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豫知) (一)

/마을

“으…으..”

고요한 듯한 마을에 어떤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눈을 감고 있는 여자는 잠을 자는 듯 했다. 여자의 이마에서는 식은땀 한 줄기가 내려왔고 고통스러운 듯 여자의 미간은 찌푸려져 있었다. 꽉 쥔 손에서는 미세한 떨림이 보이기도 했다.

“이…럴리는….으…허억!”

갑자기 여인의 몸이 일으켜졌고 그녀의 눈이 열렸다.

“환해 씨! 괜찮은 거에요? 무슨 식은땀을 이렇게……”

갑자기 다가온 사내의 얼굴에 잠시 놀란 듯이 움찔한 환해는 사내의 정체를 확인하고 이내 진정이 됐다.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사내는 신령이라고 소개 받았던 강휘라는 신령이었다.

“하아…전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빨리 홍령을…… 그리고 다른 신령들을 불러야 합니다. 어서!”

“지금요? 아직 축(丑)시에요. 아직 다 자요. 게다가…”

“그냥 빨리 가서 깨우세요!”

갑자기 소리를 지른 환해가 무서웠는지 강휘는 재빨리 나갔다. 그리고 덩그러니 혼자 방에 남은 환해는 여전히 불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려 하는거지…?”

/종무해(終無海)

“장군! 벌써 1주일 넘게 돌아다녔는데 진전이 없습니다. 이제 그만 돌아가시는 게 어떨는지……”

“아직 종무해의 반도 못 돌았다. 혹시 모르지 않느냐.”

아무도 없는 듯 한 바다에 갑옷을 입은 사내는 바로 홍령의 스승인 백율 장군 이었다. 그의 곁에 있는 두 병사들을 지친 기색이 엄청났다. 종무해를 한 번 돌고 궁으로 돌아갔을 때 왕은 백율에게 다시 나가 조사를 해보라고 시켰고 충성심 하나는 기가 막히는 백율은 바로 짐을 싸서 종무해로 조사를 나왔다.

“바다가 얼마나 넓은 지 모르지 않습니까!? 이제 그만 돌아가시지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조금 으슥한 느낌도 들어요……”

“이런 겁쟁이! 네가 그러고도 명주국의 병사란 말이냐? 빨리 노를 저어라.”

큰 소리로 용감하게 말한 장군이었지만 그의 눈동자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진짜 조금 무섭기는 하네…… 이러다가 여기서 영영 길을 잃는 거 아닐까?’

갑자기 든 생각에 겁이 먹었는지 장군은 배를 돌리고 다시 육지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제 그만 돌아가자. 아무래도 더 이상의 진전은 어려울 것 같다.”

신이 난 병사들은 힘차게 노를 젓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시간을 저었을까…… 평소보다 멀리 온 탓인지 육지는 계속 보이지 않았다. 노를 멈추고 잠시 휴식을 취하던 병사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으아…… 날씨 좋다! 그냥 여기서 잠이나…… 어…어? 저게 뭐지?”

하늘을 올려다보던 병사의 목소리는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고 백율과 그 옆에 있던 다른 병서도 하늘을 보았다.

“장군……저건 설마?”

“신력……을 가지고 있는 사내와 여인이다!”

그리고 바로 자신의 활을 꺼내더니 사내의 다리에 쏘았다.

“아악! 하예!!!!”

사내는 조금씩 추락하기 시작했고 여자는 그를 구하려 하는 듯 했지만 소년은 이내 바다에 빠지게 되었다.

“빨리! 노를 저어! 아이를 건져야 한다.”

멀리서 보기에는 다 큰 사내로 보였지만 가까이서 보니 자신의 주군보다도 어린 소년이었다. 재빨리 노를 저어서 소년을 건지고 약병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약이 귀하디 귀한 신초(神草)가 주재료로 만들어진 것을 기억하자 장군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나라에 셋 밖에 남지 않은 약 중 하나인데……그래도 아이를 살리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바로 약을 아이의 다리에 바르기 시작했다. 고통스럽게 일그러졌던 소년의 얼굴은 조금씩 풀어지더니 편안한 얼굴로 잠이 들었다.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을 지……”

뒤로 돌은 백율은 소년과 함께 날아가던 여인을 바라보았다.

“이 아이……신력을 가진 사내아이……. 잠시 추연궁으로 가주시겠습니까?”

“궁……? 궁은 안됩니다. 노와님께서 궁으로 돌아가시면 큰일난다구요.”

“그렇다면… 죄송합니다.”

백율은 여자의 얼굴에 하얀가루를 뿌렸고 여자는 갑자기 앞으로 쓰러졌다. 수면가루에 의해 잠이 들었다.

“이제 진짜 궁으로 돌아간다.”



0
이번 화 신고 2016-02-09 00:21 | 조회 : 2,005 목록
작가의 말
넘나조은거

잘 부탁드려용! 오타 있어도 이쁘게 봐주세요~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