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매번 버려지고 떠돌던 내 삶.. 인생 한번 바꿔보겠다고, 조금은 행복해보겠다고 공부해서 대학을 간 것이 그렇게 큰 잘못이었던거야..? 내 인생에선 그게 그렇게나 큰 잘못이야..?!

——————————

“하준님..”

다시 그 방, 제자리였다. 이제 우는 것도 지쳤는지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괜한 이야기를 해서..”
“...........”
“괜찮으십니까...? 뭐라도 말씀을 해보세요..”
“...........”
“하준님....”

거참 재잘재잘 시끄럽네..
아무말 없이 가만히 누워만 있는 나의 눈치를 보는건지 세르게이는 몇 시간 째 이 방에서 나가지 않고 있었다.

“어디 아프신건 아니시죠..? 약을 준비하라 할까요..? 아니면.. 음.. 뭐 시키실 일이라든가.. 필요한게 있으시면.. 아! 역시 보스께 연락을 드리는 편이 아무래도 좋을까요?..”
“.........그만........제발 그만...!!”
“...? 하.. 하준님..”
“세르게이.”
“..... 예! 하준님!”
“나가, 시끄러워.”
“..예..?”
“나가라고. 몇 시간째야 이게. 귀가 아플 지경이라고.”
“.... 죄송합니다. 저.. 그러면.. 밖에 대기해 있을까요...?..”
“제발.”
“필요한게 있으시면.. 불러주십시오.”

고개 숙여 인사하고는 드디어 나가는 세르게이.

“몰라.. 이젠 정말 모르겠어.. 하늘마저 나를 버렸는데 더이상 내가 뭘 어떻게 해.. 하아.... 하늘이 결국은 나마저 나를 버리게 만드는구나.....”

탈진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파왔고 그대로 점점 시야가 흐릿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던지 말던지.. 그냥 그렇게 복잡한 감정을 그대로 넣어두고 눈을 꼬옥 감아버렸다.
혹여 내가 다시 눈을 떴을 때에는 이 모든게 단지 악몽이었기를.. 은근히 기대하며 그렇게..

——————————————


기절했던 걸까..
다시 눈을 떴을 땐 이미 캄캄한 저녁이였다. 모든게 현실이라고 각인이라도 시켜주는건지..

“아.. 급해.. 화장실....!”

눈치없이 찾아오는 자연현상..

“세르게이..”
“!! 하준님!! 일어나셨습니까? 뭐 필요하신거라도.. 아니면 식사를 준비시킬까요..?!”

아직도 내 눈치를 보는건지.. 아니면 원래 저렇게 조잘조잘 시끄러운 사람인건지..

“그건 아니고..”
“예! 말씀하십시오.”
“..화장실이 급해.”
“?! 화장실이라면 방 안에..”
“그 뜻이 아닌거 너도 알잖아! 내가 뭔 얘길 하는건지..! 당장 자물쇠 키 내놔.”
“... 죄송하지만 제게 그것을 풀어드릴 권한이 없습니다...”
“내놔! 아까의 일은 용서해줄테니까.. 그러니까 내놔.. 제발! 오줌은 싸게 해줘야 될거아니야!!!”
“하지만 제게 키가 없는걸요.. 보스께서 명하셨습니다. 그냥 그대로 눠도 문제되지 않을거라고..”
“..... 씨발.. 더러워....”

말도 안돼! 아무리 그곳 부분에 구멍이 나 있다지만 이건 아니잖아!!
지금 이 상태에서 미샤가 올 때까지 참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
“방법이 하나.. 있긴한데....”
“뭔데, 빨리 말해. 급하니까.”
“보스께 전화를 드려서 허락을 맡으시면..”

그 새끼랑 전화? 그래, 뭐 이젠 될대로 되라지 뭐.

“하시겠습니까..?”
“알겠어. 넘겨 전화.”

세르게이는 서둘러 미샤와 전화연결을 했다.

“보스, 세르게이 입니다. 하준님께서 전화를 원하셔서..”

그는 바로 전화를 내게 넘겨주었다.

“미샤!”
-하준, 무슨 일이지? 전화를 다 하고.
“부탁이 있어서요..”
-뭔데.
“화장실이 너무 급한데...”
-......... 그런데.
“아주 잠깐만요.... 잠깐만 풀렀다가 제가 스스로 다시 할게요.. 그러니까 열쇠를 좀..”
-안돼. 그냥 그대로 하면 되잖아. 내 허락 없이는 만지게 둘 수 없어.
“정말로.... 오줌만... 오줌만 눌건데... 더럽잖아요.... 그렇게 하면 너무 더럽잖아요..”
-흠..
“미샤.. 제발.... 미샤도 제가 더러운거 싫잖아요.. 안 그래요..?”
-좋아, 2분이야. 딱 2분 안에 다 해결하고 원위치 시키는거야. 거짓말 하는거면 어떻게 될지는 그대가 더 잘 알테지?
“... 고마워요...!”
-키는 내 방 책상 서랍 안에 있어. 첫번째 칸. 내가 하준을 믿으니까.. 그러니까 허락해주는거야.
“고마워요, 정말로.”
-곧 갈게. 이따가 보자고.

그와의 전화가 끝나고 곧바로 그의 방으로 달려갔다.

“.....!! 찾았다!!....”

바로 그 키를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나의 것이 족쇄에서 벗어나자 시원한 느낌과 함께 어쩐지 쪼그라든 것 같은...

“아아.. 이제야 좀 살겠네.”

왠지 모르게 숨통이 트이는 느낌..
한번 그 정조대로부터 벗어나자 스스로 다시 차기 너무 싫어졌지만..
어쩌겠어.. 난 이곳에서 약자인것을..
다시 한번 깨끗이 닦은 후 미샤가 했던 그대로 젤을 묻힌 후 다시 그 안으로 집어넣었다.

“으으..”

-똑똑-
벌써 2분이란 시간이 지난걸까 화장실 문을 두드리는 세르게이.

“나갈게.”

스스로 나의 그곳을 열쇠로 잠궈버리고 밖으로 나왔다.

“비참해..”
“예?”
“아니야, 아무것도. 자, 열쇠. 내가 갖고 있으면 혼날테니까..”
“아, 네..”

밤 9시 반. 그가 오기까지 세시간 반..
나는 그대로 다시 침대로 엎어져버렸다.

“하준님, 저녁 식사를 안하셨는데 준비를..”
“됐어. 잘거야. 미샤 오면 깨워줘.”
“예, 하준님.”

몸에 문제라도 있는건지 그렇게 자고도 또 눈을 감으니 잠이 오기 시작한다.

“하아.... 그래도 하늘이 양심은 있는지 더이상 가슴이 아프진 않네.. 이제..”

몰랐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조여오는 유두가 감각이 없어졌다.

“내가 병신이 되가는건가..”










9
이번 화 신고 2019-07-04 15:04 | 조회 : 5,113 목록
작가의 말
귤떡콩떡

날씨가 점점 더워지네요.. 에어컨 앞에서 떠날 수가 없어요.. ㄷ ㄷ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