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혜나] 여름날, 실로 흔히있는 무언가.

*이영싫X카게프로 크로스오버입니다
*나중에 수정가능성 있습니다..! 실은 혜나시점 써야되는데 귀찮아서 안썼거든요((인성 쓰레기))



「여름은 싫어. 그야, 더우니까?」


8월 17일 오후 12시 30분경.


스푼 앞의 한산한 공원, 한여름이라는 계절에 어울리는 시끄러운 매미소리와 여러사람이 일사병으로 실려갈듯한 느낌의 여름 햇살이 피부를 뚫을듯 내리쬐어왔다.

"덥다..."

오랜만에 휴식이라는것을 만끽하여 혜나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여름은 싫달까."

에? 반사적으로 튀어나간 물음에 혜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혜나는 미친듯이 내리쬐는 햇빛에 한참동안 하늘을 응시하던 붉은 눈을 찡그리며 손으로 햇빛을 가리곤 말했다.

"..덥잖아."

"......그러네."

중얼거리며 바라본 곳에 있던것은 붉은눈의 검은 고양이 한 마리.
짧게 냥- 하고 울부짖으며 어딘가 따라오라는듯, 유유히 공원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따라갈리 만무.

혜나는 가만히 벤치에 앉아 죄없는 땅을 발로 차대며 미지근해져버린 물을 들이켜고 있었다.

"슬슬 사사선배 마중갈까?"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됬나?"

핸드폰을 한번 확인해본 혜나는 벤치에서 일어나 반쯤 뛰어가기 시작했다.

아까 그 고양이를 따라가듯, 같은 장소로.

순식간에 붉은색으로 바뀌어버린 신호등과, 그 맞은편에 보이는 검은 고양이 한 마리.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순간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은 아무리 현실이라고 주장을 해도, 믿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하늘로 흩뿌려지는 피와, 힘없이 부딪혀 날라가는 분홍색 머리의 익숙한 여자아이.

한순간, 당황한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장난이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눈을 뜨고 바라본 그곳에는 이리저리 힘없이 꺾여버린 혜나의 모습만이 있었다. 순간 눈 앞이 아찔해지며 몸이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잠시 눈 앞에 보인것은, 아까 그 고양이의 뒤로. 거짓말같아보이는 커다란 아지랑이.

그 아지랑이는 마치, 「거짓말이 아니야.」라며 나를 비웃는듯 했다.



* * *



시계바늘소리에 눈을 떴을 무렵, 핸드폰 속의 시간은 8월 16일, 오전 12시 30분경을 가리키고 있었다

"..꿈..이려나."

늦은 시간임에도 창 밖에서부터 울려퍼지는 매미소리는 방금 꾸었던 꿈을 기억하게 해주었다.

그래, '꿈'이 틀림없을, 그 끔찍한 기억을 말이다.



* * *



한산한 공원, 어제의 꿈을 다시 상기시켜주는듯한 매미소리와 따가운 여름 햇살이 피부를 뚫을듯 쬐어왔다.,

낯익은 꿈속의 풍경와 매미소리.
무언가 나에게 똑같은 일이 벌어지리라는것을 암시하는듯 했다.

"..오늘은, 먼저 스푼 안에 들어가 있자."

".."

웬일로 대답이 없는걸까,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것보단 어제의 꿈이 더 신경쓰였다.

무슨 일이 일어날까,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혜나의 손을 꼬옥 잡은 채 스푼으로 향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슬슬 스푼 건물이 보일 무렵. 긴장이 어느정도 풀어져 있었던 탓이었다.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모두 입을 열고 위를 바라보고 있던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무언가 길쭉한 원통형의 그림자와 함께 무언가 떨어지고 있음을 깨달은 직후, 피부를 꿰뚫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낙하한 쇠파이프가 혜나의 몸을 관통했다.

당황하길 잠시, 어디선가 본 듯한 부자연스러운 아지랑이가「꿈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비릿한 피냄새를 풍기며 쏟아지는 피와 반복해서 울려퍼지는 사람들의 비명소리 사이에서 바라본 혜나의 모습은, 어딘가 안도한듯이 웃고있는듯 했다.



* * *



몇번이나 반복해도, 끝나지 않는다.

어떤 방법을 쓰던간에, 혜나는 8월 17일. 12시 30분경에 죽는다.

몇번이나 반복했는지 알아차릴 수 없는 시간들을 기억해냈다.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결말은 이미 오래전에 알게되었다. 다만 그 결말을 받아들이지 못했을 뿐.

하지만 이제는 피할 수 없겠지.

셀수없이 많은 나날들이 반복된 이 여름날들을 이제 그만, 끝내려 한다.



* * *



팟, 하고 밀쳐낸 순간. 트럭에 부딪혔다.

바람에 얇은 종잇장이 흩날리듯, 몸이 힘없이 붕 뜨였다
붉은 피가 흩뿌려지고, 너의 눈동자에 삐걱이는 몽이 반사되는듯 했다.

무언가 불만있는듯한 표정을 짓는 아지랑이에게 「꼴 좋다」라고 비웃었더니,

점점 의식이 멀어져가며 흔히 있는 여름날의 일이, 그런 무언가가 지금. 이곳에서 끝났다.


Eplioge-

다시 눈을 뜬 8월 16일의 침대 위.

붉은 눈동자의 소녀는 그저 무릎 사이에 뺨을 묻은 채로 「또 실패했어.」라며 중얼거릴 뿐이었다.

아악 삽화추가 사이즈 줄이기 귀찮아요오... 폭스툰 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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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17 00:53 | 조회 : 1,736 목록
작가의 말
설예

밍ㅇ나 히사시부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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