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생명의 탄생.

그로부터 몇개월이 물 흐르듯 지나가 버렸다. 월의 배는 만삭이 되었고, 출산일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율은 월의 임신으로 군면제를 받았고, 자신의 아버지 밑에서 일을 배우고 있는 중이였다.



"아윽..."



율이 출근하고, 혼자 집을 지키며 있던 월은 갑작스런 통증의 배를 부여잡고 주저앉았다. 식은땀이 비오듯 흐르고, 입에서는 고통의 신음소리가 계속 흘러나왔다. 월은 그 와중에도 주위를 둘러보며 핸드폰을 찾아 들어, 율에게 전화했다.



[여보세...]

"으.. 유, 율아..."

[뭐야, 왜 그래.]

"하윽! 유, 유월이가.. 나오고 싶은가봐..."



이 상황에서도 율이 걱정할까 장난스럽게 말하는 월의, 율이 인상을 찌푸리며 의자에 걸쳐져있는 외투를 챙겨 일어났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던 회장, 아버지가 무슨 일이냐는 듯이 쳐다봤고, 율은 앞에 있는 이면지에 뭐라 갈겨 쓰고는 회의실을 박차고 나왔다.



(월이 출산.)



[침착하고, 심호흡하고 있어. 금방 갈게. 응?]

"하아.. 응.. 얼른 와..."

[장모님이랑 전화드려. 차 타면 5분이야.]

"응.. 천천히 와..."



그렇게 전화를 끊은 율은 곧바로 엑셀을 밟았다. 그 사이 월은 정신을 놓치 않으려 율과의 통화가 끝나자마자 엄마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한참의 신호음이 간 뒤, 오늘 따라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월아. 무슨 일이야.]



월의 전화의 반가운 듯 말을 건 엄마는 월의 신음소리의 호들갑 떨며 입을 열었다.



[워, 월아. 왜 그래. 응?]

"엄마... 나, 유월이... 아으..."

[어머, 어떡해..! 자, 잠만 기다려! 금방 갈게! 우리 아가, 조그만 참아. 응?]

"하아.. 응..."



전화를 끊은 월이 힘에 부치는 듯 가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내 무겁게 가라앉는 눈꺼풀 사이로 율의 모습이 비췄다, 이내 사라졌다.




* * *




월이 눈을 떴을 때는 모든게 끝나 있었다. 그렇게 아프던 통증도 사라지고, 몸도 가벼운게, 아마 무사히 출산한 모영이였다. 월은 주위를 둘러보다 이내 누군가를 안고 웃고있는 엄마를 발견했다. 월이 상체를 일으키자 옆에 앉아 있던 율이 놀라 월의 등을 받쳐주며 입을 열었다.



"몸 조심해야지."

"...나, 잘 낳았어?"

"응, 쌍둥이래."

"싸, 쌍둥이?!"



율의 말에 월이 벅차오르는 기분을 엇누르지 못하고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보던 월의 엄마가 자신이 안고 있던 자식들을 월에게 안겨주며 말했다.



"고생했어, 우리 아들..."



월은 그제서야 병실에 모두가 와있다는 걸 알았다. 시댁도, 친정도, 별이와 해상이까지. 모두가 자신의 곁을 지켜줬다는 생각에 눈물이 쉽사리 멈춰지지 않았다. 월이 낳은건 딸 하나의 아들 하나였다. 아들이 먼저 나왔다니, 아들이 첫 째인가. 월은 벌써부터 행복한 상상의 입은 웃고있지만, 눈은 울고 있는. 그런 괴상한 감정을 들어냈지만, 그 공간에 있는 그 누구도 월이를 이상하다 생각하지 않았다.



"고생했다, 우리 며느리..."

"얼마나 아팠겠니, 율이 네 연락 받고 얼마나 불안해 하던지.. 고생했어, 새아가."

"감사합니다.. 히끅..."



그렇게 말하며 웃는 월의 손을 율이 잡으며 나긋하게 말했다.



"그럼 우리 이제 아가 이름 지어줄까?"

"응..."

"딸은 유화, 아들은 유월. 어때?"

"이뻐.."



율의 말에 월은 유화와 유월을 바라보았다. 율도 월을 따라 유화와 유월을 바라보았다. 벌써부터 엄마랑 아빠를 알아보는지, 유화와 유월이는 방긋 웃으며 둘을 맞이해 주었다. 그런 유화와 유월이를 품에 안으며 월은 중얼거렸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내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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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9-22 22:39 | 조회 : 3,807 목록
작가의 말
시우미키

헷, 여러분들. 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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