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댕동~♬
점심시간 끝나는 소리. 곧 있으면 5교시 수업이 시작된다.
"칫..."
"(방금 혀차신거...?)"
"너 이따가 6교시 때 보자"
쌤이 저런 말씀을 하시는 이유는 6교시 때가 우리 반 수업. 즉, 우리 반 담임이자 교과과목쌤 수업이기 때문이다. 쌤은 점심시간이 끝나는 종소리를 듣고 눈물을 닦으며 교무실로 돌아가셨다. 나는 교복바지에 지린 이 상태로 교실을 갈 수가 없었다. 가뜩이나 여자화장실 앞이라서 더 그렇다. 엄청난 수치였다.
2년전에 있었던 일이여서 다 잊어버리신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도 마음속에 담아두셨다니. 뭔가 죄송한 마음이다. 그런게 아닌데. 오해를 풀어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쌤이 그 후에 뒷이야기를 더 들으셨다면 오해가 풀렸을텐데.
띵동댕동~♬
5교시 수업이 시작하는 종소리다. 난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수치스러워 일어나 교실로 갈 수 없었다. 그런데 내 옆에서 지나가는 여자쌤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얘, 너 여자화장실 앞에서 뭐하고 있는거야? 종쳤어 어서 교실에 들어가지 않고 뭐해?"
"......흑흑흑흑흑흐으으으으으ㅡ으어어어어어어ㅓ어어어ㅓ어엉우ㅜㅜ"
난 갑자기 울음을 터틀였다. 여자도 아닌 남자인 내가 여자쌤 앞에서.
"ㅁ...뭐야, 왜 울어 무슨일 있는거니?"
당황한 여자쌤이 무슨일이냐고 묻는 것 같았지만. 지금 내 모습을 보시게 되면 도리어 더러운 쓰레기 변태새끼로 보실까봐 계속 울었다. 더욱더 당황한 여자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일단 무릎을 꾸불여 앉으신체 날 다독이듯 안아주시며 내 머리를 쓰다듬아주셨다. 그렇게 5교시가 끝날 때까지 쌤은 날 계속 다독여 주셨다.
띵동댕동~♬
5교시가 끝난 후 쉬는시간 종소리. 곧 우리 반 담임선생님이 내가 있는 곳으로 오실 것이다. 왜냐하면 여자화장실 근처에서 열발자국만 걸으면 우리 반 교실이 나오기 때문이다. 때마침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저 멀리서 성큼성큼 울반 담임쌤이 걸어온다. 걸어오면서 나와 여자쌤이 안은 모습을 보더니 화나신 얼굴을 하시고는 내가 있는 곳으로 빠른걸음으로 걸어오시더니 여쌤을 휙하고 밀치시고는 내 손목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