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
지각을 했지만 여유롭게 길을 가고 있다. 지금은 겨울방학.
방학이면 학원 시간이 바뀌어서 보통 오전으로 가는데 우리학교만 이상하게 겨울방학과 봄방학을 합쳐버렸다. 그래서 다른 학교들이 겨울방학이 끝난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오후에 학원을 가게 되었다. 겨울인데 오후라니...정말 얼어 죽을 것 같다.
뭐 이런 저런생각을 하며 가고 있는데 뒤에서 뭔가가 달려오는 소리가 났다. 뭐지 납치범?날 납치해가려고? 하지만 아쉽게도(?) 내 바로 옆에서 속력을 멈춘 사람은 평범한 남자아이였다.
그 남자아이는 바쁜 건지 빠른 걸음으로 나를 앞질러 갔다....가 다시 돌아 왔다.
나에게 와서는
"저기...지금 몇시인지 알아?"
라고 대뜸 물어 본다. 나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보고 알려주었다.
"7시...4분"
음 4분 늦었네 뭐 더 늦을 테지만... 근데 이 남자애 딱 보기에 6학년 쯤 되보이는데 자연 스럽게 반말하네 이런걸 딱히 신경쓰진 않지만 내가 어려보인다는 거잖아!?
"고마워!"
그리고 다시 나를 앞질러갔다. 아니 가지 않았다. 또 돌아 왔다. 이번엔 뭐지.
"너 몇살이야?"
'너'라고 하는 걸보니 정말 나를 얕잡..아니 어리게 봤다는 거자나아아아아!!
아 정신 차리고.
"16"
자 내 나이를 들은 꼬맹이의 반응은?
"....으에에에?! 누나 였잖아? 근데 왜이렇게 쪼꼬매?"
하하하...작아서 미안하다 꼬맹이. 그런데 너랑 나랑 얼마 차이안나. 알고있는거냐 꼬맹이.
"너랑 나랑 얼마 차이 안나거든?"
"우음...그래도 나보다 2살 더 많잖아"
와 나 정말 정확해! 하핫 나 좀 짱인듯. 아닌가 6학년은 13살이잖아. 아 몰라 쨌든 14살주제에 나의 키를 가지고 놀리다닛!
"어디 중학교 다녀?"
뭔 질문이 그렇게 많니 꼬맹아. 알려주긴 할껀데 중학교 이름은 안알려줘야지 ㅋ
"저어기 역 근처 중학교."
"와 정말이야? 나 저기 입학하는데!"
헐? 어떻게 이런 우연이..내 중학교이름 안알려주기 작전은 실패군.
"아 그러쿠나"
잠시 적막이 흐른다. 아 뭐야 대답을 더 성의 있게 했어야 했나? 아 어색해 이 꼬맹이는 왜 내얼굴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거야! 아 안가나? 바쁜거 아니였니 꼬맹이.
"그럼 나중에 학교에서 보자 누나!"
그래서 안가니 대답 듣고 갈꺼니. 이 꼬맹이는 갈 것처럼 말을 하고는 여전히 나를 뚫어지게 보고있다. 근데 난 너 딱히 안보고싶어... 싫은데 라고 하면 마음에 상처를 받겠지. 음 그럼..
"만약 나중에 학교에서 우연히 봤을때 꼬맹이가 내 얼굴 기억하면."
아.....차..... 꼬맹이라 불러 버렸어어어어억 최대한 표정변화없게 릴랙스... 침착하며 고개를 들어 꼬맹이의 얼굴을 봤는데 꼬맹이치고 잘생...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이 말을 하고나니까 뭔가 미묘하게 미소짓는 느낌이다. 아니 이미 웃고있었지만. 그런 느낌 이랄까 착각이려나.
"그럼 다음에 보자 누나!"
이번엔 정말로 갔다. 정말 뭐하는 꼬맹이람. 그런데 이제 14살인데 휴대폰은 없는건가 시간을 왜 물어보지? 아님 휴대폰꺼내기 귀찮았다 던지... 이상한 꼬맹이.
학원이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