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우리 엄마는 특이한 사람이다.

세상 그 누구도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엄마.. 그..그거 넣으면 죽을지도 몰라...!"

"응? 그치만 간장을 끓이면 단맛이 난다고 하던걸?"

"아냐!!! 간장에 치즈를 넣고 끓인 시점에서 이미 망했어!!!!"

엄마가 요리를 시작하면 언제나 괴상한 음식이 나오곤 했다.
그래서 이하 형은 아주 어려서부터 요리를 시작했다.

"흑..흐윽.."

엄마보단 나았지만 그래도 역시 요리라고 할게 못된다.

"이호형.. 나 배고파..."

그러던 어느날. 내가 초등학교 2학년쯤 되던날에 엄마도 큰형도 집을 비웠다.
큰형은 친구네서 자고 온다고 했고 엄마는 일 때문에 나갔던 그런 날이였던거 같다.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이호 형에게 칭얼거리니 이호 형은 굉장히 귀찮은 얼굴로 전화기를 들었다.

"뭐 시켜먹을까."

배고픈게 귀찮은거 다음으로 싫어하는 이호 형이 수화기를 들고 번호를 누른다.

-뚜뚜뚜. 지금은 매장 리모델링으로 인한...

"....."

-뚜뚜뚜 없는 번호 입니다.

"...."

-뚜뚜뚜 뚜루루루루루루루루 ---------

"....."

쾅!!!

"짜증나."

그날따라 거는 집집마다 다 안받았다.
그래서 이호형은 냉장고를 열었고 냉장고가 가지고 있던 재료들을 삭삭 긁어 모았다.

"형.. 우리집 DNA로는 요리는 불가능해.."

분명 큰형꼴이 날거란걸 알고 있는 나는 형을 말렸다.
하지만 형은 들은척도 안하고 손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렇게 한 1시간이 지나고.

"....!!!!!"

우리집 피가 맞는건가 싶을 정도로 맛있는 오므라이스가 완성이 되었다.

"형!!!!!!!"

"후우.. 진작 만들어 먹을걸..."

왠지 손해봤다는 얼굴로 오므라이스를 씹는 형의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아마 이호 형이 요리가 가능 했던 이유는 이호 형의 그 성격 탓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호 형은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정말 끔찍하게도 싫어한다. 그 덕분인지 요리를 할 수 있다는 크나큰 재능을 발견한 이호형은 그때부터 우리집 식사를 전적으로 맡아서 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우리집 식사는 전적으로 이호 형이 맡아서 하게 되었다.

그리고. 요리 말고도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엄마.. 그 상처들은 뭐야..?"

"응? 아. 오다가 강아지랑 싸워서."

"....."

우리 엄마는 정말 많이 다쳐서 온다.
정말 처음에는 패싸움이라도 한게 아닐까 싶었다.
숨겨진 조폭 마누라가 아닐까 정말 진지하게 고민한적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엄마는 정말 순수하게 다쳐 오는 것이였다. 정말 말.도.안.되.게.

"오늘은 왜 다쳤어?"

"고양이한테 물을 뿌렸더니 할켰어."

"그러니까!! 왜 고양이한테 물을 뿌려!!!"

"그치만 그 고양이 더워 보였는걸."

"아아아악!!!"

엄마를 치료 하다가 치료학에 눈을 뜬 큰형이 이른 나이에 의사가 된건 필연이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일도 있었다.

"엄마 뭐해?"

"음.. 이빈아. 빙수 노래는 있는데 왜 아이스크림 노래는 없을까?"

"아이스크림? 뭐 빠빠라빠빠빠! 삐삐리 빠OO 이런 노래?"

"아니 아니. CM송 말고 빙수 노래 처럼 앨범 노래 말이야."

"그..글쎄.. 만들어 먹는게 아니라서 그런가..?"

"그렇지! 그럼 만들어 먹는 아이스크림이 있다면 노래를 만들 수 있는건가!?"

아. 참고로 말해두는데 우리 엄마는 작곡가다.
가끔 이상한 쪽으로 빠져서 사람 곤란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히트곡 제조기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다.

"엄마. 아이스크림 노래는 망했어!!"

"뭐..뭐야!? 아이스크림 노래가 어때서!!!"

"망했어! 재미없어! 이게 노래야!? 싶을 정도라고!!!"

"그..그정도야!!?"

"어!!!"

내가 작곡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건 100% 엄마의 덕분이다.
사실 엄마의 소속사도 엄마의 엉뚱한 발상으로 만들어지는 노래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고민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한다.
내가 철들고 엄마에게 독설을 날리며 말리는걸 본 소속사 관계자는 울기 까지 했었으니 말 다했다.

뭐.. 서론은 이정도로 하고..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거다.

[딴딴딴따~ 딴 딴 딴따! 딴딴딴딴딴따 딴딴딴딴~]

"하아.. 정말 우리 엄마지만 가끔 미칠듯이 패고 싶어. 내가 이상한걸까?"

"걱정마 형. 동감이니까."

재혼도 좋고 신혼 여행이 미국인것도 좋고 다 좋다.

그.런.데.

"결혼 날까지 상대방을 안보여주는건 대체 무슨 심보야?"

우린 결혼식날 식장에 와서 처.음 으로 아빠가 될 사람을 보았다.

그뿐이랴!!

"그것만이라면 가벼운 애교 수준이지. 난 심지어 같은반 애가 형제가 됐단 말이야!!"

엄마의 결혼식은 3월 4일 일요일이였다.
즉, 학교는 새학기를 알렸고 난 딱 한번 본 남자애랑 형제가 되었던 것이다.

"작은형은 대체 어디 간거야!?"

"신부 대기실."

"거기서 뭐하는데? 신랑 신부 입장까지 한 상태에서."

"자러."

"....작은형이 엄말 참 많이 닮았지."

"누가 아니래냐."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엄마는 이뻤다.
방부제 피부라고 불릴만큼 피부가 좋았던 엄마는 하나도 안늙어 보였다.
엄마가 행복해 보여서 참.. 참.....

"크흡.. 형 나 눈물날라 그래."

"윽.. 너까지 왜그래!"

"그치만.. 자기 엄마 결혼식 보는 애가 몇이나 되겠어 흐어엉.."

"그런걸로 울지마! 자. 여기 티슈."

"크흥! 흐어엉!!"

상대방은 꽃중년이라 불릴만큼 미남이였다.
엄마랑 참 잘 어울린다.
우리반 남자애의 아빠만 아니였다면...

"난 망했어!!"

오늘 이결혼이.. 내 인생을 심하게 꼬아놓은 대 사건의 첫번째였다.

인생. 어디까지 꼬여봤니?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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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6-19 04:47 | 조회 : 5,543 목록
작가의 말
약쟁이

빠.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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