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임무


“… 그나저나, 저 아이가 과연 [아르티안]의 사람이 맞을까요? 머리색은 공작부인과 꽤나 닮았다고 하지만… 자신의 성도 잘 모르는 것 같은데요.”
“당연하지. 그 아이는 기억을 잃었으니까.”
“…네?”
“자세한건 그 스승이 알겠지. 안 그렇습니까? 아루인 폰타로 하델리오씨.”

그 말에 아리아의 스승, 아루인 폰타로 하델리오는 자신이 쓴 거의 불투명에 가까운 안경의 너머로 협회인들을 바라보았다. 아니, 노려보았다고 하는 게 옳을지도 모르겠다.

“네놈, 어떻게 안 거냐.”

서리가 맺힐 것 같은 차가운 목소리가 울린다. 아리아를 대할 때의 따스하고 장난스러운 말투는 어디로 간것인지.

“당신의 형에게 들었습니다. 자신에게는 자취를 감춘 한 동생이 있다고….”
“그 망할 형이…! 하아, 그래서 무슨 일이지? 과거에는 내 전부나 다름없던 아이를 데려가더니, 이제는 아리아마저 데려갈 생각인 것인가. 이래서 협회랑은 상종하기 싫다는 건데, 어차피… 네놈들이나 황성이나, 탑이나… 다 똑같지. 소중한 것들을 가져가서는 마음대로 사용하고서는 돌려주지도 않아.”

아루인의 눈썹이 꿈틀, 하고 일그려졌다. 자신의 과거가 생각나기라도 하는 듯 무언가 분노의 감정이 아루인을 타고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한것이겠지.

“그래, 네 놈들의 속셈이나 들어보겠어. 그래봤자 나는 [그 물건]은 주지 않을거다.”

대화가 되겠군. 협회장은 얼굴에 웃음기를 머금고는 부드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아리아의 힘이 강력한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마계의 힘을 끌어올 수 있는 당신으로선 그 힘도 약하다고 생각되시겠죠… 당신은 본래 태어나서는 안 될 존재였으니까요.”
“라, 라노스테님?”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채, 협회장… 라노스테는 아루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큰 안경 너머의 눈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저도 그 보랏빛일 두 눈을 응시했다.

“당신은 어릴 적 몸이 약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죽을 위기에 항상 직면했지만… 그 때 시절의 당신은 누구보다도 강력한 마법사…”

그 순간,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하고, 탁자가 부숴졌다. 바스러졌다고 해도 될 만큼 타격을 맞은 부위는 산산 조각이 났다.

“입을 다물도록 하게나. 비록 이 상태가 되었다고 한들 내가 너희들을 죽이지 못할 것도 없어. 아리아는 협회에 보내지 않을 거야. 너희 따위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대일 테니….”
“그런 반응일 줄 알았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예상했다는 듯 라노스테 협회장은 품에서 서류 한 장을 내밀었고, 라노스테 협회장이 내민 서류 한 장을 아루인은 가로채듯 받아들고는 서류를 천천히 읽어나갔다.

“그저 저희가 부탁하는 임무 몇 개를 해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곧 열리는 초대형 경매장에 나오는 [샤잔의 심장]의 경비를 맡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위험한 것은 없으리라 믿지. 아리아에게는 말해둘 테니… 선택은 그 아이의 몫이야.”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그, 붉은 머리는 반짝이 좀 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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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in] - 아리아

얼떨결에 나와버렸지만 시장에 들려서 근 시일 내에 먹을 것을 한가득 사고서 협회에서 맡기겠다고 한 임무를 받아들고, 경매장이 열리는 밤이 되자 나는 경매장으로 이동했다.

“저 왔습니다.”
“아, 오셨군요.”
“…….”

아무 응답없는 시크무온, 아니 망나니를 저리 두고서는 반이라고 하는 사람이 내미는 로브를 받아 제 몸에 걸쳤다. 협회에서 경비를 맡게 된 만큼 협회인인 것처럼 행동하라는 것인가.

마침 집에서 단정하게 입고 왔더니 그렇게 위화감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는 목에 새겨진 문양이 드러나도록 붕대를 풀고서는 그 쯤을 손으로 만지작거린다. 왜 목에 새겨진 건진 잘 모른다.

각성은 나중에 하도록 하고, 나는 난간 틀에 앉아 경매가 시작되는 것을 관전했다. 뒤에서 들리는 두 명의 시끄러움을 자연스레 무시하고는 그저 가만히 바라보았다, 여러 물품들이 각자의 주인에게 찾아가고, 마지막에 다다르자 영롱한 빛의 돌이 나타났다. 저게 바로 [샤잔의 심장]….

대마법사 [샤자르노]의…. 스승님은 시시한 마석이라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보이는데..?

“…이제 가죠.”
“그래.”

난동을 피울 것 같은 노란머리를 향해 난간을 박차면서 옷을 살짝 잡아당기면서 조용히 외쳤다.

“…… 나의 이름은 [아토] 각성….”

하얀색의 마력은 내 몸을 휘감았고, [그 날] 이후로 쓰지 않아 어색해졌지만 약간은 익숙한 마력이 거둬지자 회색빛으로 은은하게 빛나게 되고, 밝아진 보랏빛 눈… 오그라들지만 이게 내 각성 후 모습이었다. 변신되자마자 모자를 쓰면서 노란 머리의 머리통을 밟고서는 뒤로 물러나게 했다.

“아악…! 뭐야?! 네녀석… 그 로브! 협회의 마법사였냐?!”
“일단은요.”

아무도 못 알아보는 것 같으니 다행인 걸까….

“…… 재수없는 협회 놈…! 죽어라!!”

사람들에게 말하려고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네게 날아오는 이상한 물체를 손가락을 튕겨 생겨난 방어막으로 가볍게 막아냈다.

“저기, 이런걸 던지시면 안 됩니다.”

라며 웃고는 합류한 반씨와 함께 날뛴 자들을 홈씬 두들겨 팼다. 하.. 이 짜릿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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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de out ]

“뭐야~ 왠 허수아비들만 잔뜩 세워놨자 했더니, 역시 숨겨둔 수가 있었구만~ 하지만 협회 마법사라니… 이상하네. 그 고상한 척 하는 양반들이….”
“렌씨… 잘 봐요. 저 하얀머리의 마법사… 분명 [그 날]에 제 옆에 있었던 한 마법사잖아요. 게다가 그때 [그 놈]이랑 같이 있던 마법사도….”
“뭐? 하얀 쪽은 협회인이 아니었을텐데… 게다가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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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on] 아리아

“자, 자. 이곳에 있는 모든 마법사 여러분들은 잘 들으십쇼…. 간만에 등장한 최상급 마석에 들뜬 기분은 알겠는데~ …함부러로 설쳐대다가는 좋은 꼴은 못 볼 겁니다. 그러니까 경매가 끝날 때까지 얌전히 기다립시다. 아시겠죠? 지금 이후로 마석을 함부로 건드리거나 그런 의도를 보이는 자는… 저랑 아주 못 볼 꼴 보는 겁니다.”

우선 아티팩트의 힘으로 다른 이들처럼 머리색이나 눈색이 바뀌면서 빛을 발하는 것만 했다. 사실 몸체도 바뀌면 분명, 아주 분명 망나니가 쫒아올 것 같아서… 근데 각성 모습도 바꾸는 이 아티팩트는 도대체 정체가 뭐지…?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무렵, 갑자기 뒤에서 파지직 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리니, 빨간 먼지가… 진짜 망나니짓을 하며 마석을 손에 들고 있었다.

“이래서 마법사 짓은 하기 싫었는데….”

스승님, 살려주세요……….

절로 나오는 한숨을 막지 않고 그냥 내쉬었다.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고민을 하다가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래, 내 머리만 아프지….

“야!! 인마!!!!! 시크!! 뭐하는 짓이야!!! 야! 이 자식아!! 그걸로 어쩌려고…!!”

저 화려하게 생긴 빨간 먼지는 마석을 쥐고 여신상 위로 올라가더니 갑자기 미친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큭큭… 느껴진다. 느껴져…! 그 놈의… 재수없는 기운…!! 이봐, 검둥아!!! 네 목적도 이것이겠지? 갖고 싶으면 어디 한 번 나와서 뺏어보시지!”
“……음.”
“안 나오면… 이거, 내가 먹어버린다?”

검둥이는 누군지 모르겠지만 나오던지 말든지 가든지 뭐라도 해서 저 … (자체검열)을 막아줘.

“…뭐야. 왜 안 튀어나와. 겁 먹은 것은 아닐테고…… 숨바꼭질이라도 하자는 건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네가 그러고 있으면 상종하기 싫어서 안나오는 거라고 생각해 나는….

“시크!! 요놈 자식!! 미친 짓 그만하고 내려와!!”
“…영감은 이만 집에 가도록 해. 방해되니까.”

소리를 치며 욕설을 내뱉고 있는 반씨 덕분에 내 귀가 상할 것 같아 귀를 막고 서 있자, 갑자기 여신상이 깔끔하게 잘려나간다. 누군지는 못봤는데…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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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저 푸른빛의 검사랑 시크무온이 다투고 있으니 나도 나름대로 준비를 해두는 게 좋을까? 하기는 싫지만 뭐….

주먹을 쥐고는 검지만 피고서 손가락을 움직여 마법진을 그리니 마법진 안에서는 탈 수 있는 큰 새 인형이 튀어나왔고, 그것에 탑승한 채 한번에 넓은 곳을 수색했다. 그렇게 수색하다가 갑자기 소란스러움에 다가갔다. -누구지? 저 검은 사람….

……검은 마법사? 왜 여기에 검은 마법사가 와 있는 거지? 진짜 마석이 목적인가? 아무튼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다. 하긴… [그 날]이후로는 처음이니까 그런가?

“…이 자에게는 제가 먼저 용건이 있으니, 다른 분들은 좀 기다려 주시죠… 마법사 클로크.”
“마석은…! 절대로 못 줘…!!!”
“아니… 그게 아니라 당신.. 바….”

…? 내가 잘못 들은 건가? 내 귀를 의심하다가 마침 나타난 시크무온의 공격을 막은 검은 마법사를 지켜보다가 날아간 검은 마법사에게 다가가고는 협회의 로브를 풀러 새에게 묶어준 뒤 다가갔다. 아트팩트의 발동을 꺼서 원래의 각성으로 돌아갔다.

“오랜만입니다. 검은 마법사씨….”
“…! 역시 아토, 당신이었네요. 활동을 그만뒀다고 들었는데…….”
“네. 그렇네요. 최근에 다시 시작하기 했거든요. 그나저나 시크무온이 오네요.”

맹렬하게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시크무온을 바라보면서 마력을 움직여서 대방패를 만들고는 땅에 박듯이 하고선 시크무온의 공격을 일차적으로 막았다. 마력을 사용하자 회색빛이던 내 머리카락은 점점 하얗게 변색되가는 것이 보였다. 머리카락의 끝부터 천천히…….

“… 안녕? 검둥아, 인형아.”

왜 난 인형입니까. 야.

“…이봐, 시크무온, 난 당신과는 안 싸워.”

나도 이하 동문. 엮이기 싫어요.

“…그래?”
“그래!! 왜냐면 내 목적은 마석이 아니니까!”
“게다가 우리 임무가 경매가 끝날 때까지 마석 수호였는데…….”

웅얼거리면서 영혼이 털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저 사람이랑 대화…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고 있어야 하는 거에요?

“그럼 우리가 싸울 이유는 없어.”
“…글세, 그럼 이건 뭐야?”

금방이라도 목을 노려 공격할 듯이 만들어진 마력은 시크무온의 목 주변에 원형을 그리며 있었다.

“싸우지 않겠다는 사람치고는… 꽤 살벌하잖아?”
“그, 그거야 그 쪽이 미친사람처럼 덤벼드니까 그렇지! 아무튼 난 댁과 싸울 이유 없어. 그러니까 각자 신경 끄자고……”
“그리고 이 방패가 부숴질 것 같은 그 무식한 마법진좀 치워 줄래요? 방패에서도 내려와요.”

무겁다 이 자식아….

“아아, 싫은데?”

바로 공격하자 방패를 냅다 던지고는 공격을 피했다. 맞았으면 많이 아팠겠지.. 그치?

“…너희 목적이 마석이든 아니든 그딴 건 상관 없어. 그날 이후로 내가 얼마나 찾아 다녔는데?”

아니, 제 목적은 마석을 지키고 나서 집에 가는 건데요….

“오피온이나 스승이라는 놈은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냥 꼭꼭 숨기기에 바쁘고… 네놈들이 나타날만한 사건이나 임무가 있는 곳에는 다 찾아 다녔지. 그런데도 코빼기도 안 보이더군… 기껏 스승이라는 사람은 항상 없고, 다른 놈을 보여주지 않나….”

일을 그만뒀으니까 보일 리가 없어. 게다가 다른 놈이라니… 본인이야!

“그리고 지금은 둘 다 내 눈앞에 있지…… 그러니까 다시 보여 봐. 그 날 나를 소름끼치게 했던 그 모습을…!”

소름끼치던 그 모습은 내 옆에 있는 검은 마법사만 그랬어요. 전 그냥 번쩍거리기만 했습니다.

허허로이 웃다가 갑자기 잡는 멱살에 나는 왜 님이 거기서 나와…? 표정을 지으며 쳐다봤다. 아니 내가 무슨 잡기 좋은 손잡이 같은 존재인건가요…? 답을 알면 누가 대답해주세요…. 아니 얘 때문에 답을 못하는구나.. 응…

“내가 너흴 죽여버리기 전에 말이야.”

바로 면전에 대고 공격을 하자 먼저 입고 왔던 니트를 깔끔하게 벗었다. 아끼는 거였는데….

아무튼 함께 올라온 블로우… 검은 마법사의 등을 토닥였다. 어째 그런 놈에게 걸려서… 아 나도 마찬가지지.

“… 검은 마법사씨. 저 미친…아니, 정신 나간 놈은 답이 없으니 당신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그 날처럼 동맹이나 하죠.”
“……좋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도약해 클로크 앞으로 가서는 클로크에게 향하는 공격들을 방패를 통해 막는다.

“…!”
“미안하지만 당신들은 빠져주실래요?”
“…인형의 마법사…!”
“볼일이 좀 급해서… 아, 그리고 여기 당장 탈출하는 게 좋을 걸요? 이 건물 폭파 될 예정이니까요.”

그리고는 힐끔, 바닥에 새겨진 큰 마법진을 보았다.

“다, 다른 놈들은 물리치고 혼자 마석을 차지하겠다는 속셈이냐?! 그, 그렇게 노려봐도 마석은 줄 수 없어.”
“?!”

뭔가 다가가고 있었는데 굉음과 함께 연기가 일자 뒤로 물러났다.

“마석이 목적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

…아니 마석 목적인데요…… 지켜야지 임마….

시크무온이

2
이번 화 신고 2019-04-24 16:16 | 조회 : 1,384 목록
작가의 말
백란l

스토리 진행은 빨리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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