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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학교가기 싫다.."


일어나면서 이 말이 저절로 나왔다. 또 학교에가면 형한테 하루종일 시달리겠지. 요즘 점점 장난이 심해지는데 어떻게 감당해야할지 모르겠다.

중학교때도 놀림을 많이 받는 편이라서 남고로 온건데 이번에는 참을 수있는 정도의 장난이지만 이상하게 정신력소모가 많이됐다.

주섬주섬 일어나 세수를 하고 단정한 교복을 입었다. 입학한지 2주정도 지나고나니 이 교복도 익숙해진 느낌이 들었다.

현관문을 나서면서 무의식중에 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아차 이집에는 나 밖에 없었지. 생각이 들었다. 한숨을 지으며 현관을 나섰다. 버스정류장이 집 바로 앞에 있어 통학시간이 적었다.


"현서야. 좋은아침이지?"

"하앗..! 뭐에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가 언제오는지 티비로 확인하고 있었는데 귀 바로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이 민감한 편이라 소름이 돋아왔다. 그리고 방금전에 낸 소리가 신음과 엇비슷해 얼굴이 붉어졌다.


"반응이 격하네? 그냥 보이길래 아는척했지."

"아.. 네."

별것아닌 이유여서 말이 이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상대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 나의 태도에 심심했는지 어깨동무를 걸어오는 그였다.

나보다 키가 훨씬큰편이라서 그냥 가볍게 팔이 걸쳐진 모양새였다.


"무거워요.. 형."

나의말에 무게를 더 실어오는게 느껴졌다. 또 장난치는 건가. 하지만 점점 무거워져 내 어깨로는 버틸 수 없었다. 나는 넘어지지 않기위해서 그의 허리에 팔을 둘러 그를 받쳤다.

그는 그답지않게 몸을 크게 움찔거리면서 당황했다. 하지만 금방 몸을 추스리고 정수리위에 머리를 올리며 말했다.


"작네. 너"

"네?"

"버스왔다. 타자. 학교가야지."


그는 내팔을 풀지않고 그대로 걸어나갔다. 나는 갑작스러워서 그대로 그의 허리에서 손을 풀었고 그대로 버스에 올라탔다. 역시 오늘도 버스는 우리학교 남학생들로 드글드글했다.

형은 그대로 버스맨 뒷자리에 있는 자신의 친구들에게 갔고 나는 버스 중간쯤에 서서 창밖을 쳐다봤다. 오늘의 날씨도 화창했다. 이러다가 가뭄이 오지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은 체육이 안들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 신체검사 한대! 체육복으로 갈아입어!"

반에 오자마자 반장이 소리치고 있었다. 아침이라 그런지 다들 꾸물대며 체육복을 갈아입었다. 경칩이 막 지나서 날씨가 쌀쌀했다. 다들 긴 체육복을 입고있었다.

우리학교는 체육복이 자율이라서 다들 무난하게 까만 트레이닝복을 입었다. 나도 편안한 후드티와 까만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었다.

체육활동을 하기위해서 트레이닝복을 산건데 입어보지 않고 사서 그런지 사이즈가 조금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현서 형아트레이닝복 가져왔냐? 존나 크네."

뒤에서 옷을 다갈아입고 날 기다리던 경찬이가 웃으면서 말했다. 저 웃음은 분명 날 비웃는듯한 웃음이였다. 지는 키 크다고 무시하는건가.


"아니거든? 안입어보고 사서 이런거거든!"

"어이구~ 그랬었져여?"

"아!! 애기취급하냐!!"

내가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며 분해하자 주변에 있던 애들이 존나 웃기다며 웃어댔다. 웃기라고 화내는거 아닌데.


"이현서. 전교 회장님이 부르시는데?"

"어?"

나름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를 깨뜨리고 말을 걸어오는 반장이였다. 반장의 말을 듣고 뒷문을 보니 형이 팔짱을 끼고 문에 기대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침부터 학생회일 도와줄게 있었나? 생각하며 형한테 갔다. 형은 내가 가까이 오자 어깨에 팔을 올렸다. 아까와는 다른 무게의 팔이였다.

"무슨일이에요 형?"

"신체검사 하는데 요원이 모자라서 학생회애들로 보충하래서 왔는데. 뭐하는중이였나보네?"

"아니요. 그냥 놀고있었어요. 그럼 어디로 가야되는거에요?"

"응. 그냥 형 따라오면돼."


그렇게 말하며 목에 감은 팔에 힘을 주더니 나를 끌고 가는 형이였다. 형의 보폭과 내 보폭의 차이가 큰 편이라서 중간중간 뜀박질을 하면서 따라갔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체육창고였다. 체육도구라도 가져가야 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 물어보려고 고개를 올렸는데 나의 얼굴 바로 앞에 형의 얼굴이 있었다.

얼굴이 너무 가까운것같아 얼굴을 뒤로 빼자 뒷통수를 잡고 곧 바로 입을 맞춰오는 형이였다. 갑작스런 상황에 입이 벌려져 있었는데 그 입술 틈으로 혀가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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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3-20 23:09 | 조회 : 12,948 목록
작가의 말
압또

으어어 수능공부떄문에 너무 못오네요.. 수요일 일요일마다 올리겠습니다. 이렇게 안하면 아예 못올릴것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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