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루

2050년. 뇌파로 직접 게임 속에 들어가는 가상현실게임기기가 만들어 졌다.
2103년. 기술이 점점 발달되면서 후각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2115년. 후각뿐만이 아니라 촉각까지 느낄 수가 있게 되었다.
2134년. 게임과 현실 시간의 격차가 생겼다.

+++

2013년. 한 남자가 있었다.
의자에 앉아 책을 보고있었다.
부모로 보이는 여성이 인상을 구기며 소리친다.

“거루! 직장은 원치도 않으니, 알바라도 구하렴!”

짜증과 인내심이 거치며 나온 말이었다.
얼마나 애가 탔으면 이런 말이 나올까?
하지만 정작 당사자 (캥)거루, 한일성은 소설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검은 색은 글이요. 하얀 색은 종이니라.’

양심의 가책이 있으니 눈치를 보며 가만히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별명은 캥거루(족)의 거루.

기름진 머리. 바싹 마른 입술.
소설책은 얼마나 읽었는지 손때가 잔뜩 묻어 검지 두 개의 두께만큼 불어났다.
인생의 30년을 살아온 사람.
할 일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할 일을 못 찾는다.
노는 것은 잘한다.

그렇다 거루는 백수다.

그의 아버지가 다니는 회사는 밥 먹듯이 야근을 한다.
70%가 아버지 스스로 야근을 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었다.

팔락. 종이가 넘어간다.

현재 거루가 보는 책은 먼치킨 이야기다.
주로 판타지를 보는 것이 일상이며 이미 주변의 서점 같은 경우 책 세권을 빌리는 것이 무료일 정도로 많이 빌린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자신이 읽고 있는 책은 샘을 포기할 정도로 많이 정독했다.
아마 이런 노력으로 공부했으면 하버드대 교수가 되어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노벨상을 탓을 지도 모른다!

“그럼 정말 알바라도 받아 올게요.”

“정말 그런다면, 치킨을 시키마.”

“다녀오겠습니다.”

어쩐지 오늘따라 힘이 넘치는 날이었다.

+++

“형. 이제 이것만 읽으면 이 책방의 소설책을 다 읽는 거예요.”

소설책 반납을 잊지 않았다.
그동안 책을 빌리며 인맥을 쌓아 올린 동생이 푸념하며 충고한다.
나는 머리를 긁적이려 하다가 말았다.
머리의 기름이 너무 져서 끈끈하기 때문이다.

이 서점뿐만이 아니라 옆 동내의 서점도 비슷한 사정이다.
이곳은 집과 가장 가까워서 가장 많이 들린다.
아마 인내심과 정신력은 누구보다 강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책을 몇 권 빌리고 밖을 나섰다.
알바? 나 같은 놈은 이제 채용을 안 한다는 것을 안다.
친분이 있는 직장이나 가게는 눈치도 보고, 신경도 쓰이기 때문이 기각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공원이 앉아 책을 펼친다.
이것만 다 읽으면 그 서점의 판타지 소설책을 마스터하는 것이다.
재미없어도 보기에 이런 경기까지 온 것 같다.

“하……. 생을 다시 살고 싶다…….”

마지막까지 책을 다 읽은 거루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린다.
스르르 눈을 감긴다.
그리고 미래의 한 가정의 자식으로 환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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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08-30 14:21 | 조회 : 2,334 목록
작가의 말
nic63183515

전생의 기억을 간직한 채. 환생한 거루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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