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4.



















슈라이는 이 상황이 도저히 이해 되지 않는다. 화선의 어린아들인 권후와 저 새벽이라 일컫는 남자. 셋이서 나란히 앉아 무엇을 떠드는지도 모르겠다. 새벽이 끝나는 아침의 시간이 되자마자 새벽은 곤히 잠들어 있던 슈라이와 권후를 끌고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 냈다. 짜증이 몹시 올라와 찌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새벽을 바라봤다.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 평온하기 짝이 없는 얼굴.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발장난을 치는 권후. 그리고 머리를 부여잡는 자신. 뭔가 심각하게 아이러니 하네, 싶다가도 새벽을 향해 아니 꼽다는 듯 바라보았다




"뭐- 할말이라도 있으신지?"




고개를 주억이던 새벽은 제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베베꼬다 슈라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대뜸 없이 말하는 꼬라지는 그녀석을 부르란다. '그녀석'이라는게 누군데- 내가 알지도 못하는 '그녀석'이라는게 도데체 누구- 황당함으로 물든 얼굴에 새벽은 네놈들의 실체. 태양을 부르란다. 애초부터 부를 수 있었으면 불렀지. 건국아래- 아니 건국 전에도 태양의 간섭따위 없던 국간데 어떻게 실체를 부르라는 건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새벽은 깨닳았다는 듯이 아- 하는 멍청한 얼굴을 띄더니 다짜고짜 슈라이의 멱살을 잡았다. 널 죽여야 오려나. 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에 새벽의 손을 뿌리치려 했다. 뿌리쳐야 하는데- 도통 빠지지 않는 손에 멍청해지기 시작했다.










달그락, 물건이 떨어지고 구르는 소리에 자신을 향해 바라보던 화선의 얼굴이 떠올랐다. 고통으로 물들어 겁에 질린 얼굴. 새벽달에 비춰진 화선은 죽어가는 모양세를 하고 있었다. 마지막이- 그 마지막이 끝없이도 다가오는구나. 멈춰지지 않는 '마지막'이라는게 이렇게도 서글플 뿐, 어떻게서든 잠깐이라도 찰나의 순간이라도 멈추고 싶은 마음이였다. 이러한 마음이 드는 것도 이해되지 않지만 그간 정이라도 들었나- 싶었다 고통에 쓰러진 화선을 들어 안고 겹겹히 쌓이고 쌓인 결계를 치고 화선을 내리 눕혔다. 아아- 이 가냘프고 미련한 인간을 , 자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새벽의 힘이 이 새벽의 왕에게서 떠났다, 하얀 머리칼이 그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하얀 실타래는 엉키고 섥혀 있다. 새벽은 고통스러웠다. 이렇게도 고통스럽고 아픈, 새벽은 처음이리라- 자신은 생각했다. 그 이후, 화선의 아들을 본적이 없다는 것을 깨닳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어리석이 왕이 이렇다 하면, 권후 그 아이마져 똑같은 상황을 겪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권후에게 가는 걸음은 질퍽거리는 진흙길 같았다. 손가락을 까닥이며 움직여 어린세자의 문을 열었다. 색색 거리면서 곤히도 잠든 아이의 숨소리. 새벽의 힘이 제대로 전승 되지 않는 작은 새벽의 힘이 머물고 있었다. 하얗게 질리지 않는 머리칼. 남푸른 머리칼- ? 새벽의 머릿속은 물음표로 가득했다. 마지막-? 아니야 이 아이는 아직 전승 되지 않았음에 분명했다.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그저 화선 그 본인자체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새벽의 머릿속은 온갖 물음과 답이 가득찼다. 세네살배기의 몸안에는 자신의 힘이 새싹이 트기전 씨앗마냥 웅크리고 있었다.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다. 자신이 도운다면, 이 아이가 다시 이 새벽의 나라를 , 저 가냘픈 새벽의 왕을 도울 수 있을까. 그간 일어난 새벽의 일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물음과 답변으로 가득했다. 태양에게 물어보자. 태양은 알 고 있을 것이다. 그 녀석이라면 이런 일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알고 있을 것이다. 태양이라면. 그래-, 태양이라면










-










"태양을 당장 불러 태양의 아이야."

"그렇게 말씀하셔도 도통, 이해할 수 없는데"

"...... 죽여야하나"




앞에 공백은 지워주시고 말씀을- 한숨을 크게 내쉰 슈라이는 제 손끝에 넘실거리는 태양의 힘을 응축시켰다. 될 진 모르겠지만 될데로 되라지 하며- 큰 힘을 모으자 검지 손가락만한 여자 아이가 금빛을 띄며 웃음을 띄며 새벽의 주변을 팔락였다. 은빛, 금빛- 찬란한 빛을 띄며 새벽의 주변을 돌던 여자 아이는 슈라이의 정수리에 앉아 새벽을 멍청이- 라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슈라이,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태양을 부를 정도는 안되는 미천한(새벽의 주관적인 기준이였다)힘 주제에, 이러한 전달자만 부르다니- 꽤나 힘을 썼다는 듯 슈라이는 식은땀을 흐르며 있었다. 이러한 관경을 바라본 권후는 그저 우와우와 거리면서 두 손바닥을 마주치며 신나있었다.




- 왜 , 불렀어 새벽. 그리고 내 아이를 괴롭히지마

"알고 있으면서 물어보지마, 그리고 실체를 들어내 개자식아."




자그마한 여자아이는 슈라이가 제법 소중하다는 듯 슈라이의 볼에 제 몸을 기대 껴안았다. 싫어- 실체를 들어내면 이를 들어내고 싸울꺼잖아 싫어- 절대 싫어. 라며 칭얼거렸다. 징그러운 놈, 이라며 콧방귀를 뀌던 새벽은 여자아이의 머리칼을 잡고 들어 올렸다. 실체를 들어 낼래, 아니면 이 자식의 사지를 잘라내서 금국으로 던져 줄까? 라는 살벌한 목소리를 내며 비식거렸다. 아침이 지나고 해가 머리 위에 뜰때 오지, 그리고 내 아이를 괴롭힌다던가 못살게 군다던가 하면 안올꺼야. 흥, 하니 귀여운 목소리를 내며 금빛이 가루가 되어 휘날린다. 여자아이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지친 슈라이는 의자에 털석 주저 앉았다. 귀찮은데 중간에 낀 기분이야 , 늘어진 슈라이는 권후의 머리를 쓰담이었다. 화선의 얼굴이 판박이로 남아 있는 권후의 모습은 귀엽기 짝이 없어 금빛 나비를 한두마리 만들어내어 권후에게 날리었다. 신기한지 와아, 멍청한 얼굴을 내보이며 볼을 밝혔다.




"그럼 이만 끝?"

"아마도, 태양에게 저 아이를 보여주는게 용건이였으니까. 넌 너네 나라로 꺼져"

"와- 말 심하게 하시네요 새벽"




너보다 더 할까, 라며 새벽은 으쓱였다. 화선이 문제였다. 겹겹히 쌓인 결계안에 공주님마냥 누워 있다 하더라도 새벽이 또다시 다가오면 고통이 또다시 오겠지. 나에게 그렇게 일주일을 숨기다니 멍청한 것, 미련한 것. 새벽은 권후의 겨드랑이에 손을 끼워 들어 올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그저 생글생글 웃었다. 혹시나 싶어, 화선이 쓰러진 그날을 지웠다. 여전히 건강하고 자상한 아비가 권후의 머리속에 가득 할 것이다. 그래야 한다. 그날에 있던 모든 사람에게 이 사실을 함구하기로 했으니까, 밖에 있던 권후의 선생이자 그 날에 보았던 남자에게 권후를 넘기고 새벽은 다시 화선에게 발길을 옮겼다 해가 머리 위에 뜨는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다.










-







화선, 누워 있는 화선을 불렀다. 고통이 가신 몸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비척이며 눈을 떴다. 새벽이 제 머리맡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벌떡 일어났지만 현기증에 비틀이며 바닥을 짚었다. 새벽의 평온한 얼굴에 - 못보셨겠지, 싶으며. 그 때의 그 모습은 환상이겠거니 하며 웃음을 머금었다 새벽께서는 여기서 무엇을 하는 겁니까. 화선의 물음에 새벽은 그저 화선의 이마를 제 검지를 튕구며 늦잠자는 아이를 깨우러 왔을 뿐, 이라며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봄이네요."

"그래, 봄이지"




꽃향기가 넘실거리는 바람에 기분 좋다는 듯 화선은 또다시 웃었다. 하얀 머리칼이 봄향기를 머금은 바람에 흔들렸다.




"좀 더 자둬, 조금만 움직여도 지쳐 하는 놈이."

"아- 이런몸이 익숙치 않아서 그런가 봅니다. 이젠 괜찮아요."




문장 그대로, 자신은 기막힌 회복력과 다른 인간과 다른 체력과 힘을 가지고 있었다. 순식간에 빠진 몸은 그저 평범한 인간의 몸뚱아리. 전의 체력과 힘을 . 또한 회복력을 따라잡지 못하는 몸은 쉽게 지쳐했다. 화선의 머리를 쓰다듬는 새벽의 손길에 아이가 된 기분이네요, 라며 웃기지도 않는 소리를 한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지치겠네요"

"고쳐주마. 약조 한대로 새벽이 끝나지 않도록"

"그런 일이 왔으면 좋겠네요"




이 나라를 위해서, 새벽을 위해서. 그랬으면 좋겠네요. 영양가 없는 대화를 이어가니, 머리 중앙이 뜬 태양이 보인다. 슬, 약속시간인가 새벽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녀오마, 라며 자리를 피했다. 새벽이 떠난 방안은 다시 침묵으로 가라 앉았다. 화선은 양 손을 부여잡고 또다시 울었다. 아아- 신에게 자신의 기도가 닿기를. 이 기도가 이루어 지기를 화선은 통곡하였다. 마지막이, 오지 않기를 새벽의 말대로, 이 새벽이 끝나지 않기를. 언제까지나 자신이 필요해지는 그 순간이 오기를. 이미 넘친 눈물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어리석고 약해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없구나. 자신은 이제 ─ 이 삶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갉아 먹히는 생명은 이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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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7-04 18:37 | 조회 : 713 목록
작가의 말
nic69862193

이번편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암울한 내용을 가득담고 있지만 이런게 취향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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