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이는 집으로 돌아왔다. 숙제를 다 끝냈는데도 잠이 오지 않았다.
혹시 지혜가 죽은 것 때문인지 해서 일기장의 첫 장을 펼쳐 보았다.
2014년 1월 1일 수요일
새해를 맞아 일기장을 샀다.
내 동생은 두 살이 되었다. 이제 서 있을 수도 있다.
예전엔 나도 그랬겠지? 나도 그때는 겨우 서 있을 수 있었겠지?
그 후, 걸어 다니고, 뛰고, 말하고.... 그렇게 14년이 흘렀던 건가?
두 달만 있으면 중학교에 들어갈 텐데 난 키가 너무 작은 거 같다.
이 두 달 동안, 키가 150cm가 넘길 빈다.
하지만 절대 안 넘을 것 같다.
두 달 동안 어떻게 5cm를 크냔 말이다.
안 그래도 키 작아서 서러운데 엄마는 계속 키나 크라고 한다.
나도 키 컸으면 좋겠는데... 키 작은 내가 너무 싫은데...
유림이랑 10cm 넘게 차이 나는데...
언젠가는 유림이를 내려다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