외치며 수랑을 침대로 옮긴 공현은 수랑의 몸에 묶여 있는 리본은 하나씩 하나씩 풀어냈다. 자꾸만 스치는 손길에 수랑은 자신의 몸이 달아오름을 느꼈다.
끝끝내 다 풀어내버린 공현에게 수랑은 애교를 부렸다.
"공현아~ 나 언제 박아줄거야?"
노골적으로 수위를 요구하는 수랑에게 공현은 난처하다는 듯이,
"박는 거 뭐야?"
하고 순진무구하게 물어온다.
"흥칫.. 모르면 됐어"
"아구, 우리 고양이 왜 이리 까탈스러워~"
하며 폭, 안아주는 공현을 미워할 수가 없다.
"나 고양이 아니야"
웅얼거리며 말하니까,
"그래 잘자 우리 야옹이"
하며 이마에 버드키스를 남긴다.

'웩 지X 떨고 있네.'
공현의 무의식 저 편에서 이 모든 상황을 보고 있던 상현은 어이 없다는 듯 웃었다.
'아니, 쟨 뭐가 그리 소중하다고 쪽쪽거리고 앉아있어?'
솔직히 다 알고 있으면서, 하며 입을 삐죽거린다. 무의식에 앉아있으니 당연히 공현이 어떤 마음인지는 안다. 근데, 저렇게 교태 부리는 연인을 두고 20살이 되어야 하겠다고? 그건 소중히 대하는 게 아니고, 서로에게 고문이지. 생각하며 상현은 슬슬 나갈 준비를 했다. 잘 알고 있다, 자기가 나갈 수 있는 건 공현의 영혼, 의식이 기절하거나 죽었을 때 뿐이란 걸. 그런데도 미련하게 매일매일 나 갈 준비를 하는 건 하현, 단지 그를 보고 싶어서 였다. 지금은 강현이라는 이름아래 자신에게 형이라고 불리는 사내. 그를 깔 때 마다 얼마나 행복 했던지. 지금은 아니다. 자신의 몸이지만 자신의 몸이 아닌 그 이중성을 보때마다 허탈하고 아쉬운 마음 뿐이었다. 이제 자신은 몇 달 뒤에면 ..... 할것이다. 그 전에 그를 한번 안아보고 싶다. 정말 사랑했다고, 사랑한다고, 먼 미래에도 사랑하고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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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0-30 14:17 | 조회 : 3,849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에이.. 다 알아요.. 19금 생각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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