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화:Dunkle Erinnerung(어두운 기억)








'휘이이우우웅--.....'


티타임을 마치고 마법진으로 돌아온 그녀는 검은 연기를 내며 자신의 작은 비밀 정원에 그려진 또 다른 마법진에 도착하였다. 그곳 러시아에선 어둑어둑한 저녁이었지만, 지금은 영국에 왔기에 3시간정도 이르게 되었다. 그렇지만 러시아에선 거의 밤이 되기 직전이었음에, 이곳도 밤을 맞이 하려는 저녁이 되었다.


"...하아암-.... 마법도 안쓴지 오래되서 몸이 뻐근하구만... 오늘은 몸좀 담근 다음 자야겠어..."


정원을 나오는 그녀는 어두운 하늘에 낀 구름들을 보다가 오랜만에 마법을 사용한것이 피로로 느껴졌는듯, 작게 하품을 하곤 중얼거리며 자신의 저택으로 들어갔다.


"오셨습니까 주인님. 바로 목욕하러 가실거면은 체임버 메이드들에게 시켜놨으니 준비되면 미리 언질을 해놓겠습니다."


저택으로 들어가자 마자 메이드장인듯, 단정하지만 꼿꼿히 자세를 잡고있는 중년의 여성이 대기하고 있었다는듯 허리를 숙여 인사함과 동시에 할일을 다한듯 물러났다.


"그래... 추운 곳에 있었으니 따뜻하게 목욕은 해야겠지. 그 전에 우리 남편이나 볼까나?"


물러나는 메이드를 보며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걸 다 알고 있는 메이드장이 기특한듯, 그 보답으로 미소를 보내곤 큰 홀을 지나 계단을 올라가 서재로 들어가는 문 앞에 멈추었다.


'똑똑~....똑!'


"어서 들어와요- 밖에 추울텐데 난로 앞에 앉아서 몸좀 녹이고요~"


자신만의 특이한 노크로 문을 두드리자, 서재 안에서 부드럽고도 짙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의 남편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벽난로 앞 카펫이 깔려진 사이 두 소파 중 앞머리에 약간 곱슬기가 있고 깔끔하게 리젠트가 되어있는 백금발에다 단정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는 콧수염,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강인하고 다부진 체격, 무엇보다 그녀의 눈에 띈 것은 그녀의 눈색과 정 반대인 벽안인것과 안경을 쓰고 책을 보고 있었다.


"Good evening, My suger sweet. (좋은 저녁이에요, 내 사랑.)티타임은 잘 즐기고 왔나요? 요즘 일이 많아서 못 갔었잖아요-...."


"괜찮아요-....오랜만에 가서 그런지 거기 가서 실컷 놀다왔으니까~..."


그녀는 책을 읽고 있던 그이의 뒤로 가 살포시 기대자 흰 깃으로 만든 책갈피를 꽂아 책을 잠시 접고 어깨를 잡은 손을 마주 잡아주며 사랑스럽게 아내를 반김과 동시에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사랑스러운 눈길을 보는 그녀는 싱긋 웃으면서 그의 뺨에 부드러운 입맞춤을 남기곤 마주 바라보면서 자신의 손을 잡은 남편의 손에다 깍지를 끼고 부드럽게 말해주었다.





"거기는 조금 추웠죠? 어서가서 목욕하고 일찍 자고 있어요-.... 나도 곧 가서 같이 잘테니까-...."


서로 도란도란 얘기를 하며 이내 조금 늦은 밤이 되었다는듯, 시간을 보곤 소파에서 일어나기 전 그녀에게 말해주면서 손등에 톡, 입술을 대곤 자리에서 일어나 책이 가득한 책장 속으로 사라졌다.


책장 속으로 사라져 가는 그를 본후, 그녀는 곧바로 탁자에 놓인 작은 종을 들어 흔들자 몇분 후 대기하고 있었던 메이드가 들어왔다. 이내 그녀는 곧 씻을거란 듯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곤 이내 서재에서 목욕할때 읽을 책을 고르고는 나와서 씻을 준비를 하러 욕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내 깔끔하게 목욕을 하고 편안한 잠옷을 입은 채로 욕실에서 나와 침실로 가는 복도를 걸어가며 지친 몸을 이끌고 드디어 방에 들어가자 마자 자신이 항상 자는 자리에 털썩 눕고는 푹신한 이불을 덮었다.


".......우리 손녀는 잘 있으려나....."


자신은 이렇게 호화스러운 귀족생활을 하고 있지만, 반대로 힘들고 거친 생활을 하는 자신의 손녀가 걱정되는 듯 중얼거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무슨 고민이 있나요? 지금쯤이면 잠들어있는줄 알았는데..."


한 시간쯤 지났을까, 그녀의 남편이 들어오면서 아진 잠에 들지않는 자신의 아내를 발견하곤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묻고는 이내 잠옷으로 갈아입으며 대답을 기다렸다.


"..우리 손녀..... 그 아픈 기억들을 가지고 살아가는것이 싫어서 그 기억들을 없애도... 여태 힘들게 살아간거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네요..."


작게 한숨을 쉬곤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잠옷으로 갈아입는 그를 보며 말하면서 잠시 눈을 감고는 뜨며 자신의 기억들과 그날의 기억, 자신이 했던 행동들을 떠올리기 시작하였다.


ㅡㅡ


나는 아직 딸을 가지기 전, 마계에서 명성은 알려져 있으나 거의 몰락한 고위 가문의 장녀였다. 우리 가문은 흑마법에 대해 일가견이였으며, 특히나 소환술에서도 우리 가문이 뛰어나기로 모든 마계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가문은 끝없는 다른 세력 가문들 때문에 몰락하게 되었고, 결국 나와 다른 형제자매들은 강제로 고위 가문들에게 혼인을 가는 수 밖에 없었다. 그 첫번째 희생양은 나였으며, 인간계로 도망칠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 가문은 '헬 하운드'란 가문이었으며 그 가문의 특성인 일명 '서치'의 능력으로 악령이 된 인간의 영혼을 찾아내 조종할수 있는 가문이었다.


나는 그 가문에 반강제적으로 혼인을 한 후, 나의 불행은 끊임없었다. 남편이란 망나니는 자신의 후계를 낳아야 해야한다는 구박과, 더 나아가 심하면은 손을 댔고, 시어미와 아비, 그리고 그 가문 모든 마족들은 날 마치 하위 가문처럼 천박하게 대했다. 이런 치욕 속에서 난 홀로 버텨내야했다. 나의 소중한 딸을 얻기 전까지,


혼인을 하고 몇 년 후, 드디어 이 불행에서 벗어날수 있는 존재가 세상에 나오자 날 천박하게 봤던 가족들은 날 잘 대해왔으며 남편마저도 못미더웠지만 잘해주는 눈치였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역겨움과 위선자 같은 행동들에 혐오감을 갖게 되었고 더 나아가 그 가문에서 나오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의 딸이 성인이 되어 일으킨 문제 덕분에 난 나갈수 있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다.


나의 딸은 커갈수록 나의 미모를 닮아 아름답게 커갔지만, 피부색과 능력은 거의 그 가문을 물려받아서 그런지 내가 받던 사랑을 포함해 모든 사랑을 독차지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딸은 자신의 아버지 몰래 용족 수장의 후계자 후보였던 한 사내와 사랑에 빠졌고, 두 가문은 이 둘의 혼인을 반대하자 결국 돌이킬수 없는 사고를 치고 말았다.


나는 마법의 힘으로 그애가 아이를 가졌다는 걸 바로 알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배가 점점 부풀자 결국 아버지에게 들켜 가문에서 지워졌고 그 사내와 함께 내쫓도록 하였다. 그러곤 내가 알면서 알리지 않았다는 책임도 있다면서 곧이어 나도 그 가문에서 쫓겨났다.





인간의 시간으로 수백년이 흘러 나는 고위 가문의 아이를 낳지 못해 고민인 중년의 부부에게 눈이 띄어 그 아이로 입양이 되어서 가문은 잘 키워내고 있음과 동시에 먼저 내쫓긴 딸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 깊은 곳에 숨어사는듯 보이지 않다가 어느날, 나와 닮은 모습을 가진 여성이 남편과 함께 푸른 머리를 가진 딸을 데리고 러시아를 돌아다닌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나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딸을 찾으면 영국으로 오라는 편지를 보내며 마법을 이용해 나의 하수인들을 시켜 러시아로 보냈고, 드디어 딸의 얼굴과 자신의 손녀를 볼수 있다는 기대감과 동시에 그동안 고되게 살았을거란 생각에 초조해하면서 오기를 고대했었다. 내 손녀의 끔찍한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몇달이 지난 후, 드디어 영국에 나의 손녀와 딸이 돌아온다는 생각에 저택 안을 꾸미고, 넓은 빈 방을 이용해 또래 아이가 좋아할만 한 물건들을 잔뜩 넣고 방을 꾸몄으며 여태 못 먹었을 음식들을 준비한 후, 응접실에 있는 딸과 손녀를 생각하며 복도를 경쾌하게 걸어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나의 기대와는 달리, 소파에 앉아있는건 그 사내의 푸른 머리를 가진 겨우 인간의 나이로 열댓살이 넘어보이는 소녀가 옅게 떨며 앉아있었다. 나는 내 눈을 의심했고 이내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들어 살펴보려 고개를 들게 하자 순간 나의 심장은 멎는 줄 알았다. 아직 어린 얼굴에 멍과 상처가 한가득이었고 목과 팔목에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일단 손녀를 자신이 준비한 방에 보내고 식사를 보내게 한 후, 그녀를 찾은 하수인에게 물어보니 이미 그녀의 부부는 총에 맞아 죽어있었으며, 은색빛의 털을 가진 웨어울프가 데려 키우고 있었다는 말을 듣자, 곧바로 난 그 웨어울프를 의심하고 정말로 그가 그랬는지 확인하려 그녀가 곤히 잠든 방에 들어가 마법을 사용해 그녀가 가지고 있던 기억들을 꺼내서 보았다.


".....세상에....우리...애가...왜...."


그녀의 기억들을 꺼내 첫 출생부터 천천히 보다가 아주 충격적인 기억을 본 순간 헉하고 입을 막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그녀를 이렇게 만든건 다름아닌 자신의 딸과 그 사내였으며, 그렇게 가혹하게 손을 대고 고된 일을 시키면서 둘만 행복하게 사며 그녀를 소외시키는 걸 본 나는 끔찍하게 살아간 손녀와 기억을 번갈아 보다가 굳은 결정을 하였다. 이 끔찍한 기억들을 잘라내고, 작은 유리구슬에 영원히 봉인하기로. 그런 후엔 여기 내 안식처에서 편하게 살게 해주겠다고 말이다.


ㅡㅡ


"여...보? 지금 멍때리고 있는거에요?"


"아...음..? 그렇게 됬네요... 어서 자요. 내일을 맞이해야 하니까..."


지금의 남편인 그는 멍하니 있는 그녀가 걱정되는지 곁에 누운 채로 불러보자 살짝 놀라곤 이내 그를 보먀 웃으면서 괜찮다는 듯 말하며 기지개를 쭈욱 피곤 촛불을 끄며 잠에 들 준비를 하였다. 동시에 어두운 기억을 한켠에 묻어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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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1-18 01:24 | 조회 : 326 목록
작가의 말
예아-☆

이제부터 조금씩 워밍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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