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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개의 박스들이 연이어 차례대로 나오고, 박스에는 똑같은 마크가 새겨져 있다. 한 남성은 하나부터 시작해서 일곱, 여덟, 아홉....스물까지 세고난 뒤 수레와 비슷한 종류에 실었다.


"그럼. 다녀올게요! 항구에 배 도착한 건 확인했어요. 이실라로 보내는 상자 20개. 맞죠?"


그의 말에 자신보다 큰 의자에 앉아 책을 보고 있던 짙은 핑크색 머리의 제법 어려보이는 여성이 말했다.


"......우산 가지고 나가."


"음? 오늘 기상관측기에 비 얘기는 없었는데요."


"변수가 생겼어. 이것 보라구." 여성이 책을 닫고 그 남성을 향해 몸을 뒤로 돌린다. 그러고는 자신의 볼을 타고 흘러가는 눈물을 손으로 가리켰다.


"아오. 됐다. 나가지 마. 배를 띄어봤자 중간에 폭풍을 만나겠어....으으 이놈의 눈물!"


"마..마스터. 무슨 일 있어요? 왜 우세요.."


자신의 볼에 흐르는 눈물을 계속 비비는 그녀의 행동에 남성은 놀라며 말을 했다. 그에 여성은 "바보야!" 라고 소리치며 의자에서 완전히 일어났다.


"이거 내가 우는 거 아니랬지? 요전에도 봤으면서 호들갑이야..이건 내 의지가 아냐. 단지 마력에 새겨진 기억일뿐....아. 짜증나."


훌쩍거리며 연신 짜증난다고 하는 짙은 핑크색의 머리를 가진 공간의 2대 마녀 오페라. 그녀는 자신이 들고있는 사탕을 입에 가져다댄다.


"요전에 하나 바뀐 지 얼마나 됐다고..사람들은 이런거에 민감하단 말야...내 사탕 또 안 팔리겠네. 요전에도 적자나서, 겨우 공장 돌릴 수 있을까 말까인데..에휴.."


그러나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때문에 짜증이 났는지 소리를 버럭 버럭 지른다.


"그리고 이 눈물은 오늘 하루종일 흐르겠지!! 이거 진짜 짜증난다고!!!"


"..지..진정하세요;;"


짜증난다는 큰 목소리와 진정하라는 작은 목소리가 겹쳐진다. 이것이 최남단. 드래곤의 섬에서 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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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게 유지하던 날씨가 갑자기 어두워지고, 처음에는 이슬비가 조금씩 흐르다가 곧 소나기로 변한다. 이곳은 이실라 왕국에 위치한 학원 라이오네에서 있었던 일이다.
챙강- 이라는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와 한 여성의 큰 목소리가 학원 안을 울린다.


"뮬 님!! 언제까지 피하기만 할 생각이십니까!!! 서십시오!!!! 결투를 신청받으면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이 교칙임을 잊으셨습니까?! 오늘은 놓치지 않겠습니다!!!"


이 여성의 말에 이 여성보다 여린 목소리로 도망가는 인영이 소리쳤다.


"시..싫어요!! 매일같이 결투라니!! 왜...왜 꼭 싸워야만...!!!"


도망가는 여성을 쫓고 있던 여성이 자신이 들고 있는 창을 겨누며 위에서 기습하듯이 뛰었다. 이건 못 피한다는 생각이 든 여성은 살며시 미소를 짓고, 도망가는 여성이 뒤를 돌아보고는 "꺄아악?!" 이라는 비명을 지르게 되고, 허둥지둥 손을 휘젓다가 위에서 오는 창의 날 부분을 잡아서 멈췄다.
그와 동시에 기습하던 여성은 뻣뻣하게 움직이려고 하지만 그것과 비슷한 시각에 잡혀있던 날 부분이 금이 가기 시작하며 곧이어 산산조각 부러져버렸다. 그 충격으로 뒤로 넘어가 벽에 부딪혔다.


"그게....미..미안해요. 아직 힘을 조절 할 수가 없어서요......아..아프죠? 정말..정말 미안해요.."


안절부절하며 연신 미안하다고 하는 여성의 얼굴을 보고는, 벽에 쳐박힌 여성의 얼굴이 바뀌어 냉정하게 변했다.


"그건 뭐죠? 동정은 필요없습니다."


"..네? 어..? 어..어라?? 내..내가 왜 울지?"


자신이 울고있는 이유를 모르는 힘의 4대 마녀. 뮬 그레이스가 의아하다는듯이 눈물을 흘리며 얼굴을 갸웃거렸다.





__________





북부 대제국 켈른에 위치한 황성회의실에서는 회의가 진지하게 계속되고 있었다. 나이가 있어보이는 남성이 지도의 어느 한 곳을 가리키며 그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에레에서 자국으로 넘어오려는 피난민에 대한 조치는.."


잠깐-. 이라는 한 여성의 말에 모든 움직임이 멈추었다. "오늘 회의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라는 흑발의 여성을 의아하게 바라보던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있었다.
그것을 듣고 있던 빙설의 2대 마녀. 리즈 아브라멜린이 비가 내리는 밖을 보며 말했다.


"켈른에는 흔치않은 비입니다. 얼어붙은 비에 백성들이 피해입지 않도록 신경쓰도록 하십시오...그리고, 황제께 전하세요. 마녀가 죽었습니다."


그 한마디 말에 조용하던 회의실이 술렁거렸다. '이번엔 누가?' 라는 말이었다.


"서기관, 급한 서신을 부탁합니다. 이 서신은 대륙의 모든 나라로 보내질 것입니다. 죽은 마녀는 7대 바람. 일찍이 실종되었던 마녀입니다. 그런 그녀이기에, 후임을 정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 대 '마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이들에게 주어졌다는 뜻이지요. 그리고 모든 나라들이. 그 마녀를 먼저 찾아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 혼란은 막되, 조용히 8대를 찾을 수 있도록. 모든 나라의 협조를 요청합니다."





__________





쏴아아아아-. 소나기가 미친듯이 흐르고, 어느 곳 앞에 무릎을 꿇은 남성이 하늘을 보고 중얼거린다.


"세에레로 가는 전서인가......소용 없어. 그곳에 살아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니까. 산도..들도, 그 어떤 생물도 살아갈 수 없게, 하늘과 물까지 전부 말라버렸지......그런데도, 이 비는 어떻게 내리는걸까. - 설마 하늘도..당신을 잃은 것이 슬픈 걸까?"


너무나도 슬픈 음색으로 말하는 남성을,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하늘색과 검은색이 섞인 머리를 가진, 남성과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여성이 슬픈 눈빛으로 바라봤다.


"....안즈.."


비때문에 표시가 나지는 않았지만 분명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과연 그 눈물은 같은 마녀가 죽었기 때문에 흘리는 눈물일까, 진심으로 슬퍼서 흘리는 눈물일까. 무엇인지는, 그녀만이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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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6-13 19:19 | 조회 : 1,813 목록
작가의 말
스피웰

반갑습니다uu.... 사실 몇달전에 적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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