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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을 나돌아다니는 등불 아래, 새하얀 무언가들이 거리를 가득 매웠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각각의 어깨 언저리에서부터 자라나는 순백의, 수백 개의 깃털이 촘촘히 달린 천사의 날개였다. 그 사실이 당연하다는 듯 사람, 아니 천사들은 하나같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거리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한적한 장소의 공중, 그곳에는 어깨 아래까지 오는 적갈색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서, 마치 자신의 방바닥에 누운 듯 허공에 편히 몸을 뉘인 한 남자가 있었다. 살랑거리는 머리칼 사이로 빠져나온 날개는 천천히 움직이며 미풍을 만들어냈다.


"하……."

"여, 루스!"

"오, 프렌시스."


 가만히 눈을 감은 채 고요함을 즐기던 나는 내 이름을 외치는 상대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여기서 뭐하냐, 찐따 같이?"

"하……, 나 어떡해."

"왜? 뭔데?"

"나랑 사랑의 도피 할래?"

"뭐래, 병신이. 꺼져!"


 말을 꺼냄과 동시에 밀려오는 서러움에 프렌시스의 옷가지를 잡고 애원했다. 당연히 차였지만, 그 정도로 나는 지금 절망적이었다. 그런 내 모습이 정말 심각해보였는지, 프렌시스는 짐짓 진지하게 내게 물어왔다.


"왜, 무슨 일인데?"

"너 아직 못 들었냐?"

"뭔데."


나는 고개를 숙이며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서 좌절한 목소리로 힘들게 대답했다.


"나……이번 악마 소환에 제물로 당첨됐다……."













주인공 루스!

허접 그림 죄송합니다ㅠ

루스는 붉은빛 섞인 갈색 머리에 금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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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6-18 20:34 | 조회 : 7,423 목록
작가의 말
나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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