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 24화

어쩌다 스케줄이 겹쳐버린 세사람.

"선배님 안녕하세요."

"세현이구나. 스케줄왔어?"

"네."

유세현, 멜로, 라인은 웃고있지만 어딘가 신경전을 펼치듯 경계하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어때? 데려간 애들은 좀 괜찮아??"

멜로의 말에 세현이는 웃으면서 대답한다.

"그럼요. 누굴 키우는건 처음이지만 자신있습니다."

유세현의 당찬 말에 멜로는 속으로 생각한다.

'자신감이 넘쳐나네.'

"그러고보니 너 말이야. 지한이랑 유빈이랑 아는 사이야?"

"네?"

의외의 질문이라는 듯이 유세현은 되묻는다.

"아니 그냥 너네 셋이 필요 이상으로 서로를 견제하는거 같아서."

멜로는 정곡이지 않냐는 표정으로 유세현에게 말한다.

"뭐.. 같은 중학교를 나오긴 했죠.."

유세현은 싱긋 웃으며 대답하고는 스케줄 때문에 가봐야 한다며 가버렸다.

"대체 무슨 사이래?"

라인의 말에 멜로는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잘은 모르지만 평범한 사이는 아닌가보네."

멜로의 말에 라인은 더이상 묻지 않았다.

"이제 경연도 내일 모레인데 가르치는 애들은 좀 어때?"

"다들 열심히지. 나도 저럴때가 있었나 싶어. 너는 어때?"

"똑같지. 여기서 누구 하나 떨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우울해."

두사람은 두사람의 고민을 끌어안고 발걸음을 옮긴다.


+ 이호와의 데이트


오늘 뜬금없이 이호가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다.

"나는 좋은데..."

"그럼 가요."

막무가내로 끌고나온 이호는 익숙하다는 듯이 길을 척척 찾아서 영화관까지 도착했다.
그리고 이미 예약해뒀는지 티켓을 찾아들고 팝콘과 음료수를 사서 나한테로 돌아왔다.

'내가 안간다고 그랬으면 억지로 끌고왔으려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유하형. 무슨생각해요?"

이호의 질문에 번쩍 정신이 들었다.

"어? 아니! 영화 너무 기대된다."

"....오기 싫었는데 억지로 온건 아니죠?"

"그럼! 이호랑 영화보는거 엄청 기대돼!"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 물론 갑작스럽게 끌고나와서 당황한건 있었지만 싫은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설렜... 아니! 뭐라는거야! 정신차리자...

"그런데 주말이라 그런가 확실히 사람이 많다."

영화관엔 사람들이 북적였고 가족들이랑 온 사람들, 친구들이랑 온 사람들, 연인과 온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는 연인과 온 사람들이 꽤 많이 보였다. 무슨 날인가 싶을 정도로.

"그럼 이제 슬슬 들어갈까요?"

"응. 그러자."

이호랑 팝콘과 콜라를 나눠갖고 입장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 맨끝으로 갔다.

"어? 안녕! 이호야!"

그리고 우리 뒤로 줄을 섰던 여자들 중 이호를 알아본 한 여자애가 반갑게 인사한다.
웨이브진 머리카락을 양갈래로 묶고 엹은 화장은 자연스러워 귀여운 여자아이였다.

"안녕."

나와 있을때와는 다르게 이호는 무미건조하게 인사한다.

"너도 이 영화 보러온거야? 옆에는 누구야?"

이호는 무표정했지만 약간 짜증난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호는 잠깐 앞을 쳐다보더니 짧게 말을 하고 나를 끌고 들어간다.

"형이야."

그렇게 안으로 들어온 우리 둘은 좌석을 찾아서 앉았고 이호는 열정적으로 팝콘을 씹기 시작했다.
아직 광고가 진행중이었는데 광고가 끝나고 본편이 시작할땐 팝콘이 없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이호야..?"

내 목소리에 이호는 정신을 차렸는지 날 보며 웃는다.

"형도 드실래요?"

어색하게 웃으며 사양하자 이호는 내 반응에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죄송해요. 저렇게 아는척해오는걸 별로 안좋아해서.. 그리고 방해받기도 했고."

무슨 방해를 받은걸까 물어볼까 했지만 그냥 넘기기로 했다.

"아냐! 그럴수있지."

다시 살짝 웃는 이호를 보며 안심했다.

'기분이 다시 좋아진거 같아서 다행이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SF 판타지물을 엄청 좋아해서 꼭 보고 싶었던 영화이기도 했었고 기대만큼 엄청 잘만들었다.
중간 중간에 이호랑 눈이 마주치며 같이 웃고 영화관 사람들과 같이 감정을 공유해 즐기는게 정말 즐거웠다.

"영화 진짜 재미있었다."

"형이 좋아해서 다행이에요."

"너는 재미없었어?"

"저도 재미있었어요."

이호랑 영화에 대해 얘기할때 아까 그 여자애가 혼자서 다가온다.

"이호야!"

이호는 또다시 냉랭한 표정으로 여자애를 본다.

"다음엔 나랑 같이 영화보러 오지 않을래?"

여자애는 용기내서 말했다. 부끄러워하는게 표정에서 드러났고 이호를 정말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싫어."

"어..?"

"내가 왜 너랑 영화를 봐야하는데? 방해는 이걸로 끝내줘."

이호는 그대로 나한테 가자고 얘기했고 거침없이 영화관을 빠져나왔다.

"이호야."

"네."

"좀 더 좋게 거절했어도 되잖아."

이호는 내 말에 걸음을 멈추고 나를 돌아본다.

"형은 제가 그 여자랑 데이트라도 했으면 해요?"

"어?"

나는 이호의 질문에 당황했다.
하지만 그 여자애.. 엄청 귀엽고 착해보였는데...

"좋지않을까...? 걔 귀엽고 착해보이던데.."

이호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그대로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집에 다와갈때까지 우리는 아무말이 없었고 숨막힐듯한 정적에 이호가 말을 한다.

"형은 방해받은게 괜찮아요?"

"응...?"

"저는 안괜찮아요."

이호는 그 말을 하고 집 문을 열고 들어가버린다.
나는 집 문 앞에서 이호가 한 말을 곱씹어본다.

"진짜 어쩌지..."

마치 나를 의식한다는듯. 아니 사실... 나를 좋아한다는것쯤은...

"후우..."

복잡한 마음으로 나 역시도 이호를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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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6-26 17:05 | 조회 : 1,183 목록
작가의 말
약쟁이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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