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빵

“······아리아.”

나의 친 아버지인 사람은 나의 이름을 나지막히 불렀다. 나도 아빠라고 부르고 싶었다. 내 인생의 대부분은 아버지라는 사람을 잊고 살았다. 그러니까, 꿈이라도 아버지를 아빠라고 불러보고 싶었다. 하지만 입이 움직이지 않고 이 공간은 크게 흐트러지며 침대에 어느새 누워 있었다.

“······일어났느냐? ―그렇군. 괜찮단다. 아가야- 오래 잠들어 있다가 깨어나서 그러니, 이제 내가 바로 내········.”

나에게 말을 건 것은, 안경을 안 쓰신 스승님. 그 보랏빛 눈이 소름끼칠 정도로 차가웠다. 입은 웃고 있으면서 눈은 하나도 웃고 있지 않아. 나한테 왜 그래. 이런 기억 필요 없다고. 그냥 나를 내버려둬······.

“곧 돌아올 거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지금 나에게 와줘요.

* * *

갑자기 시야가 바뀌었다. 여기는, 스승님의 집. 저기 소파에는 어린 시절의 내가 앉아 작은 인형을 만들고 있었다. 저게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만든 인형이었지.

“―아리아!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가!!”

저 말은 내가 등록 서를 낼 때 기억인건가.

“등록 서에 여기 「가족」칸이 비었잖나! 왜 아무것도 안 썼나!”
“뭐, 그건 필수가 아니라고······.”
“자식새끼 키워봤자 아무 소용없다더니·······.”
“푸흐읍!! ―누가 자식입니까?! 누가!!”

저때 당황해서 마시던 차를 뿜어 버리기까지 했지 뭐. 이것도 나름 추억인 건가. 말은 안 나오지만 움직일 수는 있네.

“······뭐, 괜찮아. 나 상처 안 받았어. 걱정하지 마.”
“안 해요. 안 해.”
“까짓것 내가 쓰면 되네. ―아리아, 앞으론 이런 거 있다면 비워 두지 말게.”

스승님이 펜을 들고 그 종이에 무언가를 적는다. 나는 옆으로 걸어가, 그 종이에 무엇을 쓰는 지 바라보았다.

「 아루인 폰타로 하델리오 - 똑똑하고 멋진 오빠☆ 」

『 내가 그랬잖니. 우리는 가족이라고, 절대로 잊지 말려무나. 』
.
.
.
『 ―알겠지? 』

심장이 아려온다. 눈이 타들어갈 듯이 아파온다. 그 고통 속에도 누군가가 기억나. 까먹을까. 잊어버릴 까. 나는 고통이 심해지는 와중에도 입을 열었다.

「 디오루그. 」

* * *

정신을 차리자, 어느새 각성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고, 나와 루드. 아니 그는 벽에 묶여있는 스승님과 마스터를 바라보았다.

“크하하! 검은 마법사-! 인형의 마법사-! 역시 자네들이었어!! 바로 자네가 우리에게 새로운 답을 줄 존재들이 맞았던 거야!! 어서······! 어서 보여주게!! 자네들 속에 숨겨진 그 힘―”

나는 저 시끄러운 할아버지에게 손가락 총을 만든 후에 겨누었다.

“빵.”

그 순간, 손가락 끝에서는 하얀 섬광이 날아가 저 할아버지의 심장을 관통했다. 그리고 시선은 다시 스승님에게로 향했다. 심장 소리가 내 귀에 너무나도 선명하게 들렸다.

「 ·······나의 형제. 」

우리는 디오루그에게 마력 장을 부술 것을 명령했다.

「 ·······디오 루그. 멀리 보이는 숲에 마력을 가진 인간들이 모여 있다. 그들에게 마스터와 스승을 맡가고 돌아 와. 」
「 무슨 일이 있다고 해도, 살리라고 하세요. 절대로 죽게 둬서는 안 돼요. 」

그리고는 디오의 등에서 떨어지며 눈을 감았다. 아직도 온몸이 불타는 듯 아프다. 직감적으로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점점 약해질 것이라는 걸.

「 역시 그 구나······. 」
「 ······. 」

떨어지면서 그를 바라보다 우리를 잡는 누군가가 있었다. 누구긴- 시크무온이지.

“―이제는 아주 공중에서 떨어지는 걸 새로운 취미로 만든 모양이지?”

그리고는 바로 시크무온을 쳐냈다. 머릿속은 너무나 시끄러웠다. 흐느끼는 소리와 함께 나에게로 향한 사과의 소리가 계속 울려 퍼진다. 뭐가 미안한 건데. 이 목소리의 주인은 제대로 모르지만 내 안에 있는 것 같네.

“너희. 눈깔이 왜 그 모양이야?”

「 ·······협회의 시크무온, 뒤쪽 방향의 오부 탑 건물 지하에 헬리오스 학생들이 같혀있다. 가서 구해. 조금 힘들겠지만 너라면 잘할 수 있을 거다. 그럼, 가지. 」
「 ·······응.」

우리는 시크무온을 내버려두고, 메르디스가 있는 곳으로 가, 메르디스를 쳐다보았다.

「「 메르디스 」」

「 이리 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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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2-12 01:20 | 조회 : 1,898 목록
작가의 말
백란l

윽 저 막 순위 차트에 올라간 거 보고 싶은데 만약에 다시 올라간다면 캡쳐해주실 분....큽 보고 싶다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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